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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깜짝 놀라는 소리 - 개정판
신형건 지음, 강나래 외 그림 / 끝없는이야기 / 2022년 1월
평점 :
'동심'
이건 아무리 돈이 많아도, 아무리 공부를 많이해서 지식을 쌓아도 가질 수 없는 것이다.
마치 나이 어림(young)을 돈으로 살 수 없는 것같이...
난 어렸을 때,
내가 피터팬 신드롬에 빠져있다고 생각했다.
어렸을 때, 지금도 그렇지만,,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나이드는 것이었다.
어디서도 빠져나갈 수 없고, 도망갈 수 없는
나이듦...
난 어린시절 사진을 볼 때마다 그 때로 돌아가고 싶었고,
그러지 못하는 시간의 변화에
마음은 항상 과거를 향하고 있었다.
더 이상 어려지고 싶어도 어려질 수 없는 나이를 먹고나니,,
이 피터팬 신드롬이 없어진 것같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어린시절로 가고싶다는 집착을 포기하고 만 것같다.
대신, 나는 내 딸로 변신해 있었다.
세상의 무엇이든 새로운 것인 우리 딸.
우리 딸의 눈으로 세상을 다시금 보고 있었고, 느끼고 있었다.
가끔 어른의 시각으로 우리 딸을 보며 비난하는 나 자신을 자책하며...
그랬던 우리 딸이 영, 유아기를 지나 내일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이제 학령기에 들어선 것이다.
영, 유아기 때의 우리 딸의 세상에 대한 호기심은 나를 잠못들게하고 피곤하게도 했지만,
정말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이러한 시기에
'아! 깜짝 놀라는 소리'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경희대 치의학과 졸업한 치과의원 원장이 쓴 시들이 담긴 시집.
시집을 그리 많이 읽어본 적 없는 나였지만, 소위 말하는 어른의 세계에 잘 적응한 것같은 치과의사가 어떤 시를 썼을까?가 이 시집을 펼쳐보게된 계기였다.
그런데,,
이 시들을 보면서 예전에 내가 가지고 있었던 피터팬 신드롬이 떠올랐다.
이 책의 저자 신형건 님은
"아!"
라는 말이 '시를 태어나게 하는 첫마디'라고 한다.
어렸을 때 처음 만나게 되는 무당벌레, 소금쟁이, 제비꽃, 민들레, 각시붕어, 물방개, 알락할미새, 조약돌, 사금파리, 토란잎, 이슬, 청개구리, 물뱀, 소나기, 번개, 무지개...
눈 앞에 처음 나타난 온갖 것들에 놀라 눈이 자꾸자꾸 커지며,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다고 한다.
어쩌면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한 "아!"라는 소리가 시인의 내면에 그대로 저장되어, 언제부터인가 그 소리들이 술술 풀려나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아주 어렸을 적부터 무심코 토해 냈던 탄성들이 시인의 마음에 울림으로 남아 있다가 한 장의 그림이 되고 몇 마디의 노래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설렘을 많이 잃고 말고, 안타깝게도 한동안 흐릿한 눈으로 지내고 시를 잘 쓸 수도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주 어렸을 적에 처음 말을 배울 때처럼 "아!" 깜짝 놀라는 소리를 시인의 마음에 되살리려고 애를 쓰며 나온 시집이 이 책이라고 한다.
온 세상이 하루하루 새로워지느라 깜짝 놀랄 것투성이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딸은 하루 하루가 너무 새롭고 재미있다고 한다.
나의 하루 일과를 보면 그렇지않지만, 우리 딸의 시각에서 하루를 보면 모든 것이 너무 새롭고 재미있을 것같다.
이 시인의 시들을 보며,
어른이지만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맑은 눈.
이 맑은 눈을 평생 우리 딸과 함께 지녀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책을 제공받고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