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가져온 아이 - 제3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 문지아이들 85
김려령 지음, 정문주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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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문지아이들에서 나오는 책들을 섭렵 중이다.

어둠이 떠오른다, 바람의 문, 플로라의 비밀 등 좋은 판타지 작품을

줄줄 내고 있는 문지아이들이 참으로 대견하게 느껴진다.

그 시점에서, 조금은 늦게 김려령의 기억을 가져온 아이를 읽었다.

작년 한 해 거의 모든 어린이문학상을 휩씬 그녀이기에 관심이 자연히 갖고

그녀의 작품이 도대체 얼마나 대단하기에 이토록 심사위원들이 열광하는가

생각했다. 결과는 어땠나.

실망이다. 실망도 이건. 좀 너무했다 싶다.

솔직히 이건 판타지라고 하기엔 무리가 많다고 생각한다.

차근이를 기억의 세계로 인도하는 꼬마무당이나 갑자기 생뚱맞게

기억의 호수가 나오는 장면, 무엇보다 몇 달 동안 실종처리 되어 있던

차근이가 집으로 돌아올 때 아빠가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차근이를 받아들이며

수긍하는 장면은 도대체 리얼리티라고는 눈꼽만큼도 보이지 않는다.

아이가 실종이 되었는데 그러다 돌아왔는데 그냥 아이의 말을 모두 믿는

부모가 세상 천지에 어디 있단 말인가.

글 자체의 개연성과 리얼리티가 그 모든 것을 얽는 구성이 미약하다 못해

허술한 작품이다. 지난 해 마해송문학상 수상작으로 뽑혀 나온

판타지작품에도,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한 이유가 여기 있다고 본다.

구성은 기본이 아닐까.

앞으로 이 작가가 어떤 글을 쓰든지 그것은 좀 염두에 두고 썼으면 한다.

실망스러웠지만 다음 작품을 살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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