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한 나는 하늘을 보았다
구보 미스미 지음, 서혜영 옮김 / 포레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여러 가지 의미에서 정말 놀랐다. 중학생 때 엄마가 이동도서관에서 아마 별생각 없이 빌려다 주셨을 <채터리 부인의 사랑> 읽고 충격받았을 때만큼 놀랐다. 물론 당시에 충격을 받은 나머지 특정 페이지를 표시해놓고 반복에 반복을....

구보 미스미의 <한심한 나는 하늘을 보았다>.

처음 듣는 작가에 처음 듣는 소설. 어딘가에서 지나가다 언급된 것을 보고 살짝 궁금해졌었는데 하필이면 또 절판 도서에 별로 유명하지 않은 작품이라 도서관에도 없는 것이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알라딘 온라인 중고서점에 있었고. 냉큼 주문해서 받았더니 비닐로 쌓여서는 표지에 19세 미만 구독불가 딱지가 붙어있는 것이다. 뭐지? 하고 읽는데, 우와.....

진짜 어마어마 어마 하게 야하다. 물론 내가 포르노도 보지 않고 야시시한 콘텐츠를 전혀 소비하지 않기 때문에 더 놀랐을 수는 있다. 그러나 찾아본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도 야하다고 하니 진짜로 야한 걸로. 심지어 그 야한 느낌도 대단히 일본스러운(?) 방향으로 야하다. 그..... 차마 말로 설명이 어려운데, 하여간.... 아무튼.... 음... 아주 간단한 예를 들면 오타쿠 주부가 남자 고등학생을 꼬드겨서 매일 성관계를 하는 그런 내용이 나오는데 음... 물론 여기에도 또 사연이 있습니다만 하여간.

소설 전체적으로 말하자면 당연히 줄거리도 짜임새 있고 인물과 설정도 독특하며, 문학적으로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 단순히 야하기만 하면 그건 야설이나 포르노일 것이고. 작가에 의하면 “추하고 나약하고 어떻게 해볼 수 없는 부분까지 서로 인정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깊은 유대에 대한 소설˝을 쓰고 싶었다고 한다. 다만 문학성이나 내용에 관계없이 수위가 이 정도쯤 되면 아무래도 읽으면서 받게 되는 어떤 충격(?)이랄까가 있는 것이다. 사고방식이나 의식의 흐름 역시 내가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이고. 그럼에도 페이지는 매우 잘 넘어갑니다요, 네.

그냥 소설집인 줄 알았는데, 5편의 단편이 나름 연결되는 연작소설이었다. 그러니까 옴니버스 형식으로 인물들, 남고생, 주부, 남고생의 여자친구 등등이 제각기 이야기를 가지고 한편씩 주인공이 되는 식이다. 가만 보면 일본 소설에 유난히 이런 방식이 많이 사용되는 듯하다. 요시모토 바나나 소설 중에도 이런 게 있었던 것 같고, 요시다 슈이치의 <퍼레이드>도 이런 스타일이고.

지나치게 천박하다거나 불쾌하거나 한 소설은 아니다. 다만 이렇게까지 자극적일 필요가 있었나 하는 의문도 든다. 호불호가 매우 갈릴 수 있는데, 좋아할 만한 분들의 리스트가 좀 떠오르지만.... 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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