사회 전체에 관한 진리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독점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사회의 다원성을 파괴하는 운동이 전체주의의 경향이다. 전체를 지향하는 이러한 태도는 항상 독선과 독단을 가져오고, 이데올로기적 독단은 결국 폭력적 독재를 불러온다. 전체주의가 권력을 잡으면 나라의 사회적·법적·정치적 전통을 파피하고 전혀 새로운 정치제도를 발전시킨다. 전체주의 정권은 정당 체제를 일당 독재로 바꾸고 결국은 대중운동으로 대체한다. 우리는 과연 이러한 정치적 경향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아렌트는 이렇게 말한다.
나치 독일의 몰락으로 전체주의가 사라지지 않듯이 스탈린의 죽음으로 전체주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은 불가피하다. 우리 시대의 진정한 곤경이 원래의 형태-가장 잔인한 형태는 아니라 하더라도-를 드러내는 것은 전체주의가 과거지사가 될 때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