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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미초 이야기
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내 어릴적 한국에서는 반일감정이 심했고,
일본것은 숨어서 봐야하는것이었다.
고등학생, 대학생 시절을 보내면서 일본 하이틴 패션잡지를
사서 친구들과 돌려보는 정도가 다였던 나에게 그 이후
외국살이를 하면서 일본어가 원서인 책을 접할 기회는
한국에 사는 친구들보다 덜하다.
아직까지 내가 사는 지역에서 일본원작 책의 번역서를 찾기가 쉽지 않아서일게다.
그러다 운좋게 읽을 기회가 생긴 책, <가스미초 이야기>
물론, 난 작가의 이름조차 생소했다.
이 작가의 책을 좋아하는 지인들이나 친구들은
이 책이 그의 다른 작품들만큼 좋지 않다고 말들을 하는데,
나는 이 책을 끼고 뒷들에 앉아 져가는 가을 노을빛속에서 차 한잔
동무 삼아 그렇게 책장을 넘겼다.
기승전결이 가슴을 부여잡게하고, 숨이 턱턱막히게 하는 그런 극적인 내용이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오래된 친구와 마주앉아 그냥 쳐다만 봐도 좋은 그런 느낌처럼
잔잔하게 내게 다가와 좋은 기억을 남겨주고 간 그런 책.
주인공의 묵묵히 엮어가는 삶과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내 삶을 돌아볼 계기도 되었던 그런 책.
내가 살아있음이 감사하고, 내 주위에 내가 어떤 존재가 되고 있는지도
생각해보게 하는 그런 책이 아니었는가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