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고든을 사랑한 소녀 밀리언셀러 클럽 50
스티븐 킹 지음, 한기찬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생존 -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는 법칙>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산에 익숙한 노련하고도 건장한 사내들도 대자연 속에서 어이없게 길을 잃고 죽거나 죽을 뻔하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는 내용의, 실제로 일어난 에피소드들을 담은 생존법에 대한 내용이었다. 인생이란 것이 그렇듯, 조난을 당하는 이유는 대개 이렇다 : 길을 잃었음을 알면서도 되돌아가지 못하는 것. <톰 고든을 사랑한 소녀>에서의 트리샤도 그렇다.

그런데 <생존>에서는 조난을 당해도 어른보다 트리샤와 같은 10살 미만의 어린애들이 더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있다. 고정관념과 집착보다도 본능을 더 따르기 때문이라나. 킹은 <톰 고든...>에서 조난에 이어 어린 소녀가 생존 본능을 터득하고 삶의 공포와 맞서는 데까지 성장하는 과정을 정밀하게 그려나간다. 사실 킹의 작품 상당수가 성장소설 아니던가? <그것IT> 같은. 야구란 스포츠 자체가(킹은 레드삭스의 팬으로 알고 있다) 항해를 시작해 '고향Home'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상징하는 것이듯.

<샤이닝>의 하권 클라이막스 부분이 대표적이지만, 킹의 소설 주무대인 메인 주는 변덕맞고 궂은 날씨가 공포소설의 배경으로 딱 맞는 것 같다. (어쩌면 킹이 그려낸 메인 주와 실제 메인 주는 천지차이일지도 모르겠지만) 킹은 자신에게 익숙한 공간 속에서 능수능란하게 소녀를 곤경과 절망에 빠뜨렸다가 건져내는데... 킹이 이 작품을 낸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유명한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건 아이러니하다고 해야 하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