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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이 탁! - 2025 양산시 올해의 책 선정 ㅣ 마음 잇는 아이 21
고이 지음, 김연제 그림 / 마음이음 / 2024년 1월
평점 :
뒤늦게 알아차린 어떤 마음들에 대한 이야기
#마음이음 #달걀이탁 #고이 #김연제 #단편동화 #삶의무게 #성장이야기

풍요로운 시대에 돌아보는 가난
아이들이 감당하는 삶의 무게에 대하여

차례
달걀이 탁!
영식이와 나
파스
오렌지 팔레트


엄마는 닭이었다. 풍성한 깃털로 아바와 나를 품어 주었다.
아빠와 나는 달걀이었다. 우리는 엄마 품속에서 웅크린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엄마는 푸드덕, 푸드덕, 푸드더덕, 자꾸만 날갯짓을 했다.
공기를 가르는 날갯짓 소리가 점차 강해지고, 잦아지고,
격렬해지던 어느 날, 엄마는 떠났다.
둥지에는 금이 간 달걀과 자그마한 달걀만 남았다.



지난해 여름 아빠는 3층 높이 건물 공사장에서 떨어졌고 온몸이 깨진 달걀처럼 그렇게 파삭.
그 뒤로 아빠는 바닥에 나는 부엌 싱크대에 내내 붙어 지냈어요.
냉장고는 언제나 텅 비어 있었고 속을 채우고 있는 유일한 음식이 달걀이었어요.
달걀을 터뜨릴 때마다 아빠의 깨진 머리가 떠올랐고 달걀을 휘저을 때마다 자꾸만
눈을 감게 돼요.
아빠는 성실한 막일꾼이었어요. 무엇이든 척척 잘 붙이는 사람 벌어진 틈을 티 하나
없이 메우는 사람이었어요. 아빠는 안전장치 없이는 위험하다는 사람들의 말에도 창틀을
딱 붙든 채로 말끔하게 작업을 마무리해 일 하나는 끝내주게 한다는 사람들의 칭찬을
듣고 발을 헛디뎌 순식간에 창밖으로 떨어졌어요.
재활 치료를 부지런히 받아야 하지만 돈이 많이 들어 재활 치료는 꿈같은 일이었어요.
아빠와 지은이는 자정 능력으로 버티다 보면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믿기로 했어요.
지은이는 신발이 작아 꺾어 신고 소매길이가 짧아 우스꽝스러워 아이들이 소곤거렸어요.
지은이는 달걀을 깨뜨릴 때마다 볼록하게 솟은 노른자가 아무도 찾지 않는 섬 같았어요.
씽크대 앞에서 쌀을 씻는 것, 쌀뜨물 색깔이 새하얗다가 희뿌옇다가 맨손이 비칠 만큼
맑아지는 것, 세제 통을 기울여 주방 세제가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하고 유통 기한이 지난
어묵이나 두부 포장지를 보며 먹어도 되나? 그런 것들이 나이에 맞지 않게
지은이에게는 힘이 들었어요.
타악!
오늘도 어김없이 달걀이 깨진다.
흰자와 노른자가 풀리며서 어느새 노란 달걀 물로 프라이팬에서 익어 가요.
투명한 흰자는 사라지고 노랑만 남은 달걀.
하지만 이제 나는 안다 보이지 않아도 사라진 게 아니라는 걸.
투명한 흰자처럼 아빠도 언제나 그곳에 있다. 한 번도 사라진 적 없이 그곳에 그대로.
이 책에는 네 편의 동화가 실려있어요. 형편이 궁핍하고 소외된 아이들의 이야기로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자기가 처한 상황에서 힘들고 불편함을 이겨내며 살아가요.
아이들이 역경을 이겨내며 단단하게 자라고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 보아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받아 읽고 후기를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