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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의 딸
재키 프렌치 지음, 공경희 옮김, 기타미 요코 그림 / 북뱅크 / 2008년 12월
평점 :
이 책을 읽으며 존 로빈스가 떠올랐다. 아버지의 불편한 진실에 눈을 감기만 하면 엄청난 재벌이 될 수 있었던 남자. 존 로빈스는 아버지의 사업을 중지시키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입장을 정하고 그것을 관철하는 용기는 보여 주었다.
존 로빈스처럼 가끔 우리는 부모님이나 스승의 불편한 진실과 마주칠 때가 있다. 우리를 지원해 주고 우리의 보호막이 되어 주는 고마운 분들. 좋든 싫든 그분들의 유전자는 이미 우리 속에 심어져 있는 지도 모른다. 우리가 의문을 품을 수 있는 판단력을 가지게 된 것도 그분들의 덕택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제 우리가 그 분들에게 비판의 칼날을 겨눠야 한다. 그분들의 심정은 어떠할까? 그분들은 사랑하는 자식이나 제자에게 공범이 되자고 하는 건 아닐지도 모른다. 진심으로 자신들의 생각이 옳다고 여길 수도 있다. 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역으로 우리가 반대의 입장일 때는 또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나?
마크의 아버지는 이렇게 얘기한다. "나라면 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길 바랄 게다. " 진정한 부모나 스승이라면 이렇게 대답해 줄거라 믿는다. 최선을 다해 사랑했고 가르쳤다면......
그리고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는 것도 가능하리라. 아버지가 자신을 사랑하는 방식이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하이디는 자살한 아버지의 눈을 감겨 주었을 것이다. (만약 히틀러의 딸이 존재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