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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인(茶人)의 향기 ㅣ 도반의 시 3
석선혜 지음 / 도반 / 2012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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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더운 여름이었다. 몇해만에 찾은 고국의 여름은 몇해동안 느끼지 못했던 한국 여름의 무더위를 한꺼번에 겪어보렴! 하는듯 정말
짜증나고 불쾌할 정도로 더웠다. 그런 날씨 속에서 생각을 깊이하고 배움을 따지게 만드는 책을 읽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매일 매일 고국에서 보내는 시간이 줄어드는 아쉬움에 어린 두 아이를 데리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나에게는 더더욱 그러했다. 그런 내게 이 책은 아주 가끔 숨을 고르게 만드는 잠시의 여유로움을 느끼게 해주는 기회가 아니었나 싶다.
나
는 크리스쳔이다. 하지만, 불교신자이신 어머니덕에 불교의 교리나 불가에서 가질 수 있는 평온한 느낌등에 낯설지 않은 편이다.
그러해서인지, <차인의 향기>라는 시집을 읽으면서 나는 마치 고적한 절을 찾아 노스님과 차 한잔을 나눠 마시며 가슴과
어깨에 올려져있던 큰 짐을 내려놓는 듯한 느낌을 가졌다.
뭔가 큰 타이틀을 많이 가지고 계신 저자, 석선혜 스님은 책머리에서 그런 말씀을 하신다.
"젊은 날의 가시 돋힌 눈길과 비판하는 소리가 이제 조금은 누그러진 것 같고 스승님께서 예순 살쯤 되어 책을 편찬하면 후회가 적다고 하신 말씀을 핑계로 부족하 줄 알면서도 첫 시집을 차 얘기로 펼친다" 라
고.
스님의 이 말씀을 읽으면서 뭔가 둥~ 하고 내 머리 속에 울리는 것이 있었다. 요즘처럼 책이 흔한 세상, 작가들이 난무하는
사회에 그 많은 작가들은 작가로서의 자리매김조차도 제대로 못하고 아침 햇살에 이슬 사라지듯이 사라진다. 자신의 작품에 대한 후회의
기회조차 갖지 못한채...
그래서 나는 언젠가 내가 쓰고 그린 책을 내보겠다던 욕심도 슬그머니 내려놓아보는 기회를 이 책을 읽으면서 가질 수 있었다.
책은 스님이 쓰신 책 답게 간간히 불교용어와 주석이 달려있어 불교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은 사람도 쉬이 읽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가슴 편해지는 시가 부담스럽지 않은 두께의 책 속에 가득하다.
언제 어디서 꺼내 읽어도 쉬이 공감하고 마음을 평온히 할 수 있을만한 그런 시들이 가득한 책.
사랑을 가지려거든
차 한 잔에 담긴 빛깔 향기 맛을 반만 즐기고
비인 반 잔에 참 빛을 채워서
그의 곁에 머물게 하라.
'가지지 마라' 는 시의 마지막 연이다.
이것이 비단 남녀관계의 사랑에만 비추어지는 말은 아닐것이라 믿는다.
부모와 자식간에도, 직장 동료간에도, 모든 인간관계에 준해 말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나도 오늘은 내 잔에 욕심은 반만 채우고 나머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