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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의 밤 - 당신을 자유롭게 할 은유의 책 편지
은유 지음 / 창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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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살고자 읽었던 해방의 목록은 다른 이도 살리기에 충분했다. 나로부터의 해방은 타자에게까지 시선을 돌리게 한다. 진짜 오래간만에 소장 욕구 돋는 독서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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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의 밤 - 당신을 자유롭게 할 은유의 책 편지
은유 지음 / 창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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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해방감을 느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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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의 밤 - 당신을 자유롭게 할 은유의 책 편지
은유 지음 / 창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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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가 해방되는 시간, 

그야말로 해방의 밤

쓰기의 말들을 읽고 은유 작가의 매력에 빠졌다. 

찰나의 감정과 공감대를 언어화하는 실력이 탁월하신 듯하다. 은유 작가의 신간 '해방의 밤'에도 어김없이 그녀의 탁월한 언어 표현이 많이 보였다.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에 

보낼 신청곡 엽서를 쓰며 청소년기를 보냈고,

김광석의 <혼자 남은 밤>을 부르며 

어른이 되었다. 

아이를 키울 때는 밤이 되어야 

가까스로 나만의 시간으로 입장했다. 

밤은 존재의 해방구다. 

24쪽.

철학자 헤겔의 유명한 경구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되어서야 

날개를 편다'라는 말도 있듯이 

낮의 소란이 지나가고 시간이 경과해야

 비로소 선명해지는 것들이 있다. 

억압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무엇이 자신을 억압했는지 보인다. 

24쪽.


쓰기의 말들을 쓰신 은유 작가님은 해방의 밤에서 

'밤'이라는 시간과 '해방'에 주목한다. 

육아를 끝낸 후, 직장 생활을 끝낸 후 

밤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은 오롯한 '자유 시간'을 

가진다. 그 시간 동안 공부를 하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존재의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은유 작가님 또한 '밤'에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졌다. 책을 읽으면서 그 시간 동안 

위로받고, 생각하고, 앞으로의 일을 계획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프롤로그에서 

'밤은 존재의 해방구'라고 표현한다. 

'해방의 밤'은 그녀가 밤시간에 읽었던 

해방의 책목록과 그에 대한 생각을 서술한 

독서 에세이이다. 전안나 작가님의 독서에세이

'나의 마흔에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책의 구성은 4부로 이루어져 있고,

관계와 사랑, 상처와 죽음, 편견과 불평등, 

배움과 아이들의 주제로 나뉘어있다. 

인상깊었던 몇 가지 구절들을 나눠보고자 한다. 


망가짐을 선언하는 해방의 언어

"나는 망가진 사람이다. 우리 모두를 망가뜨리며 그중에서도 여성을 특정 방식으로 망가뜨리는 사회의 일원이다.(세상에 없는 나의 기억들, 297면) 

나는 '망가진 사람' 이라는 선언이라니요. 나는 이 문장을 수치의 언어가 아니라 해방의 언어로 읽었습니다. 그랬습니다. 

망가졌기 때문에 망가뜨리는 것들에 대해 

쓸 수 있는 자격이 있고 망가진 것을 수선해야 하기 때문에 써야 하는 의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7쪽. 

은유 작가님은 여자들의 

가사노동과 밥에 묶인 삶을 언어로 표현한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의 밥을 차려드리면서

느끼는 내적 갈등과 죄의식을 묵묵히 삼키는 것이 

아닌 글로 토해내기를 선택한다. 

<세상에 없는 나의 기억들>이 그녀에게 내면의 

갈등을 꺼내놓을 용기를 준 것이다. 


그녀가 말하는 건 명절 철폐나 밥에 대한 자유가 

아니다. 끊어내는 것이 아닌 서로의 행복을 위해

합의점을 찾아 연결하는 것이라고 한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느끼는 감정을 묵혀두거나 

그 감정을 토해내서 끊어내는 것이 아닌 

합의점을 발견해서 잇고자 하는 의지가 참 

멋있다고 생각했다. 


망가지거나 어그러지는 감정에 잠식되는 게 

아니라 당당히 그 망가짐을 '선언'하는 행위,

글로 써내려가는 행위가 삶에 대한 적극성이

보이는 것만 같았다.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가 자신의 범죄 피해 사실과

지난 2년여간의 회복 과정을 담은 책을 써냈다는 

일화가 생각이 났다. 일상 생활에서 느끼는 어려움들, 잊고 싶은 어떤 사건을 묻어두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는 그녀들의 의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떠한가? 

삶에서 일어나는 무수한 감정들을 그냥 

마음에 묻어두기만 하니 몸이 신호를 보낸다.

아프니까 돌아보라고. 표현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은유 작가님의 이 챕터를 보고 묻어둔 

억압된 감정을 들여다볼 용기가 생겼다. 


해방을 누리기 위해 돌아볼 것

데버라 리비는 구급대원처럼 기진맥진해 쓰러진 자기부터 수습해요. 
작가로서, 여성으로서, 

한 사람으로서, 자유를 누리기 위해 우선 자유를 

누릴 '자기'를 되찾아야 했다고 말해요. 

46쪽.

욕구하면 안 되는 사람에서 욕구해도 되는 사람으로, '욕구에 대한 욕구'를 스스로 허용하게 됐습니다. 

52쪽.

캐럴라인 냅의 <욕구들>을 읽고 저자는 하지마의 세계에서 

엄마로서의 욕구를 마주하는 법을 배운다. 

엄마라서, 여자라서 하지 말아야 되는 여러 욕구를 검열하고 

나중으로 미루고 마는 우리들의 현실을 은유 작가는 잔잔한 언어로 기술한다. 


내가 무엇에 묶였는지, 무엇으로부터 해방해야 할 지

생각해보기 이전에 자기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것, 

나 자신의 욕구를 '허용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작가의 말마따나 하지마의 세계에서

나는 어떤 사람으로 존재했는지, 

어떤 욕구를 가지고 있는지를 

돌아보는 작업이 이루어질 때 내 존재는 비로소

해방감을 누리게 될 것이다.


내 상황과 감정을 명명하는 단어를 마주하는 것만큼

설레이는 일은 없었다. 이 세계를 '하지마의 세계', 

'욕구에 대한 욕구를 스스로 허용'한다고 명명하는 것 

자체가 내게 깊은 해방감을 주었다. 

김춘수의 '꽃'에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가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던 것처럼, 

은유 작가님의 엄마로서의, 여성으로서의 

답답한 현실에 대한 명명은 내게 깊은 공감과 

위로를 주었다. 


"그래, 나는 욕구를 가진 인간이었구나." 

남편의 부속품이 아닌 내 이름 석자를 가진 한 인간, 

여성이 아닌 하나의 인간, 욕구하면 안 되는 사람이 아닌 욕구해도 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물론 욕구에 대한 욕구의 허용범위는 

일반인보다 적겠지만 그것을 그냥 묻어두는 것과

그 욕구 그대로를 인정하고 허용범위 안에서

자유를 누리는 것은 차이가 있다. 


그래서 나는 간헐적이라도 블로그를 지속하기로

다시금 마음 먹는다. 엄마, 사모가 아닌 

나의 놀이터로서 즐길 수 있는 이 공간을 

사수해야겠다. 말조심을 늘 해야하는 형편이지만

어떤 범위안에서의 표현의 욕구를 무시하지 않기를

나와 약속해본다.


평가에 대한 태도




    
           "이 사람은 지금 이러니까 이런 사람이고 저 사람은 지금 저러니까 
          저런 사람이라는 말을 하지 말아야지."

   <버지니아 울프라는 이름으로>에서 읽었는데, 

   울프는 사람에게 붙은 '라벨'을 해체하는 작업, 

   곧 누군가를 '이런 사람'혹은 '저런 사람'이라고 

   정의하는 데 수반되는 허위를 폭로하는 일

   작가 인생의 상당 부분을 바쳤다고 해. 훌륭한 작가가 그렇듯 

울프도 인간의 옥죄는 숨길을 열어주는 작가였던 거지.

56쪽.

<파도>의 주인공 버나드는 독백을 한다. "생각이라는 것은 딱 한번 완전한 구를 이루는 대신 수천번 깨진다."(167면)그날 네 말로 인해 낡은 생각이 깨지고 나은 생각이 완성되는 찰나의 기쁨을 느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의 문제에 힌트를 얻은 거지. 콘크리트처럼 굳어가는 사람이 아니라 남의 말이 스며드는 고운 흙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려면 질색하는 일도 한번 시도해보고 안 읽히는 책도 읽고, 파도처럼 부단히 움직여야겠지. 

104쪽.

나는 은유작가님의 필력에도 감탄하지만, 

어떤 느낌을 명명하고 표현하는 그 깊이를 사랑한다. 

가령 울프를 보고 '사람에게 붙은 라벨을 해체하는 작업, 

곧 누군가를 이런 사람 혹은 저런 사람이라고 정희하는 데 

수반되는 허위를 폭로하는 일'에 전생에를 바쳤다고

표현하는 것들. 

파도의 주인공을 보고 

'콘크리트처럼 굳어가는 사람이 아니라 남의 말이

스며드는 고운 흙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표현하는 것들 말이다. 


살다보면 평가하고 싶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어떤 사람들에 대한 평가가 설 때가 있다. 

물론 나도 평가를 많이 받는 처지긴 하다. 

그렇지만 우리가 사람을 평가한다는 건 

철저하게 내가 더 우위에 있다는 전제하에, 

나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전제하에 이뤄지는 

행위 같다고 나는 자주 생각한다. 

누구는 이렇고 누구는 저렇다는 어떤 평가와

라벨링은 굉장히 단편적이지 않을까.

그 사람의 일생과 사정을 제대로 알지 못한채 

붙여지는 무수한 라벨링을 해체하는 작가가 

있다는 사실이 참 위안이 된다. 


'한국이 싫어서'에서 계나가 재인이 뭔가 자유롭게 지내는 

영혼같다고 생각하고 말했던 부분에서 자신은 

아등바등 살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오느라 늦을때가 많았다고 하는 부분이 떠올랐다. 

어떤 사실을 판단할 때

그 사람에게 있는 내면의 사정을 알지 못한채 

내린 평가가 얼마나 많았는지 반성도 하고 말이다. 


반대로 평가를 받는 입장에서는 

은유 작가님의 말대로 

'남의 말을 고운 흙처럼 스며'들게 할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내가 옳고 잘 하고 있다는 아집을 내려놓고

누군가가 조언했을 때 겸손하게 수용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면 좋겠다. 

진리를 고수함을 제외하고는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한다.

아직은 목이 꼿꼿하고 변명하기 급급한 

그런 삶을 살때가 많지만 

이 부분을 보면서 내가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다짐하고 다시 되새길 수 있었다. 

기억하고 싶은 구절

대망의 첫날, 혼자만의 방에 누워 대낮인데도 새벽 같은 낯선 고요 속에 내용도 모르고 펴든 책이 <살림 비용>이었어요. '나는 혼자였고, 나는 자유였다.'라고 되뇌는 책이 무슨 예언서처럼 손에 들려 있던 것입니다. 

저 역시 자유의 비용을 지불하는 중입니다. 

48쪽.

지난 계절에 읽은 알랭 바디우의 <사랑 예찬>을 

다시 펴보았습니다. 봄에 저장했다가 여름에

꺼내 먹는 절임 음식처럼 다른 맛이 나더군요.

"사랑은, 예컨대 진리의 구축이라는 것입니다."같은 문장은 여전히 아리송하지만 그게 철학의 묘미겠지요. 

63쪽.

동창도 아니고 고향 친구도 아닌 문우들. 만나는 순간 충분히 진실했기에 미련이 남지 않는 사이, 이 느슨한 대로 단단한 관계가 저는 좋습니다. 

70쪽.

<붕대감기> 말미에 나오는 <작가의 말>을 

고백처럼 네게 전할게. 

"마음을 끝까지 열어 보이는 일은 사실 그다지

아름답지도 않고 무참하고 누추한 결과를 

가져올 때가 더 많지만, 실망 뒤에 더 단단해지는 신뢰를 지켜본 일도, 끝까지 헤아리려 애쓰는 

마음을 받아본 일도 있는 나는 다름을 알면서도 이어지는 관계의 꿈을 버릴 수는 없는 것 같다."(198면)

80쪽.

포기하면 실패이고 완주하면 성공인가.

그곳의 풍토와 공부가 내 몸에 맞지 않는다는 걸 알았으면 그 역시 배움이고 경험 아닌가. 

83쪽.

쓰는 고통이 있다면 안 쓰는 불안이 있네요.

93쪽.

고난은  피할 수 없지만, 친절은 선택할 수 있다는 것. 희망적입니다. 게다가 친절은 글쓰기로 

훈련할 수 있거든요. 저는 삶의 고난이 자아내는 난폭함으로부터 '나의 감정과 생활'을 보호하려고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글을 자꾸 쓰다보니 '남의 입장과 감정'도 보이게 됐고, 그 남을 존중하기 위해서 내 할 일을 생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108쪽.

"삶을 꺾이게 하는 것은 그보다는 

'사건'(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주로 나쁜 사건을

겪는 순간이라고. 그래서일까. 

나는 덜 늙고서도 늙었다고 느낄 때가 있다. 보내지 않으려고 아무것도 들이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고. 몸의 관절이 오래 쓰여 닳듯, 마음도 닳는다. 그러니 '100세 인생'은 무참한 말일 뿐이다. 

사람에게는 100년 동안이나 쓸 마음이 없다."

(67면)

121쪽.

상처받은 사람이 이야기를 하는 순간 더 이상 

피해자가 아니라 자기 삶의 창조자가 된다는 걸 김윤아는 알았던 것 같습니다. 

150쪽.

슬픔이 통제되고 놀이가 비난받는 이 일그러진 세상에서 시험과 노동에만 복속된 삶을, 우린

왜 누구를 위하여 평생 살아가야 하는 걸까요. 

..(중략)... 왜 타인의 아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느냐고요. 그럴 때 선생님에게 배운 아도르노의 

말을 전합니다. 

"나의 상처로부터 해방이 되려면 이 사회적인 

상처를 볼 줄 알아야 된다,"(753~54면)

178-179쪽.

"폭풍이 지나간 인생이지만 내 자신을 한번도

불쌍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그저 버티고 생존해온 저 자신이 대견하고 

기특할 뿐이죠.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중요하지 않아요. 나만 나를 아끼고 

나를 아껴주는 사람을 곁에 두면 돼요."

265쪽.

다 배운 사람이 아니라 배우는 중이라서

우리가 모였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로 합니다. 

292쪽.

앞으로 일어날 것은 잘될 것이다. - 왜냐하면 현재의 것이 잘 있으므로, -<시간에 대해 생각하기 6>부분

323쪽.

삶에서 무엇을 왜 추구하고 어떻게 지키고 

살아야 하는지, 차근히 하나씩 배워가는 중입니다. '주인공의 자리'를 지키는 게 아니라 '사람의 온도'를 유지하는 게 행복이구나 깨닫습니다. 책과 친구의 도움 없이 그것이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가치에 대한 질문이 희박해지고 환영받지 못하는 시대에 나와 놀아주는 유일한 두 존재가 바로 친구와 책입니다. 

358쪽.

마치며

육아와 일을 벗어난 '밤'이라는 시간에 

그녀를 살린 무수한 책의 목록을 보면서 

많은 공감을 했다. 그녀를  살렸던 책의 구절들이

다른 사람도 살릴 수 있다는 깊은 공감을 하면서

말이다. 은유 작가님의 해방의 목록과 사유를 

엿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해방의 밤>을 

강력 추천한다. 읽는 것만으로도 해방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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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놀고 즐기는 열두 달 기념일 - 개정판
전미경 지음, 이수영 그림 / 길벗스쿨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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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벌써 2024년의 구정 설날이 성큼 다가왔어요.

어른들은 명절 준비하느라 마음이 분주하기도 하고,

쉴 생각에 기쁘기도 하고 여러 마음이 드는데

아이들은 마냥 좋은가봐요.

명절 때가 되면 아이들이 전통 음식과 놀이를

접하고는 신기해하더라고요.

오늘은 설날 명절 뿐만 아니라 기념일때마다

읽혀주기 좋은 책 한 권을 소개합니다.

'먹고 놀고 즐기는 열두 달 기념일 개정판'이에요.

이 책은 기념일을 개관해보기 좋은 책입니다.

 

1. 목차 

 

1월 - 신정, 겨울 방학, 소한

2월 - 설날, 입춘, 정월 대보름

3월 - 새학년 시작, 삼일절, 경칩, 춘분

4월 - 봄 소풍, 식목일

5월 - 어버이날,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스승의날, 부처님 오신 날

6월 - 단오, 현충일, 하지, 6 ·25 전쟁일

7월- 여름 방학, 제헌절, 여름휴가(유두절)

8월 - 광복절, 칠석,

9월 - 추분, 추석

10월 - 개천절, 한글날, 가을 소풍, 핼러윈

11월 - 입동

12월 - 대설, 동지, 크리스마스, 마지막날

 

열두 달 기념일은 제목처럼

기념일을 월별로 소개하고 있어요.

이 기념일에는 대표적으로

명절과 절기, 공휴일 등이 나와있구요.

1년에 단 한 번 오는 기념일의

유래와 의미를 배울 수 있어요.

그리고 전통 놀이와 활동이 제시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놀이를 즐기거나 활동을 직접 해 볼 수

있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근로자의 날에 대한 설명과

직업들이 나열되어 있거든요.

활동으로 부모님이 하시는 일 조사하기,

여러 직업들 찾아보기, 내가 하고 싶은 일 그리기 등의 활동이

있어서 기념일의 개념을 익히기 더 좋습니다.

 

2. 내용 소개

 

설날은 음력 1월 1일이죠.

음력으로 새해 첫날에 전통적으로 차례를 드립니다.

그리고 어른들에게 세배를 드리고 덕담과 세뱃돈을

함께 받기도 하죠. 차례상 차리는 방법과

설빔 입는 방법, 윷놀이나 전통놀이 하는 방법이

간략하게 나와 있어요.

아이들과 함께 전통 놀이를 즐겨보아도 좋을 것

같아요.

 

문화적으로 기억하면 좋은 날들도

소개되어 있어요.

부처님 오신날, 크리스마스,

한 해의 마지막날처럼 말이죠.

아이들이 모든 기념일을 다 기억할 순 없으니

명절과 국경일과 기념일, 문화적인 기념일 등

분류를 해서 알려주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아이는 이 책을 한 일주일 내내 읽더니

계속 저에게 퀴즈를 냅니다.

"엄마 음력 1월 1일은 무슨 기념일이게? "

"음~ 뭘까? 모르겠네~"

"에이 그것도 몰라? 설날이잖아."

계속 모르는 척하면 자기가 답을 말해요.

그러다가 맞추는 것도 있고요.

1-2학년 사회, 3-4학년 사회 교과 연계된

내용도 있어서 참고하기 좋을 것 같아요.

설날 명절 관련 책, 초등 저학년 사회 연계책으로

먹고 놀고 즐기는 열두 달 기념일

한 번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본 리뷰는 길벗스쿨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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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의 단어 - 당신의 삶을 떠받치고 당신을 살아가게 하는
이기주 지음 / 말글터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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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편의 단어, 이기주 신간, 에세이 베스트셀러 추천

 

엄마가 두 번의 암 수술을 하시면서 한달 정도 엄마의 병간호를 해야했다. 삭막한 병원 생활을 장기적으로 하다보니 나도 엄마도 지쳐갔다. 식사와 약을 챙겨드리고 잠시라도 산책이라도 하자 싶어서 병원 주변을 나와서 한 바퀴 거닐었다. 걷다보니 황량한 도로가 사이로 노란색 무언가가 살짝 보였다. 민들레였다. 딱딱하고 차가운 콘크리트 사이를 뚫고 나오는 그 생명력, 노란 민들레를 보면서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그러면서 생각을 했다.


'너도 살겠다고 이렇게 딱딱한 콘크리트를 뚫고

나오는구나. 힘을 내야지. 어떻게든 버텨서 살아야지. 정신차리고 엄마를 잘 돌보자.'


민들레를 볼 때마다, 그 단어를 기억할때마다 그 때의 다짐을 떠올린다.엄마가 갑상선암과 유방암으로 한쪽 가슴을 절제까지 했음에도 살아계심에 감사하며, 다시 힘을 냈다.


언어의 온도, 말의 품격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따스한 위로와 공감을 전했던 이기주 작가님이 신간 <보편의 단어>를 출간했다. 어떤 단어로부터 삶과 사람, 그리고 세상의 의미를 찾기를 바라는 마음에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61개의 추상의 단어들로부터 떄로는 위로를, 때로는 소신을, 삶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작가님의 글을 읽고는 많은 생각이 들었었다. 기억에 남는 몇 가지 단어를 나눠보고 싶다.


2. 인상깊었던 단어와 구절

 

보편의 단어는 각자의 상황과 감정에 따라 감동받는 부분이 다를 것 같다. 같은 사물을 보아도 다른 느낌을 받는 것처럼 같은 글을 읽어도 각자의 형편에 따라 와닿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공통되는 부분은 우리 모두 '삶'을 살아가고 있기에, 겪는 여러 감정들이 모양은 다르지만 결을 같이 한다는 점에서 공통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그 교집합을 이기주 작가님은 공감의 언어로 구사한다.

 

아픔

살아가는 일은 고통이라는 이름의 터널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통과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41쪽.

 

삶은 고통이라는 이름의 터널을 통과하는 과정이라는 이기주 작가님의 말이 너무나 공감이 된다. 내가 그 터널을 겪을 때도 있고, 가족이나 다른 사람이 그 터널을 지나갈 때도 있다. 저마다 각자 다른 시기와 강도로 그 터널을 건너간다는 사실만큼은 같다. 아픔을 삭히며 그것을 감내하는 부모를 바라보던 작가님과 코로나 후유증을 자녀가 걱정할까봐 이악물고 참았던 작가님 어머님의 사례가 남일같지 않았다.

부모가 되어보니 아파도 제대로 아프다고 말하지 않았던 엄마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 두 번의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엄마는 얼마나 아팠을까?

워낙 밝으신 분이라 그 때의 감정을 물어보면 늘 괜찮다고 말씀하시지만 분명 내가 가늠할 수 없는 아픔을 겪었을 것이다. 부모가 되고서야 그 아픔을 그나마 머리로는 이해하게 되었다. 엄마가 웃는 게 웃는게 아니었구나라는 사실을 이제사 깨닫는다. 가장 소중한 사람이 아픔의 터널을 지날 때, 더 힘들지 않도록 조금 더 마음으로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탈출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그때 내가 그런 마음을 먹을 수 있었던 건 작가가 되겠다는 포부가 확고했기 때문이라기보다 회사에서 탈출하고야 말겠다는 욕망이 너무나 강렬했기 때문인 것 같다. 무언가를 향해 다가가려는 마음이 아니라 무언가에서 벗어나려는 마음 덕분에 낯선 길로 접어들었다고 할까.

55쪽.


이것도 공감되는 구절이라 초이스. 

나는 작가님처럼 베스트셀러 작가라든지 무언가가 된 상태는 아니지만, 탈출을 시도햇다가 새로운 시작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너무 공감을 했다. 역기능 가정에서 k장녀의 굴레를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결혼을 했고, 걸맞지도 않는 사모의 길을 걷게 되었다. 중간 중간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가 있지만 욕구와 기질을 죽여야 하는 상황이 힘들었다. 선배 사모님들이 보면 mz세대라고 하실터이다. 은혜로만 해결되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 내 안의 해결되지 않은 쓴뿌리와 상처, 내면아이가 약간은 제한적인 상황과 맞물려 더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번외로 시댁과의 갈등도 있었다. 그래서 또 탈출하고 싶었다. 그러던 찰나, 블로그 글쓰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 모든 상황에서 탈출하고 살고 싶어서 시작했던 독서와 글쓰기가 내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었다. 아무 것도 된 건 없지만, 책을 읽으면서 '나'라는 알은 깨고 나가는 중인 것 같다. 내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어린 아이처럼 과거에만 머물러 있던 나를 다른 세상이 있음을 알려준 독서와 글쓰기. 꿈유님의 빡센 글쓰기가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작가님은 그런 탈출 욕구를 나쁘다고 정의내리지 않는다. 그 탈출 욕구 덕분에 자신을 글을 쓰는 전업 작가가 되었다고 그 감정이 자신을 다른 세계로 데려다 줄 수 있기에 그런 마음이 생기면 그대로 둔다고 한다. 나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주일에 크록스 샌들이나 롱부츠를 신고 가면 '감히 사모가!'라는 눈초리를 받는 처지이지만, 상상 속에서 나는 화려한 상의와 가죽 레깅스를 입고 거리에서 마음껏 춤을 춘다. 상상은 자유니까.


탈출 욕구를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도 꽤 멋진 일인것 같다. 상상만으로도 자유롭고 행복하다. 그래서 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 같다. 기분이 좋아졌다.


울음

울음은 하강한다. 우린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는 순간 몸을 웅크린 채 눈물을 뚝뚝 떨어뜨린다. 울음은 웃음과 달리 마음의 안쪽에 켜켜이 쌓이기도 한다.누구나 울고 싶어도 마음대로 울지 못하고 속으로 꾹꾹 삭여야 하는 순간이 있는 법이다....(중략).....그러니 우린 종종 어깨가 들썩 거릴 정도로 울음을 토해야 한다. 눈물을 비워낼 때 생기는 힘으로 현실의 무게와 세월의 장막을 뚫고 미래로 나아가려면 우린 그래야 한다.

89쪽.

평가

아무튼 난 '이거 참 뻔하잖아!'라는 말로 타인의 작품과 세계를 함부로 평가하지 않습니다. 그런 태도로 일관하면 '뻔함'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거나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다른 세계를 상상할 수 없으면 지금 속해 있는 세계에 영원히 머무를 수밖에 없습니다.

96-97쪽.

여백

뭐든 꽉 채우지 않고 일부러 여백을 남겨두기란 어려운 일이다. 여백을 두려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고민과 관찰이 필요하다. 여백을 가리켜 오랜 기다림의 입맞춤이라고 일컫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가 아닐까.

107쪽.

 

위로

우리는 타인을 내려다보면서 위로할 수 없다. 위로의 언어는 평평한 곳에서만 굴러간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위로하기 위해선 무턱대고 따뜻한 말을 쏟아내기 전에 상대와 마음의 높이부터 맞춰야 하는 지 모른다.

위로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자신보다 높은 곳을 향해 고개를 들 힘조차 없는 사람이다.

116-117쪽.


마음에 박힌다. '위로의 언어는 평평한 곳에서만 굴러간다.... 위로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고개를 들 힘조차 없는 사람'이라는 부분이 말이다. 이기주 작가님은 위로받을 상황에 많이 처해졌던 것일까? 어떤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을 글로 언어화 하시는 게 정말 탁월한 듯하다.


깜깜한 터널을 지나가는 듯한 고통 속에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위로를 해 주었다. '정말 힘들겠다, 괜찮니' 그렇지만 그런 위로 뒤에는 평가와 질책, 무시가 담겨져 있어서 또 2차로 상처받기 일쑤였다. 그래서 그 뒤로 솔직한 마음을 나누는 것은 하지 않는다. 새벽기상 아티스트웨이 공책에나 할 뿐.

유일하게 나의 어떠함을 판단하거나 평가하지 않는 지인이 있다. 그 지인한테만큼은 밑바닥까지 보일때가 많다. 위로라는 건 그렇게 평가하지 않고 함께 있어주는게 아닐까.


나도 직업적으로 위로를 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조심한다고 하지만, 무턱대고 영혼없이 위로할 때 상대방의 눈망울이 흔들리는 걸 본다. 그럴때마다 내게 사심없이 베풀었던 지인의 사랑과 위로를 기억한다. 마음의 높이를 맞추는, 진심을 전하는 위로를 하고 싶다.


유행

무엇보다, 세상의 흐름에 무조건 날 맞추거나 다수의 생각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다 보면 '내'가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중략).....유행하는 건 쉽게 변하지만, 유행하지 않는 건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항구적인 가치와 의미는 대개 변하지 않는 것들 속에 잠잠히 숨어 있다.

189쪽.

 

건사

"글쎄요. 특별한 방법 같은 건 없었어요. 아무리 해도 안 되는 날은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않았습니다. 그냥 버티는 게 목표였어요."

275쪽.


건사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자신에게 딸린 것을 잘 돌보아 거두다. 잘 간수하여 지키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경기가 잘 안풀리는 날은 '버틴다'라고 말했던 야구선수의 말이 이 단어와 꽤 잘 어울리는 듯 하다. 그 연결점을 작가님은 어떻게 찾았을까 신기!

산다는 건 잘하는 날도 있지만, 못하는 날도, 안풀리는 날도 있기에 그럴때는 '버티며' '건사'하는 게 필요한 것 같다.

둘째가 코로나와 폐렴 때문에 방금 퇴원했다.

한 때 유행했던 존버라는 말이 떠오르는 날이다.


3. 마치며

 

나는 이기주 작가님이 추상의 언어에서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을 언어로 구현했는지 놀라웠다.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소중하고 작은 단어들 사이에서 삶의 의미와 방향을 잡아가는 작가님의 따뜻한 말들이 잔잔한 위로가 되었다. 작고 작은 단어에서도 삶의 풍성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이기주 작가님의 신간 <보편의 단어>는 지치고 힘든 인생길 가운데 마시는 물 한모금같은 책이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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