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우면 지는 거다
신여진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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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만 하고 살아도 억대 연봉을 받는 대한민국 프리랜서들의 아주 특별한 생태 보고서 : 부러우면 지는거다" 책 표지에 쓰여진 책의 제목과 소개글이다. 이 책을 받아들고 겉장을 뚫어지게 쳐다보던 나는 부러워서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억대 연봉" 을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 아니었다. 나이가 한살 한살 들수록 나 좋은 일만 하고 살 수 없다는 걸 알아버린게 벌써 몇년이던가?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살아도" 되는 그 프리랜서들의 삶의 이야기가 정말 나를 새파랗게 질리도록 부럽게했다. 차례에는 9개의 파트로 나뉘어진 질리도록 부러운 9명의 프리랜서들의 이야기가 쓰여있다. 여행작가, 맛 컬럼니스트, 푸드 스타일리스트, 플로리스트와 방송작가등 그내들의 이야기는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던 내 자신을 뒤돌아보게 했다. 프롤로그에서 작가가 한 말 한 마디가 쿵! 하고 가슴에 돌이 되어 던져졌다. 머리와 가슴으로 하던 일을 어느 순간 '머리'로만 움직이고 있을 때. 날 들으라고 하는 얘긴가 싶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라는 직업이 가슴 뜨겁게 열정을 다해서 하는 일이 아닌, 어느 순간부턴가 머리로만 하는 일이 되어 버린 지금. 육아휴직을 끝내고 복직이 코앞이라 더욱 더 나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이 한 마디로 작가는 책 첫 장에서 끝 장을 덮을때까지 내가 다른 어떤 일도 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 뒤로 펼쳐지는 아홉가지 다양한 프리랜서들의 이야기. 소개글이 있고, 에피소드들이 있고, 맘에 드는 일러스트레이션과 사진들이 있는 고운 책. 그 끝장을 덮으면서 느꼈던 거? 불혹이 코 앞이라고 늦은 건 아니다. 내 가슴속의 사그러진 불꽃을 다시 활활 타오르도록 내 자신을 갈구고 닦고, 자극을 주고, 격려도 해주어야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 내 담 생애에는 꼭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사는 그런 직업인으로 태어나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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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식당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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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채, 엄마에 대한 애증을 안고 15세란 어린 나이에 자신의 고향인 작은 시골 마을을 떠나 도시로 가출을 했던, '린고'는 도시에서 할머니의 따뜻한 사랑을 받으며 살다가, 할머니의 죽음에 삶을 시련을 느낄 즈음 아르바이트 하던 터키 음식점 옆의 다른 음식점의 직원이었던 인도인 애인을 만나게 됩니다. 그를 통해서 마음의 치유를 받던가 싶던 어느 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린고를 기다리던건 할머니께서 남겨두고 가신 작은 항아리에 든 겨된장 뿐. 애인이 그동안 린고가 하나 하나 모았던, 그녀에겐 너무나 소중한 주방 기기 하나 하나, 그 동안 모았던 돈등 집안 전체 살림을 모두 가지고 떠나버렸기 때문입니다. 결국, 갈곳 없는 린고는 10년전 가출을 했던 고향마을로 향하는 심야버스에 몸을 싣구요. 그러면서 자신이 말을 잃었음을 알게됩니다. 고향에 내려간 린고는 그토록 미워했던 어머니의 도움으로 작은 식당, "달팽이 식당"을 열게됩니다. 여러명의 손님을 받는 일반적인 식당이 아닌, 한번에 단 한 고객을 위해서만 음식을 하는 달팽이 식당. 참 현실성 없는 이야기죠? 그래서 어디 식당 하는 사람이 밥이나 먹고 살겠습니까? 하지만, 이렇게 손님을 만나 어떤 음식을 준비할지에 대한 면담도 하고, 음식을 만들고, 손님에게 대접을 하는 과정을 통해서 린고뿐만 아니라 그녀의 손님들, 각자 사연과 아픔을 안고 있던 손님들까지 행복하게 됩니다. 결국, 그녀의 출생의 비밀도 밝혀집니다. 평생 한 사랑만을 기다렸던 린고의 어머니의 순수한 사랑을 알게되자마자 남은 일생의 행복을 뒤로하고, 병과의 싸움에 진 린고의 어머니는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또 다시 삶의 고비를 맞게 되는 린고에게 남겨진 어머니로부터의 편지 한장. 그것이 힘이 되어 린고는 닫았던 달팽이 식당의 문을 다시 열게 되구요. "요리를 만든다. 단지 그 사실만으로, 내 속의 세포 하나하나가 황홀해 하고 있다. 누군가를 위해 요리를 만들수 있다는 것만으로 진심으로 행복했다" -p. 144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통해서 행복할수 있다는 것. 요리는 린고가 자신의 꿈을 펼쳐내는 수단이며, 삶을 살아가는 방법입니다. 결국, 꿈을 가진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 꿈을 이루어 내는 과정이 고통스럽더라도 행복합니다. 이루어 냈을때의 황홀함이야 더할나위 없겠죠. 요리로 삶의 희망을 찾아낸 린고의 이야기. 이미 영화로도 만들어졌더라구요. 봄날의 꽃송이처럼 예쁜 책표지까지 가슴 설레었던 책이었습니다. 여러분에게도 꼭 권해드리고 싶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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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억 백만 광년 너머에 사는 토끼
나스다 준 지음, 양윤옥 옮김 / 좋은생각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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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의 제목을 접했을때 나는 순간적으로 대체 일억 백만 광년이라면 어느정도의 거리인지 생각을 해보았다. 솔직히 나처럼 평범한 사람은 일억 이라는 숫자를 들어도, 돈이라던지 물량으로 접해 볼수 없는 단위인데, 그냥 일억도 아니고, 일억 백만.... 게다가 광년이라니. 1광년은10의 16제곱 미터의 거리이다. 그러니, 결국 일억 백만 광년이라는 거리는 내겐 꿈에서조차, 아니...오로지 꿈 속에서만 가늠해볼수 있는 거리이다. 마치 내 아이들의 그림책만큼이나 고운 책 표지의 그림이 정겹고, 읽는 내내 등장하는 도리스 데이...내가 좋아하는 음악가중의 한 명이기에 집에도 여러장 있는 씨디를 아이팟에 담아 책 읽는 내내 음악과 함께 즐겼다.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던 중학생, 쇼타가 심부름 센터를 통해 알게된 노교수로부터 듣게되는 북독일에 있다는 "사랑 나무". 쇼타, 케이등의 어린 학생들의 가슴 설레는 첫사랑 이야기부터 병을 앓는 노인들의 사랑 이야기, 독일에서 온 한 소녀덕에 작은 추리 소설의 재미마저 가미가 되었던 책. 큰 사건 사고 없이, 잔잔하지만 사람을 끄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던 책. 이제 곧 겨울은 갈 테고,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봄이 올것이다. 이 봄, 도리스 데이의 Que Sera Sera 와 "일억백만광년 너머에 사는 토끼"와 함께 행복하고 순수한 마음을 만들어 보는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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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 탐정이 되다 인형 탐정 시리즈 1
아비코 타케마루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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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코 타케마루의 타작품들을 읽어보지 못한 나는 좋은 기회에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일단은 시리즈라는 점이 맘에 들고, 특이한 주제가 더 맘에 든다. 유치원 교사인 세노오 무츠키는 크리스마스 파티에 온 복화술사 요시오와 인형 마리오를 만난다. 서로에게 좋은 감정을 느끼게 되는 세노우와 요시오. 그러나, 단순한 복화술의 도구인 인형으로만 알았던 마리오는 실제로 살아있는 인형. 마리오의 도움으로 탐정놀이(!)를 하게 되는 세노우. 솔직히, 난 인형을 무서워한다. 아무래도 종종 공포줄에 등장하는 무서운 인형들때문이리라. 추리물이나 공포물을 좋아하지 않는 나이지만, 이 책은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고 흥미롭게 읽었다. 시리즈의 다음 책이 기다려질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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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미초 이야기
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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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릴적 한국에서는 반일감정이 심했고, 일본것은 숨어서 봐야하는것이었다. 고등학생, 대학생 시절을 보내면서 일본 하이틴 패션잡지를 사서 친구들과 돌려보는 정도가 다였던 나에게 그 이후 외국살이를 하면서 일본어가 원서인 책을 접할 기회는 한국에 사는 친구들보다 덜하다. 아직까지 내가 사는 지역에서 일본원작 책의 번역서를 찾기가 쉽지 않아서일게다. 그러다 운좋게 읽을 기회가 생긴 책, <가스미초 이야기> 물론, 난 작가의 이름조차 생소했다. 이 작가의 책을 좋아하는 지인들이나 친구들은 이 책이 그의 다른 작품들만큼 좋지 않다고 말들을 하는데, 나는 이 책을 끼고 뒷들에 앉아 져가는 가을 노을빛속에서 차 한잔 동무 삼아 그렇게 책장을 넘겼다. 기승전결이 가슴을 부여잡게하고, 숨이 턱턱막히게 하는 그런 극적인 내용이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오래된 친구와 마주앉아 그냥 쳐다만 봐도 좋은 그런 느낌처럼 잔잔하게 내게 다가와 좋은 기억을 남겨주고 간 그런 책. 주인공의 묵묵히 엮어가는 삶과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내 삶을 돌아볼 계기도 되었던 그런 책. 내가 살아있음이 감사하고, 내 주위에 내가 어떤 존재가 되고 있는지도 생각해보게 하는 그런 책이 아니었는가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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