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 인공지능 신화에 가려진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마크 그레이엄.제임스 멀둔.캘럼 캔트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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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공지능은 평소에 정말 관심도 없고 무지한 분야이다. GPT 사용도 손에 꼽을 정도로 몇번 안 해본 자로서, 인공지능을 비서처럼 활용하는 이 세상이 점점 기괴해보이고 무서웠다. 아무것도 모른면서 무서워하기만 할 필요도 없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서평을 신청하게 되었다.

책의 머리말에서도 쓰여있듯, 이 책은 AI 기술이 생성되는 과정에 대해 경제적, 정치적 시각(그리고 책을 읽어보니 환경의 자원적인 면에서도)에서 비판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동시에 이러한 기술 생성 뒤에 투입된 인력의 인권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전문가인 세명의 저자들이 여러 논문을 인용하여 탄탄한 정보를 집약하여 저술한 책이라, 이 분야가 낯선 나에게 분명히 생소하고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이 분야의 여러 단계에 종사하는 인물들의 삶을 소개하며, 그에 대한 문제점을 함께 제시해줘서 공감하고 비판하며 읽을 수 있었다.

책 제목이 너무 적절한 것 같다. 무형의 기술을 위해 얼마나 많은 유형 자원이 소모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알게 모르게 나의 삶에 녹아 있는 AI에 대해, 앞으로 무서워하지만 말고 거시적이고 비판적인 관점으로 바라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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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 - 이 계절을 함께 건너는 당신에게
하태완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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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하루를 보냈는지에 따라 문장이 마음에 와닿는 깊이가 달라진다. 마찬가지로 그런 하루들이 쌓인 세월을 어떻게 지내왔는지에 따라 글이 삶으로 와닿는 농도가 달라진다. 책을 읽을수록 이 문장들의 깊이를 담아내기엔 나의 삶이 아직 너무 얕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장들을 읽고 끝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나의 삶의 곳곳에서 이 문장들을 만나고 싶다는 묵상을 하게되는 시간이었다.

자아가 고집스러운 편이라 대놓고 위로를 주는 힐링 에세이의 글을 읽을 때면 작가와 유독 오랫동안 낯을 가린다. 이번에도 역시나 그 낯을 푸느라 한참이 걸렸지만, 고요한 밤 문장들을 곱씹으며 읽을수록 그의 글을 통해 무례하지 않는 위로를 받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나중에 다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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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억 번째 여름 (양장) 소설Y
청예 지음 / 창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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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1 빨간색. 꽃들은 옛 조상들이 포도를 담가 만든 술보다 더욱 진한 붉음을 안다. 노란색. 어린아이의 웃음만큼 진실된 황금빛 미소를 알며. 하 얀색. 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감추지 않는 투명을 안다. 온 세계에 짙은 향 이 커튼처럼 나부끼고, 날마다 새로운 무지개가 피어난다.

작가가 찬란한 자연의 색깔들에게 호흡을 불어 넣어 오감으로 감각할 수 있는 생명을 가진 인물을 탄생시킨 것만 같다. 청소년 문학이라 가벼운 마 음으로 책장을 넘겼다가, 첫 페이지부터 경탄스러운 문장들을 마주하고 마 음을 고쳐먹고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p.52 자연에는 악의가 없다. 그래서 선의도 없다. 그들은 사람을 살리 거나 죽이기 위해 몸을 흔드는 게 아니다. 그저 흔들리니 흔들 뿐이다. 이 행위가 심판이 아니라는 것은 오히려 비극이다. 죄가 없다는 호소도 통하 질 않으니까. ... 그러니 우리는 재해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면 노력할 수록 두려움을 배운다. 생존이라는 건 이토록 기나긴 치욕이니, 노력하는 우리는 결국 나약한 우리다.

거대하고 강한 실존, 자연 앞에 무력한 우리의 모습. 그 가운데 실체 없이 휘몰아치는 내면의 두려움을 겹겹이 학습하는 인간. 치욕스러우나 그저 주 어진대로 몸부림칠 수 밖에 없는 나약한 우리.

p.87 완벽한 측량에 감탄하면서도 자연의 개성이 거세되었다는 점이 칭찬보다는 조롱을 하고 싶게 만들었다.
자연이 아닌 것들이 만드는 시원함이란 이토록 징그럽구나.

더 이상 두려운대로 자연에게 이리 저리 끌려다닐 수 없겠다는 인간들이 결국 자연을 거슬러 만들어 놓은 인공적인 창조물. 어쩌면 그것이 자연의 악의없는 심판을 더욱 부추기는 것일수도 있다는 사실을 모른채 그저 눈 앞에 이득만을 쟁취해버리고마는 어리석은 인간들. 사고할 수 있는 동물이 나, 그 사고가 결국 본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원인이 되는 아이러니한 존재.

소설이 감각적인 문장들로 끈적한 여름을 마음껏 감각해주어 좋았다. 또 순수한 사랑, 그러나 끝내 완성되지 못한 사랑에 대한 전개는 청소년문학스러워서 귀여운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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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죽을 수 없는 최고령 사교 클럽
클레어 풀리 지음, 이미영 옮김 / 책깃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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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다 읽고 떠오르는 단어는 바로 ‘외로움’과 ‘유대감’이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각자 다른 모양새의 외로움을 지닌 소설 속 인물들은 오히려 말도 못하고 대화를 할 수 조차 없는 갓난아이와 주인 잃은 개에게 큰 위로를 받는다. 인간 관계에 두려움을 가졌던 인물들이 어떻게 자신의 쓸모를 찾아가는지, 그 과정 가운데 유대가 생겨 의도치 않게 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되는지를 엿볼 수 있던 소설이었다. 어딘가 황당한 구석이 있는 인물들의 역동을 특별히 유별나지도, 작위적이지도, 감성적이지도 않게, 그저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는 소설이다. 인물들의 심리와 감정에 대한 묘사가 인상 깊었다.

제일 인상 깊었던 장면은, 개를 돌봐주는 모두 다른 세 인물이, 각자가 자신이 개에게 가장 최고의 보호자라고 믿는(믿고 싶어하는) 부분이었다. 어딘가 짠하고.. 그래..ㅜ.ㅜ

가제본 서평단에 참여하게 되어 결말을 아직 읽지 못하였지만, 꼭 다시 찾아서 완독하고 싶은 책이다! 거의 500페이지에 달하는 벽돌책이지만, 단숨에 읽을 수 있는 그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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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더 재밌는 암호의 세계 - 고대에서 현대까지 역사를 뒤흔든 암호의 모든 것 지식 벽돌
박영수 지음 / 초봄책방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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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의 종류와 그 유래와 당시 전시상황에서 어떻게 사용되었는지에 관한 에피소드를 같이 설명해주어서 딱딱하지 않고 즐겁게 읽힘.
이 책에서는 암호학의 기본 개념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암호 기술과 그것들이 응용되었던 사례들을 함께 제시하며, 복잡하다는 선입견이 있는 암호에 대해 쉽고 재밌게 설명해준다. 각 장의 첫 페이지에서는 앞으로 설명될 개념들에 관한 간단한 퀴즈를 제시하며, 앞으로 설명될 개념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킨다. 평소 ‘문제적 남자’ 나 ‘데블스 플랜’과 같은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나에게, 이런 퀴즈들이 소소한 흥미가 되어주었다. 이 책은 암호의 역사와 발전 과정을 흥미롭게 다루고 있으며, 일상생활에서도 암호가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한 실용적인 예시도 제공하고 있다. 고대 암호에서부터 우리나라의 암호문화, 그리고 우리가 매일 지니고 다니는 주민등록증의 주민등록번호나 신용카드의 번호에 대한 비밀에 대해서도 설명해주고 있어서 흥미롭게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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