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를 위한 하루 선물 (보급판 문고본) - 365일 희망 메세지 ㅣ 나를 위한 하루 선물
서동식 지음 / 함께북스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한국 일정중 딱 중간주를 나는 지리산에서 보냈다. 이십여년만에 타보는 산이었고, 삼십여년만에 보는 계곡이었다. 외국 생활중 가장 그리워한 것이 한국의 산세였는데 내 아이들과 찾은 한국의 산은 여전히 푸르고, 푸근하며 경이로웠다.
지리산의 정기를 가득 담고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나를 반겼던 책선물. <나를 위한 하루 선물>. 그런데도, 선뜻 책을 펼쳐들지 못했다. 웬만한 남자 어른의 손바닥만한 크기의 책, 하지만 두께가 꽤 되는...
결국, 나는 이 책의 네 귀퉁이가 닳고 헤지도록 가방에 넣어서 열흘을 넘도록 끌고 서울과 경기 지역 사방을 돌아다녔다.
엉뚱하게도 내가 쉽사리 책을 펼치지 못한 이유는 내 성격탓이었다. 아...내가 왜 이 책을 길지도 않은 이주동안 읽겠다고 했을까...
법이 존재하는 곳에서 사는 이상, 그 법을 철두철미하게 지키며 살아야 한다고 믿는게 나란 인간인데... 365일동안 하루에 하나씩 내 스스로에게 선물 주듯 읽어야 하는 그런 책인데, 이걸 어떻게 한꺼번에 이주 정도에 맞춰 읽는담?
결국, 발등에 불이 떨어진듯 더 미룰수 없는 시점이 되어서야 나는 책을 펴들었고 건강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틀에 걸쳐 이 책을 다 읽어'냈다'.
이 책은 일년 365일의 날짜에 맞춰 하루에 하나씩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이다 (사실, 요런 포멧을 사용한 책이 서점가에는 엄청나게 많다!). 그런 포멧에 맞게 짧막한 격언과 명언들 (아주 유명한
사람들이 남긴)이 책 머리에 그날의 주제와 함께 쓰여있고, 그에 맞는 풀이와 실천 방향까지 친절하게 제시되어 있다.
나라는 인간이 이상한 것인지, 나는 이런 류의 책을 읽다보면 용기, 삶에 대한
희망과 위안을 얻기 전에 바로 자아 비판과 반성 모드로 들어간다. 충분히 나에 대한 비판과 반성의 시간을 가진 후에나 책의 원래
의도대로 희망과 용기, 위안을 얻게 된다.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그럴 시간조차 없었는데...나, 너무
바빴던거임?), '변화의 필요성' (나는 스스로가 원하지 않는 변화는 아주 싫어하는데...), '미래는 내 안에 있다'
(그렇지...그런데, 내 안엔 대체 똥말고 뭐가 있을까? ㅠㅠ), '고난과 함께 오는 능력' (난 이겨낼 능력 없으니 고난은 주지
마셈!), '비교의식을 버려라' (헉! 이건 내 스스로에겐 너무 가혹한 충고인데...), '꿈, 그 자체가 희망이다' (그래서,
난 계속 뜬구름같은 꿈만 좇고 있는건 아닐까?), '실패나 좌절이 새로운 기회를 만든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나는 되도록이면
실패나 좌절을 겪고 싶지 않아!)...
결국, 초독을 하는 내내 요렇게 혼잣말로 따박 따박 말대답을 해놓고는 스스로가 한심해서 한숨 한 번 크게 쉬고, 향이 좋은 차 한잔을 앞에 두고서 나는 다시 재독을 하면서 이 책의 집필의도에 맞는 감흥을 받았다.
아...책의 마지막장을 덮기 전까지 얻었던 용기와 희망의 약발이 좀 오래 지속되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