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1 밀리언셀러 클럽 51
스티븐 킹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스티븐 킹의 작품 배경은 대부분이 메인 주다.  (그래서 미국에 간다면 대체 메인 주가 어떤 곳인지 가보고프다) <셀>의 출발이 뉴욕에 버금가는 대도시 보스턴이라는 사실, 그리고 소설의 전개가 킹의 익숙한 배경인 메인 주를 향한 여정이라는 점은 <셀>이 911 테러 이후 미국의 정신적 풍경을 탐색하는 일종의 로드 무비임을 시사하는 것 같다.

<셀>은 스티븐 킹의 전작 여러 편을 연상케 하는 대목들로 짜여져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그의 단편집에 수록된 중편 <안개>일 터이고. 인류가 멸망에 가까운 재앙을 당하는 일은 <스탠드>, 결말 부분에서 주인공의 '시도'는  (내 개인적으로는) <애완동물 묘지>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조지 로메로와 리처드 매드슨을 비롯해 다양한 공포/SF물들을 '참조'한다. 

재난을 다룬 작품들의 초점은, 우리의 인간성을 시험대에 올리는 것이다. (이것을 잘한 작품은 성공작으로 평가받고 실패한 작품은 '현란한 특수효과가 돋보였으나...' 등등의 혹평을 받기 마련이다) 킹처럼 극단적인 상황을 다루는 작가의 작품에서는 늘 발견할 수 있는 점이다. 킹은 과연 <셀>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일까? 이건 읽는 사람 나름대로 평가할 일이겠지만 썩 만족스럽진 않다. 오랜 와병 생활에서 기지개를 켠 작품처럼 보인달까. 2권 중반 이후부터는 앞에서 벌여놓은 이야기들을 충분히 매듭지어 놓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읽을만한 책이라는 데서 킹의 공력을 느낄 수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갠적으로 역자가 역자 후기에 써놓은 말이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영화를 지향한 소설쓰기의 첫번째 작품이라니. 펄스에 사람들이 괴물이 되어가는 서두 장면때문에 그런가. 킹의 작품은 늘 디테일 묘사가 손에 잡힐 듯 풍부하고 감정의 동선이 치밀해 영화로 만들면 좋을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물을 보면 그렇지가 않다. 아마 셀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나저나 새로 생긴 휴대폰을 빨리 써봐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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