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글쓰다 취업합니다 - 글쓰기 초보에서 작가, 그리고 출판사 대표까지
우지연 지음 / 한사람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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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블로그에 글을 쓰게 되면서 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구체적인 글쓰기 훈련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막연한 꿈을 꾸다보니 책을 펴내는 사람의 글에 관심이 많이 간다. 특히나 우지연 대표님은 작가, 강연자, 사모, 1인 출판사로 시작한 한사람북스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기에 어떤 분일까 굉장히 궁금했다.


책 날개 소개에 따르면 우지연 저자님은 16권의 책을 쓴 11년차 작가 및 4년차 한사람북스의 출판사 대표이다. 글쓰기와 코칭, 마음과 성품, 심리와 변화, 인권 등의 주제에 관심이 많다. 저서로는 <청소년 감정진로 GPS>, <우리아이 리더십 성경 세트>, <The 성품>, <ABC프로젝트-청소년을 위한 분노조절 성품프로그램>, <애니어그램과 기독교부모교육>, <우리 며느리가 왜 그럴까>, <나 지금 화났다>, <아빠표 신앙교육>, <결국 당신을 구한 건 당신일 테니까요>, <혼자 글쓰다 취업합니다> 등이 있다.

'혼자 글쓰다 취업합니다'는 우지연 저자님이 학생 신분에서 작가, 출판사 대표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간단히 나누고 실질적인 팁을 많이 소개한다. 글쓰기를 위한 팁. 초보자를 위한 편집 기술, 출판사 창업을 위한 일들을 책에서 면면히 소개하고 있기에 책을 출판하거나 출판사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꼭 읽으면 좋을 책이다.


간단한 목차는 다음과 같다.


A. 학생에서 작가로 - 나의 경험에 관하여

B. 드디어 작가가 되다 - 검색하면 내 이름이 나오는

C. 출판사 시작해볼까?


책은 크게 3가지로 파트로 구성된다.


우지연 저자님이 학생에서 작가가 되기까지의 과정, 작가가 되고 난 뒤에 생긴 일들과 출판사에 투고하기 위한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 출판사를 시작하면서 생긴 실수와 책 유통, 홍보하는 방법, 총판과 배본사를 선정하는 방법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2. 좋았던 구절

 

나는 당신도 책을 만드는 기쁨에 행복해지길 바란다. 알고 보면 이 일은 책이 아닌 사람을 살리는 일이기에. 나는 그렇게 확신한다.

17쪽.

 

책을 만드는 일이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는 부분이 정말 좋았다. 물론 책을 만드는 분들이 모두 직업을 귀히 여기고 책을 만들고 계시겠지만, 이런 소명 의식을 가지고 책을 출판하는 분들은 뭔가 다른 점이 있을 것 같다. 이 책 한권을 읽고 인생이 바뀌는 사람이 있을 테니 작가 선정에서부터, 출판까지의 과정을 세심하게 작업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에 글쓰기 팁과 출판과정, 출판사 정보 등이 많이 담겨 있는 이유가 그 때문일 것이다.


나는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나 되돌아본다. 사실 1일 1포스팅, 서평 기한을 마무리하기에 급급한 글들이 많아 죄송할 뿐이다. 그렇지만 지금이라도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마음'을 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음이 담긴 글은 진정성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글쓰기가 너무 두려웠다. 잘 쓰고 싶은 마음에 아예 글을 쓰지 못하는 날들이 많았다. 어떤 사람은 천재적인 재능으로 글을 쓰지만 나는 잘 쓴 글들을 읽으니 더욱 글을 쓰는 게 어려웠다. 전공 서적을 읽으면 기가 죽고 에세이를 읽으면 좌절한다. 그렇다고 그냥 나를 두면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다.

24쪽.

 

너무나 공감이 되었다. 정말 글을 잘 쓰는 분들의 글을 읽으면 기가 죽고, 좌절할 때가 많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우지연 대표님은 그래서 블로그 글쓰기를 시작했다고 했다. 나도 뭐라도 해볼까 싶어 블로그 글쓰기를 시작했다. 지금의 내 형편에서 할 수 있는 일이 글쓰기였으므로, 순간의 찰나라도 기록하고 싶었다. 내가 읽었던 글의 조각조각들, 인상깊었던 구절이라도 남겨두고 싶었다.

그렇게 소박하게 시작했던 글쓰기가 이제는 책을 내보고 싶다는 꿈까지 확장되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부족민들의 성장을 보면서 함께 도전을 받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일 읽고 쓰는 일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무슨 일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써야한다.

 

그런데 책으로 나오면 남들 앞에서 벌거벗겨진 그런 기분이 든다. 내가 쓴 글을 누군가 읽고 그것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하는 이야기를 듣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나는 당신에게 꼭 책을 쓰라고 권하고 싶다. 그 이유는 내가 쓰는 '글'이 누군가를 섬기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63쪽.

안 좋은 글쓰기 습관

1. 주어와 술어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

2. 외래어나 한자어를 표시할 때는 한글로 친절하게 바꿔서 표기, 괄호치기 해야 함

3. 반복되는 단어는 자꾸 사용하지 말고 다른 단어로 바꿔쓴다.

4. 부사나 형용사를 많이 사용하는 경우, 미사여구 빼기

5. 표준어 사용하지 않는 경우

6. 수동태 지양

52-56쪽.

 

내가 자주 하는 실수가 모두 들어있다.

반복되는 단어, 부사 형용사 접속사 많이 사용, 수동태 등... 요즘은 수동태를 쓰지 않으려 노력하는데 참 안 고쳐진다. 아무래도 퇴고 시간을 늘려야 할 것 같다. 저자님의 글쓰기 팁과 안 좋은 글쓰기 습관 예시들을 보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기억하면서 바른 표현을 쓰도록 노력해야겠다.

 

쓰는 사람은 계속 쓰고 못 쓰는 사람은 내리 못 낸다. 왜 그럴까? 무슨 차이가 있을까? 다른 방법은 없다. 매일 자라기 위해서는 매일 글을 써야 한다. 그게 내가 잘하는 일이 된다.

72쪽.

 

'매일 자라기 위해서는 매일 글을 써야 한다. 그게 내가 잘하는 일이 된다.' 이 부분이 너무 가슴에 콕 박혔다. 가끔은 내가 아무것도 잘 하는 일이 없는 것처럼 느껴져서 좌절할 때가 많다. 그리고 꾸준하게 하는 것도 없는 것 같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것 같고.. 그런데 매일 글을 쓰면 매일 자라게 되고, 그게 내가 잘하는 일이 된다니 참 용기를 주는 말이었다.

쓰다 말다 할 때가 많지만 책 읽고 글쓰는 일을 멈추지 말아야겠다. 누구를 위한 일도 아니고 나 자신의 성장을 위한 일이니 말이다. 매일 쓰고 매일 자라는 내가 되자.

 

3. 마치며

나는 글쓰기와 관련된 부분 위주로 읽었지만,책 출간, 출판사 창업과 관련된 팁이 굉장히 많다. 글감찾는법, 출판사 고르는 방법, 책 홍보하는 방법, 출판사 행정 정리하는 법 등 책 출간을 준비하는 사람이나 출판사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부분이 상당히 많다.


작가에서 출판사대표까지 지내보신 경험이 있었기에 더욱 진정성이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글쓰기 훈련하시는 분, 책을 출판하고 싶은 분, 출판사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읽으면 좋은 책, '혼자 글쓰다 취업합니다' 를 추천한다.


<해당 도서는 한사람출판사로부터 서평 작성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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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꼭꼭, 김용택이 사랑한 동시 따라 쓰기 따라 쓰기
김용택 엮음, 윤문영 그림 / 한솔수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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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등 동시 쓰기책, 초등 필사책 추천

 

안녕하세요.

신학기라 아이들 쓰기 훈련 많이 시키고 계시죠?

저희 아이는 아직 쓰기가 약해서 글쓰기 연습을

많이 시키는 편이에요. 그런데 정말 죽어라 하기

싫어합니다. 자신 없고, 재미없으니 안하는거죠.

 

요즘은 지문에서 고사성어만 찾아서

쓰기책에 5개씩 쓰는거랑, 동시 필사를 하고 있어요.

지난 번 마음이 예뻐지는 동시도 넘 효과가 좋았거든요. 아이가 낭독하는 건 좋아해요.

심지어 유투브 채널 만들어서 올려달라고 함..

엄마가 부지런하면 그것도 괜찮을 것 같지만,

일단 할 수 있는 것만 해보기로 합니다.

 

이번에 선택한 책은

'마음에 꼭꼭 김용택이 사랑한 동시 따라쓰기'입니다.

엮은이 김용택 시인님은

섬진강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많이 써서 '섬진강시인'으로 불리워지기도 하죠.

 

두산백과에 따르면

대상일 뿐인 자연을 삶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여 절제된 언어로 형상화했다고 합니다.

김소월과 백석을 잇는 시인으로 평가된다고 해요.

주요 작품으로는 <섬진강>, <사람들은 왜 모를까>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등이 있습니다.

 

<마음에 꼭꼭 김용택이 사랑한 동시 따라 쓰기>는

김소월, 윤동주, 박목월님의 주요 시들을 읽고

따라 쓸 수 있는 필사 시집이에요.

어린이들이 접하면 좋을 아름다운 시 53편을 김용택 시인님이 선정해서 엮었는데, 윤문영 화가님의 그림이 찰떡같이 어울리더라고요.

 

목차는 세 시인의 작품 53편이

3장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1장 - 김소월 10편

2장 - 윤동주 23편

3장 - 박목월 20편

 

이 책은 초등교과와도 연계되어 있어서

학습에도 도움이 된답니다.

거의 전학년 교과와 다 연관되어 있어요.

 

국어 2-1 1. 시를 즐겨요 11. 상상의 날개를 펴요

국어 2-2 1. 장면을 떠올리며 5. 간직하고 싶은 노래

국어 3-1 1. 재미가 톡톡톡 10. 문학의 향기

국어 3-2 4. 감상을 나타내요

국어 4-1 1. 생각과 느낌을 나누어요

국어 4-2 9. 감상을 나누며 읽어요

국어 5-1 2. 작품을 감상해요

 

저희 아이는 쓰기를 정말로 싫어하는지라

일단은 하루에 하나만 쓰자고 이야기했어요.

그래서 하루에 하나 필사하고, 낭독 동영상 찍고

이런식으로 진행해보았습니다.

아직 초반이지만 그 중에 재밌어 했던

작품 몇 가지만 나눠볼게요.

 

2. 김소월 - 엄마야 누나야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일단 짧아서 좋아합니다.

그리고 많이 보았던 시라 친근해하더라고요.

노래도 한번 찾아서 들려주니 흥미로워해요.

 

3. 윤동주 - 병아리

 

-뾰, 뾰, 뾰

엄마 젖 좀 주

병아리 소리.

 

-꺽, 꺽, 꺽

오냐 좀 기다려

엄마 닭 소리.

 

좀 있다가

병아리들은

엄마 품속으로

다 들어갔지요.

 

이 시는 소리가 재미있나봐요.

뾰 뾰뾰, 꺽 꺽 꺽 이런 소리를 내면서 큭큭 거리더라고요. 병아리와 엄마 닭의 대화가 따뜻한 느낌을 주어요. 아이를 꼭 한 번 안아줍니다.

 

4. 느낀점

 

어른도 좋은 글귀, 명언 등을 필사하면

마음 정리도 되고, 생각이 달라지잖아요.

아이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시구를 따라 쓰게 하니

조금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닮아가는 것 같아요.

 

미디어의 노출이 많은 우리아이들에게

동시 쓰기로 아이의 내면을

풍성하게 채워가는 건 어떨까요.

초등 동시 쓰기책, 초등 필사책으로

<마음에 꼭꼭 김용택이 사랑한 동시 따라 쓰기>

추천합니다.

 

< 이 리뷰는 한솔수북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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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의 심리학 - 무력감을 털어내고 나답게 사는 심리 처방전
브릿 프랭크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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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불안, 중독, 나쁜 습관, 무기력에서 벗어나는 첫걸음


"나는 도대체 왜 이 모양이지?" 이런 생각이 든다면, 분명히 말하는데 도움이 안 되는 생각이다. 무기력은 결코 당신 탓이 아니다.

6쪽.


대학 입시에 실패했을 때, 아이를 출산하고 독박 육아를 하고 있을 때 굉장한 무기력감을 경험한 적이 있다. 아무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마저 힘이 들었다. 돌이켜보면 무기력감 이면에 다른 원인이 있었지만, 스스로 아무 의욕을 낼 수 없는 나를 보며 자책하곤 했다.

"나는 도대체 왜 이럴까, 왜 이렇게 게으를까?"

나의 무기력감은 나의 게으름으로부터 비롯된 것만 같았다. 다들 열심히 사는데 나만 머물러 있고, 우울해하는 것 같았다. 그런 생각만 하고 몸을 일으키지 않는 내가 힘들었다.

​지인과의 통화, 웹툰보기, 쇼핑 등등 다른 것으로 마음을 채우려고 했지만 결코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 무기력감 이면의 원인을 살펴보지 않았다.

이 책은 불안, 중독, 나쁜 습관, 무기력을 벗어나는 첫걸음으로 그것이 '나의 잘못이 아님'을 밝힌다. '니 탓이 아니야' 얼마나 듣고 싶었던 말인지.

무기력하고 우울하다고 말하면 그것을 경험해보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은 그 문제와 나를 동일시한다. 그리고 의지로 해결할 수 있는 줄 알고 해결방법을 제시하려 든다. 애초에 빨리 해결할 수 있었다면 많은 사람들이 왜 우울, 공황, 불안 장애들을 경험하고 그토록 힘들어할까. 우리 안에 일어나는 여러 심리적 정황은 세심한 이해와 공감, 그리고 순차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그 첫번째 걸음이 '이해'라고 생각한다.

무기력의 심리학은 우리안의 여러 심리적 증상들이 '내 탓'이 아님을 밝힘으로써 우리를 이해한다는 느낌을 준다. 공감받고 이해받은 독자는 마음을 열게 된다. 자신의 문제를 돌아보고 직면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 프롤로그의 한 마디만으로도 치유가 일어남을 느꼈다. 지금은 예전만큼 무기력하지 않지만 과거의 내가 이해받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

책 날개 소개를 보면 저자 브릿 프랭크는 임상 심리학자이자 심리치료사이다. 듀크대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캔자스대학교에서 심리학 석사를 취득했다. 트라우마, 중독, 우울 장애 등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상담가로 유명하다. 정서적 건강과 치료에 대해 꾸준히 글을 써온 작가, 대중 강사로도 유명하다.

화려한 경력과 달리 20대 때는 대부분을 마약성 진통제, 단 것들, 관계 중독, 자기 부정 사이를 오가며 극심한 무기력에 시달렸고 컬트 종교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처음 참석한 심리 모임에서

"당신은 미친게 아니에요, 당신 잘못도 아닙니다."라는 상담가의 말을 듣고 힘을 얻게 됐다.

학교로 돌아간 그녀는 심리학을 심도있게 공부하면서 심각한 정신 질환도 살펴보면 질환이 아니라 신체가 작용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녀 안의 불안의 실체를 이해하게 되자 그녀에게 진단내려진 우울증, 경계성 인격 장애, 섭식 장애, 2형 양극성 장애를 모두 극복하게 된다.

무기력의 심리학은 정신건강에서 나타나는 증상을 질환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신체의 반응으로 본다. 그녀는 상담을 통해 내담자들이 가진 공통점을 발견한다. 바로 자신들의 불안감, 무기력, 중독의 원인을 제대로 대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환자들은 신경증적인 문제들이 자신의 부족함 때문이라 생각하고 그 결핍된 부분을 관계, 음식, 약물 등으로 채우려 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런 노력은 결국 반복된 실패로 이어지고 무기력을 강화했다. 문제의 원인을 계속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심리적인 우울에 빠져있는 한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자신의 신경증적 원인을 살펴보고, 자신의 내면과 대화하다보면 무기력이 자연스럽게 치유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이 책은 이론적 근거, 사례, 실천 방법이 적절히 제시되어 있다. 따라서 책이 소개하는대로 읽고 적용하다보면 무기력, 불안함, 관계적인 문제등의 근본 원인과 마주하게 되고, 치유되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1부 무기력을 떠나보내는 법

- 1장 불안감이란 초능력

- 2장 왜 무기력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 3장 무기력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법

- 4장 누구나 백 개의 얼굴을 가졌다

2부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관계들

- 5장 적당한 거리두기를 위한 세 가지 연습

- 6장 애쓰지 않아도 괜찮은 어른의 우정과 사랑

- 7장 가족이라는 트라우마

3부 무기력의 에너지, 중독과 정서적 회기

- 8장 가장 강력한 적, 중독과 나쁜 습관

- 9장 홀로서야 비로소 어른이 된다

-10장 무기력 깨트리기 게임

인상깊었던 몇가지만 나눠보고자 한다.

2. 뇌가 무기력을 선택하는 이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함


무기력의 심리학은 불안, 무기력, 우울 등의 감정이 몸이 보내는 신호라고 말한다. 자신을 어떠한 사건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뇌의 신호이며, 우리 몸은 잠시 동안 신경증적인 문제에 머뭄으로써 그 문제들로부터 벗어난다. 그것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 보다 뇌가 그러한 선택을 하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원인을 내게서 찾는 것이 아니라 나의 내면을 돌봄으로써 그 원인에 직면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정신건강, 약, 웰니스, 미, 피트니스 산업은 불안감이 우리탓이고 '자신을 개선하는 것'이 해결책이라는 견해에 기반한다, 자유, 즐거움, 큰 행복, 평화 등을 약속하는 광고는 우리에게 우리 밖에서 답을 찾으라고 속삭인다.

그러나 우리가 가진 많은 문제의 해결책은 자신의 내면을 살펴보아야 찾을 수 있다. 나와 함께한 다양한 내담자를 보면 불안감은 내면의 결점이나 엉망인 상태를 가리키는 징후가 아니라 자신을 무시한 결과인 경우가 많았다.

27-28쪽.

네 사람 모두 자신의 불안감이 무기력의 원인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아니다. 그들의 내면에서는 불안감의 외침이 조용한 속삭임보다 훨씬 더 컸기 때문에 불안감이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됐을 뿐이다. 불안감은 문제를 가리키는 징후이지 문제 그 자체는 아니다.

32쪽.

이 장에서는 식이 장애, 강박, 범불안장애를 앓고 있는 티나의 사례를 소개한다. 그녀는 어머니로부터 통제와 학대를 당했지만 한번도 대항한 적이 없었다. 어머니의 끊임없는 통제때문에 그녀는 공황에 빠지고 만성적인 무기력에 빠졌다. 어머니에게 맞서면 행복해질거라는 걸 알면서도 무기력에서 나오기 힘들어하고 혼란스러워하는 그녀의 말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티나의 경우 신경증적 문제의 원인에는 어머니와의 비정상적인 관계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성장기에 어머니와의 관계에 있었던 공포를 대면하고, 적절한 경계를 세운 뒤에야 도전적이고 보수가 좋은 일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티나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티나의 불안장애, 식이장애와 강박은 그녀 자신의 문제라고 할 수 없다. 그러한 신경증적 원인은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지시등의 역할을 할 뿐이다. 그녀의 근본 원인은 어머니의 비정상적인 통제와 학대 때문이었다. 그녀가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귀기울이고 올바른 경계설정을 한 후에야 그 문제가 해결됨을 알 수 있다.

때로 불안이란 자신을 등한시한 결과다. 때로 불안이란 외부적 위협의 결과다. 다시 말해, 불안은 내면의 불완전한 무언가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자.

42쪽.


나는 어떤 상황에서 불안을 경험하는지 생각 해보았다. 나의 경우 과거의 트라우마가 생각나는 상황이 생길때 불안의 감정을 느낀다.

네이버 사전에 따르면 나는 에코이스트 즉 타인과의 소통에서 자신이 관심의 중심에 서는 것을 싫어하고, 지나치게 타인 중심적이며 자신에게 엄격한 에코이스트이다. 문제가 생기면 늘 자기탓을 한다. 남에게 폐끼치는 것과 타인과의 갈등을 극도로 싫어해서 회피하거나 손해를 보더라도 갈등을 피하려고 한다. 남의 질투를 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일부로 못하는 척 행동하기도 한다. 나의 의견보다는 늘 타인의 의견을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려고 한다.

이는 타고난 기질, 장녀, 역기능 가정, 기독교 문화에 살아왔던 상황때문에 기인한 것 같다. 늘 남의 기분과 감정이 더 중요하고 내 자신의 감정은 등한시하기 일쑤였다. 그래서 남과의 관계가 내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일희일비할 때가 많았다. 이러한 나의 성향이 별로 불편하다는 생각은 못했는데 나르시시스트를 만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나의 결정과 의견에 반박하고, 늘 무시하기 일쑤인 나르시시트는 내 자존감을 갉아먹었다. 안그래도 자기결정력이 약한 나는 늘 그 분의 의견을 물어보고, 그 사람의 의견대로만 어떤 일을 결정하기까지 되었다. 나의 의견과 결정은 너무 보잘것없이 느껴졌다. 그 사람은 늘 자기 자신의 성과와 주변의 좋은 평판을 이야기했기에 그 사람은 참 멋져보이고 나는 아무것도 할 줄 아는게 없이 느껴졌다. 살림도, 육아도, 내 인생 어느것도 결과물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사람의 통제 속에 살아가던 어느 날 지인의 도움으로 나르시시스트, 에코이스트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고 그 부분에 대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심리적, 물리적 거리를 두게 되고 나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그 사람의 조종으로부터 벗어나게 되었다. 그렇지만 아직도 그 사람이 나를 조종하고, 비난하려고 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면 불안감이 밀려온다.

이제는 이 불안이 나를 지키기 위한 신호임을 안다. 예전에는 불안조차도 나의 무능과 동일시되는 것처럼 여겨졌다면 이제는 '무기력의 심리학'과 같은 도서들을 통해 심리적 증상의 이면을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징후와 증상을 분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불안이나 어떤 심리적 상황이 일어났다면 회피하고 미뤄두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마주하는 것이 필요하다. 불안이나 무기력은 나의 잘못이 아니다.

무기력의 이점

1. 불편을 막는다

2. 감정으로부터 지켜준다.

3. 관계를 도모한다.

4. 문제를 짚어준다.

51쪽.

미루는 습관은 땅에 얼굴을 처박고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보호하는 방어기제라고 할 수 있다.

55쪽.


우리는 흔히 무기력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그렇지만 '무기력의 심리학'에서는 무기력에도 이점이 있다고 말한다. 무기력의 이점을 기꺼이 인정하면 변화의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무기력의 상태에 머물면 어떤 일의 결과의 실패, 거절의 위험을 무릅쓸 필요가 없다.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않겠지만 우리의 뇌가 왜 무기력함에 머무르려고 하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뇌가 무기력을 선택하는 그밖의 9가지 이유

1.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

2. 이미지를 관리할 수 있다.

3. 위기를 관리할 수 있다.

4. 생각을 통제할 수 있다.

5. 고통에 무뎌질 수 있다.

6. 익숙한 상황에 머물 수 있다.

7. 안전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8. 경제적인 안정을 취할 수 있다.

9. 안정된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56쪽.

3. 가족이라는 트라우마 


보통 가족도 각자의 어려움이 다 있다. 성장기 동안 가족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기때문에 갈등을 빚을 상황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가족이 어느 정도 갈등이 있다는 전제하에 이 책에서는 애착과 양육에 관해 간단한 개괄을 보여주고, 정서적으로 능숙한 가족, 서툰 가족에 대해 소개한다. 그 중에서도 정서적으로 서툰 가족에 대해 소개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정서적으로 서툰 가족의 10가지 징후

1. 악의 없는 가스라이팅

2. 부모화

3. 유아화

4. 삼각화

5. 완벽주의

6. 생산주의

7. 모호한 경계선

8. 통제하기

9. 폐쇄적 체계

10. 엄격한 역할

204-220쪽.

너무 해당되는 부분이 많다.

첫번째로 악의 없는 가스라이팅의 예시가 너무 공감되었다. 직장에서 스트레스 받고 집으로 돌아온 엄라를 보고 자녀가 무슨 일이 있냐고 묻는다. 그러면 엄마는 "아무것도 아니야, 우리 딸, 다 괜찮아. 엄마도 괜찮아."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는 악의 없는 가스라이팅이라고 한다. 아이도 본능적으로 엄마가 '안괜찮다'는 사실을 아는데도 불구하고 엄마가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괜찮다고 말하면 아이는 자신의 인식에 대한 의심을 갖게 된다고 한다. 이 상황에 숙련되게 대처하려면 이렇게 말해야 한다고 한다.

"엄마가 속상해 보이니, 맞아. 엄마 속상해. 하지만 네가 걱정할 필요는 없어. 엄마는 괜찮아질거야. 너한테 속상한 건 없고, 네가 해야 할 일도 없어." 205쪽.

아, 나는 얼마나 많은 악의 없는 가스라이팅을 아이에게 하고 있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특히 아이가 다쳤을때, 나는 아이가 걱정하고 불안해할까봐 괜찮다라는 말을 정말 많이 사용한다. 그래서인지 첫째는 동생이 다쳤을 때에도 괜찮냐라고 물어보고 아프다고 말하는 동생에게 괜찮아라고 말을 많이 한다. 가끔 아이가 동생에게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그냥 그 상황을 괜찮게 여기게끔 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엄마인 내가 악의없는 가스라이팅을 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어떠한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상황과 감정을 '인정'하고 하지만 아이가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두번째는 완벽주의와 생산주의이다.


완벽주의가 완벽하고자 하는 강박적 욕구라면, 생산주의는 생산하고자 하는 강박적 욕구다. 생산주의를 지향하는 가정은 재미보다 생산성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놀고, 노래하고, 춤추고, 창작하기를 버거워한다.

213쪽.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창의성과 정서적 교감을 이룬다고 한다. 그렇지만 남편과 나는 가족과의 '놀이'를 많이 경험해보지는 못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이 익숙하지 않고, 외출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 가정에서는 늘 숙제하고, 티비보고 잠을 자면 되는 줄 알았다. 그렇지만 작년에 부모교육을 통해 아이와 매일 20분씩 놀아주면서 우리 가정 전체가 놀이를 통해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부모교육이 끝난뒤에 다시 회귀되고 마는 것은 우리 안에 여전히 생산주의와 완벽주의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고 다시금 아이들과의 '놀이'를 통해 교감이 필요함을 느끼게 되었다.

세번째는 통제하기이다.


소리 지르기는 하나의 통제 방법이다. 통제식 가정의 역학은 언어 폭력의 범주에 들어간다.

216쪽.


남자 아이 둘을 키우다보니 늘 소리지르기에 익숙하다. 이것이 남자 아이들의 특성인지 우리 아이들의 특성인지 모르겠으나 우리 아이들은 말보다 행동이 먼저 나가기 때문에 급작스러운 상황에 소리를 지르게 되기 때문이다. 소리를 지르는 것이 통제하는 방법의 일환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게 되었다. 아이를 통제하지 않고 시간을 두고 설득하고 가르치는 일은 내게 참 큰 과제가 될 것같다.

정서적으로 서툰 가정의 특성을 통해서 우리 가족의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식하게 되었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이 책은 우리에게 수치심을 주기 위함이 아니라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한 것이기에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가족의 행동패턴은 보통 대물림 되기 마련이다. 우리 가족의 행동 패턴을 인식하고 고쳐나가려는 노력만으로도 변화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


4. 무기력 극복 방법 -한 가지라도 실행해보기!


무기력을 깨는 7가지 규칙

1. 상세하게 조사하여 나열한다.

2. 먼저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을 찾는다.

3. 세 가지 선택사항을 리스트로 만든다.

4. 어떤 부분을 움직일 수 있고 없는지 파악한다.

5. 한 가지를 실행한다.

6. 피드백을 듣는다.

7. 자축한다.

299-311쪽.


무기력을 깨는 7가지 규칙이다. 이를 모두 실천하면 무기력에서 금방 헤어나올 수 있겠지만 가장 효과가 좋은 한 가지를 나눠보고 싶다. 바로 다섯번째 규칙, 한 가지를 실행하는 것이다.


한 발짝 앞으로 가는 게 안 가는 것보다 낫다. 마사 베크는 이처럼 아주 작은 움직임을 "거북이 걸음"이라고 부른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거북이 걸음은 내가 할 수 있는 바를 반으로 나눈 최소치다. 그것이 내가 무엇이든 이뤄낸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305쪽.


빠르게 실패하기라는 책에서도 어떤 일을 할 때 작게 쪼개어 보라고 추천한다. 무기력감을 느낄 때에는 어떤 일을 시도하는 것을 '거대하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작 자체를 두려워할 때가 많다. 따라서 한 가지라도 일단 실행해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오늘 하루 생산적인 활동해보기라는 목표를 세우기보다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개키기'라는 작은 목표를 하나 실천해보는 것이다. 잠자리를 정리해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아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산후우울증으로 한참 고생할 때 나는 집안정리를 하는 것이 엄청나게 힘들었다. 분리수거 물품과 쓰레기가 자꾸 쌓여만 갔다. 한번에 쓰레기를 다 버리기는 힘들어서 작게 목표를 세워봤다. 나갈 때 쓰레기 한개씩 들고 나가기라는 목표를 세우고, 나갈 때마다 페트병, 종이류 등을 조금씩 버리기 시작했다. 한번에 해결하려고 하면 시도조차 하기 싫었던 일들이 조금씩 처리되는 것을 경험했다. 손님대접도 마찬가지다. 나는 한번에 음식준비, 집정리하는 것이 힘들어서 작게 쪼개어서 시간을 두고 준비했다. 그러고 나니 크게만 느껴졌던 일들이 그리 힘들지 않게 느껴졌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여러 규칙들을 모두 시도해보면 좋겠지만 그 중에 한 가지라도 실천하면 무기력을 극복할 수 있다. 자세한 무기력 극복 방법은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5. 마치며


경험한 사람의 말은 울림이 크다.

책의 저자 브릿 프랭크가 무기력, 우울, 불안 등을 경험 해보았기에 책에 제시된 사례와 이론, 실천 방법등이 더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무기력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있다면 '무기력의 심리학'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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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 게임 - ‘좋아요’와 마녀사냥, 혐오와 폭력 이면의 절대적인 본능에 대하여
윌 스토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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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 시즌 2가 화제가 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책트폭행 유튜브에서 소개한것처럼 가해자들 모임에서도 서열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금수저에 속하는 연진, 사라, 재준과 흙수저인 혜정과 명오 그들은 보이지 않는 지위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지위 상승을 위해 끊임없이 발버둥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왜 이렇게 무리에서도 서열을 매기고 지위를 추구하는 걸까? 인스타의 좋아요와 인친의 수가 우리의 존재감을 증명하는 것만 같은 느낌, 갑질하는 심리는 무엇일까?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지위게임' 책에서는 인간이 '지위 욕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지위를 추구하는 것은 우리의 무의식에 자리잡도록 타고 난 것이며, 인생이란 게임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지위게임을 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인간 행동의 메커니즘이 돈, 권력, 성의 관점에서 본 것에 반해 '지위 게임'은 우리의 지위 욕구에 초점을 맞추고 우리의 행동을 설명한다.

이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1부 집단적 존재로서의 인간

2부 한계 없는 욕구

3부 극단의 게임

인상깊었던 몇 가지 부분을 나눠보고자 한다.


1. 교도소에 쌓은 지위의 성전


벤이 나가기 전에 한 교도관은 이렇게 경고했다고 한다. "당신은 여기서 얻은 지위를 잃게 될 거요." "그게 무슨 뜻일까요?" 내가 물었다.

"저는 종신형 재소자로서 교도소 내 서열에서 일정한 자리를 차지했어요. 교도소 변호사로서도 그랬고요. 이런 게 제게 지위를 주었어요. 하지만 밖으로 나가는 순간 다 물거품이 되는 거죠."

27쪽.


생각없이 휘두른 나무 의자에 친구가 죽게 되면서 벤은 교도소 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석방을 거부할만큼 벤은 교도소 내에서 상당한 지위를 부여받고 익숙한 생활을 살게 된다. 일부러 가석방 심사때마다 경범죄를 저질러 형량을 늘릴만큼 그는 교도소 안의 지위를 포기하기 힘들어한다. 벤에게 지위를 부여받은 교도소의 삶은 좀 더 안락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곳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교도소 밖의 삶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범죄자'라는 이름만 남는 곳이었다. 교도소 안의 삶의 밖의 삶은 지위의 존재와 상실이 있는 곳이었다. 그만큼 벤에게 그 동안 이룩한 특정한 지위는 중요한 것이었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우리는 특정한 기간 동안 특정한 사회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자리매김을 하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마도 저자는 그 부분을 지위 욕구로 본 것 같다. 그래서 벤도 교도소내에서 지위게임을 한 결과 교도소내의 변호사로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고, 그 안에서 부여받은 지위로 인해 존재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에서 말하는 지위는 '사람들이 우리를 추종하거나 존경하거나 추앙하거나 칭찬하거나 우리가 그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치도록 허락해주는 상태'라고 한다. 벤은 비슷한 생각과 경험을 했던 범죄자 집단 속에 있으면서도 재소자들이 교도관들에게 저항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줌으로써 교도소 내의 자신의 입지를 다져나갔다. 교도소의 변호사라는지위를 통해 무리 내에서 인정받고 존중받는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교도소 밖에서의 삶은 벤이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무리도 없고, 존중받을 수 있는 역사의 순간도 없었다.

벤의 사례는 인간의 지위 욕구와 환경의 관계를 알 수 있는 경우가 아닌가 싶다. 인생의 밑바닥에서도 인간은 지위를 상승시키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지위를 높이기 위한 생존 방식을 취해서 결국에는 지위를 높여나간다는 사실, 그 지위를 버리는 것을 힘들어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모든 것을 고지론의 관점으로 볼 수는 없겠지만, 인간에게 지위 상승의 욕구가 있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로웠다. 어느 누구도 낮은 지위로 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2. sns 속 부족 전쟁 - 온라인 군중과 평판살해


지위 게임은 '관계'를 기본으로 한다. 그렇기에 집단 내에 수용되는 지의 여부는 참으로 중요하다. 그런데 인간의 지위 게임은 전쟁 상태로 전환될 때 참가자들 사이의 관계가 끈끈해진다. 예를 들어 sns에서 목표물이 정해지면 그 사람을 희생자로 만들고, 그 사람의 평판을 최대한 제거함으로써 서로 하나가 되는 것이다.


온라인 군중은 희생자를 설득해서 자기네 쪽으로 포섭하려 하지 않는다. 희생자의 지위와 상징을 최대한 제거하려 하고, 가장 이상적인 목표로 평판을 죽이려 한다. 명성의 게임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새로운 살인 방법이다.

242쪽.


악플로 인해 자살했던 연예인, 유명인들이 떠올랐다. 타겟으로 정해졌던 사람들의 잘못 여부를 떠나 일단 타겟이 정해지면 벌떼같이 달려들어 그 사람의 약점, 과거, 신상까지도 파헤치고 악플을 다는 사람들은 악플을 달면서 서로 연대한다.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들의 지위 욕구, 지위 게임을 지위의 관점에서 보고 나니, 이해가 되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인간의 지위 욕구를 좀 더 건강한 방법으로 해소할 수는 없을까?


3.  남성, 과대망상, 모욕감


최근에 넷플릭스에서 '맨헌트 유나바머'라는 드라마를 본적이 있다. 17년동안 우편물 연쇄 테러 사건을 일으켰던 사건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이다. 천재적인 테러범 유나바머 테드와 프로파일러 피츠의 숨막히는 대결이 흥미진진했다. 나는 유나바머가 자신의 논문을 신문에 게재하는 장면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이 부분은 지위게임에서 말하는 지위 욕구의 측면에서 보면 이해가 된다. 테드는 그를 거부한 사람들을 공격해서 모욕감을 준 사람들을 지배하려는 시도를 한다. 우편물 테러를 통해 다시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게끔 만들고 지위를 회복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이는 결말부분에서 테드의 선택을 보면 더더욱 잘 이해된다.

게임에서 거부당한 사람은 복수의 화신으로 돌아와 치명적인 폭력으로 게임이 다시 겸허히 그에게 관심을 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98쪽.

지위게임 책에서는 범죄자들의 유년시절을 살펴보면 수치심과 모욕감을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어린시절의 모욕감을 통해 지위 상실을 경험한 범죄자들은 범죄를 저지름으로써 이목을 집중시켜 지위 회복을 도모한다. 책에서는 엘리엇, 에드와 테드의 사례를 들며 그러한 특징들이 특히 남성에게 많이 나타나며 과대망상의 형태를 보이고, 모욕감을 가진 과거가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범죄자들이 범죄를 통해 지위의 우위를 점하고 싶어한다는 사실은 흥미롭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모든 인간이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낄 때 그 지위 상실의 상황을 회복하려 폭력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하려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아마 개개인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책의 곳곳에서 알 수 있듯이 지위게임에서 지위 욕구는 표면적으로 인정되지 않고, 의식 저변에 존재한다. 지위 게임을 간파하고 건강한 방식으로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


4. 꿈을 꾸고 있다는 자각 - 지위 게임을 간파하는 일곱가지 규칙


이 책은 인생을 지위게임으로 보는데, 지위로 인한 즐거움은 지위게임의 보상이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인생의 게임에는 숨은 규칙과 함정이 있다. 집단의 신화와 편견을 믿고, 이야기의 도덕적 영웅이라고 믿는 것이다. 나 자신의 지위를 견고히 지켜내기 위해 우리 자신이 도덕적으로 옳다고 믿고, 그것에 합당한 비이성적인 규칙들을 믿기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오류에 빠지지 않기 위해 저자는 일곱가지 규칙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1. 따뜻함과 진심과 능력을 실천하기

2. 작은 명성의 순간 만들기

3. 게임의 위계질서를 이용하기

4. 도덕 영역 줄이기

5. 균형있는 사고 방식 기르기

6. 다르게 살기

7. 우리가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모든 사람이 인생의 지위욕구가 있겠지만, 인생을 지위게임으로만 본다면 우리는 늘 경쟁적이고 긴장된 삶을 살게 될지 모른다. 내 지위를 지키기 위해 솔직함을 내비치는 것이 내 지위를 깎아내리는 것이 될 수 있기에 우리는 sns에 꾸며진 행복을 보이고, 진짜의 삶을 숨기게 된다. 저자가 제시한 이런 규칙들처럼 균형있는 사고방식을 기르고, 따뜻함과 진심을 실천한다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지 않을까. 남보다 우위에 서려고 노력하기 보다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법들을 더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5. 마치며


관계에서 느껴지는 은근한 긴장감, sns를 보면서 느끼는 박탈감, 잘못된 종교와 신념에 빠지는 사람들을 지위욕구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분석해 나가는 방식이 참 흥미로웠다. 인생을 지배게임, 도덕게임, 성공게임으로 분류하고 서술해 나가는 것도 신기했다. 그렇지만 우리의 무의식에 깔린 지위 욕구를 제대로 인식하고, 건강한 방식으로 누리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일 것이다.


이 책은 도서 지원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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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 - 진정한 승리를 바라는 사람들
박세환 지음 / 한사람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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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간 추천, 기독교 판타지 소설, 진정한 승리를 바라는 사람들

 

진리는 기독교 판타지 소설이다. 도입부가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긴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더 흡입력 있게 읽을 수 있었다. 

저자인 박세환님은 LG전자 연구원 생활 중이며 <은혜랑 회사 다니기>, <나는 지식보다 지혜가 좋다> 두 권의 책을 출간했다. 현재 브런치에 '앙팡'이라는 닉네임으로 '일상을 간직하면 뭐가 남을까' 매거진을 연재중이다. 그리고 하나님 은혜로 매일을 살아가는 두 아이의 아빠다.

아이를 키우고 회사를 다니면서 '진리'에 대해 고민하고 그에 관한 글을 쓴다는 것이 내게는 참 신기했다. 매일의 삶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기록하며 창조함으로 선한 영향력을 흘려보내는 그의 소설은 내게 많은 울림을 주었다.

 

2. 진리 줄거리, 인물 소개

세계는 빛과 그늘, 어둠의 세계로 나뉜다. 빛의 세계는 천사들의 세계이고 그늘의 세계는 인간들이 살고 있는 현실 세계이다. 빛의 세계에는 개구쟁이 천사 5인방이 살고 있는데, 기억을 지우고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 누가 더 많이 후원을 하는지 내기를 하게 된다. 그리하여 앤드류, 베니스, 클레오, 데이지, 에디 다섯 천사는 안도, 보라, 창오, 다름이, 애타 각각의 사람으로 태어나 각자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들은 과연 사람들을 빛의 세계로 많이 인도할 수 있을까?

진리를 바라는 사람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들이다. 소설은 각각의 인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안도는 토속신앙 횃불을 믿으며 일하는 평범한 30대 중반의 남성이다. 두 아이의 아빠이고, 701호에 살고 있다.

 

보라는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지만 늘 남의 눈을 의식하고 명품과 별다방을 좋아한다. 20대 후반의 세련된 도시 여성이다.

창오는 60대 중반의 은퇴한 고위직 공무원이다. 일이 없어진 현재 제2의 직업을 갖고 싶어한다. 무료한 일상을 보낸다.


다름이는 20대 초반의 발달장애아이며 사회적 기업에서 일한다. 부모님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으며 어렸을 때부터 빛을 믿고 자랐다. 토스트를 좋아한다.


애타는 40대 중반의 시골교회 사역자이다. 한때는 대도시 사역자였고 고등학교 때까지는 축구선수였다. 시골 교회로 와서 개척을 시작했으나 성도 수는 늘지 않고 터널 속을 지나는 것만 같아서 터널 속의 그 남자로 불리운다.


3. 죽음에 대한 질문

안도는 같이 기차에 타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생각했어요.

'지금은 모두 기차를 타고 한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내리는 역이 다르듯이, 우리도 나이를 먹으며 죽음이라는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죽음 이후에는 각자 다른 곳으로 갈지도 몰라.'

47쪽.

"그때는 무슨 말인지 잘 몰랐어요. 다만 그 당시 한 가지 생각나는 것은 딸이 빛의 세계로 가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었지요.

55쪽.

'사람들은 당장 전등으로 인해 현재를 살아가지만 죽음 이후는 생각을 안 하고 사는 것 같아.'

61쪽.

판타지 소설 박세환님의 '진리'는 하나님, 천국, 구원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그렇지만 다섯 명의 인물들을 통해 우리에게 '죽음'이라는 화두를 던진다. 모든 인류는 언젠가는 '죽음'을 경험한다. 죽음이 멀리 있는 것처럼 현재를 살아간다.

나도 이제 마흔이 가까워지면서 죽음을 가끔 생각해본다. 주변의 지인들이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할 때만 죽음의 공포를 간접적으로 느낄 뿐이다. 이내 잊혀지고 말지만, 죽음을 언젠가는 경험할 것이라는 생각을 늘 한다.

그런 우리에게 이 소설은 '죽음'에 대해 고민을 하게 만든다. 죽음 이후의 세계가 있다면, 어둠과 빛의 세계가 있다면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왕이면 빛의 세계로 가면 좋겠다는 마음을 모두 가지고 있다. 그리고 빛되신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고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저자는 알려주고 싶어했던 것 같다. 소설 속에서 다시금 첫 사랑을 되새길 수 있었고, 죽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4. 마치며

 

평범한 직장인 안도, 초등학교 교사이지만 겉으로 신앙을 드러내지 않는, 보여지는 것에 대한 욕망을 추구하는 보라,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신앙을 가지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다름이, 은퇴 이후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창오, 힘없이 사명을 좇아 살아가는 애타 등의 인물은 어쩌면 우리의 모습일 것이다.

진정한 승리를 바라는 사람들을 읽으면서 나의 신앙의 지점은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추구해야하는 지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부담스럽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다섯 천사의 내기는 어떻게 될까?


<해당 도서는 한사람출판사로부터 서평 작성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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