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쟁이 빅터 아저씨 날마다 그림책 (물고기 그림책) 24
박민희 글.그림 / 책속물고기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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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쟁이 빅터 아저씨는 표지에서 보이는 인상만으로도 굉장히 예민하고 까칠한 성격으로 보인다.  거울 속에 비친 빅터 아저씨는 상하의 흰색 옷을 입고 빗질을 하고 있는데 머리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시끌벅적한 도시에 살고 있는 빅터 아저씨는 굉장히 특이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날마다 흰색 옷만 입고 흰색 구두, 흰색 모자, 흰색 넥타이가 옷장 안에 가지런히 걸려있다. 아저씨는 지독한 깔끔쟁이에다 뭐든지 깨끗하고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지 않으면 화가 난다.

그래서 빅터 아저씨는 친구가 한명도 없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매사 깔끔한 성격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사회 생활이 힘들다. 비가 오나 맑은 날이나 저녁이든 밤이든 아저씨는 늘 혼자다. 하지만 아저씨는 혼자가 편하고 좋다고 생각해서 혼자라도 얼마든지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날 세탁소 가는 길에 평소랑은 다르지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이 아닌가!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하얀 옷이 더럽혀지기라도 할까봐 조심조심 사람들 틈을 피해 겨우 그 자리를 빠져 나왔는데 누군가 아저씨를 부르는 소리에 돌아본 순간 커다란 토마토가 '퍽'하고 날아 오며 아저씨의 옷이며 머리며 빨간 토마토 물이 뚝뚝 떨어지며 모든 것이 엉망이 되었다. 그제서야 아저씨는 오늘이 토마토 축제 날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토마토를 던지며 즐거워 하는 사람들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빅터 아저씨는 요상한 축제가 끝날 때까지 어딘가에 숨어있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것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아저씨가 숨어있는 곳까지 몰려들어 결국 빅터 아저씨는 새빨간 토마토 범벅이 되고 말았다. 너무너무 화가 난 빅터 아저씨는 토마토 하나를 집어 아무에게나 던져버렸다. 그냥 던졌을 뿐인데 누군가 정말로 제대로 맞은 것이다. 그제서야 아저씨는 자신이 던진 토마토에 사람들이 맞아서 빨갛게 물들면 기분이 좋아졌고 웃음도 절로 나왔다. 아저씨는 주위 사람들과 어울려 더 신나게 놀았고 편을 갈라 놀다 보니 어릴 적에 하던 전쟁놀이 같다며 즐거워하는 아저씨의 모습은 지독하게 깔끔쟁이였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하얀 옷이 토마토 범벅이 된 채 즐거워하는 아저씨의 모습이 자유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어느 덧 해가 저물고 집으로 돌아온 아저씨는 거실 전체에 토마토 범벅이 된 옷가지를 늘어뜨리고 욕실로 향했다. 손가락에 뭍은 토마토를 맛보며 '오늘 정말 재미있었어'라고 생각한다. 자꾸만 웃음이 난다. 아저씨는 더 이상 깔끔쟁이가 아니다. 사람들과 어울려 즐거운 축제를 온 몸으로 만끽한 아저씨는 머드 축제에 놀러 갔다. 그리고는 "내일은 또 뭐하고 놀지?" 하며 놀거리를 고민한다.


청소하는 것을 무엇보다 좋아하던 깔끔쟁이 빅터 아저씨는 더 이상 깔끔쟁이가 아니다. 깔끔한 것보다 적당히 지저분한 것이 어쩌면 좀 더 인간적이고 편할 수 있다는 것을 아저씨는 알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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