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 무엇이 가치를 결정하는가
마이클 샌델 지음, 안기순 옮김, 김선욱 감수 / 와이즈베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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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알고 후속작으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알게 되었다. 제목으로부터 나오는 이 포스란...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 이전에 SBS에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라는 주제로 방청 안내를 하길래 너무 가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태어난지 한 달 밖에 안된 신생아를 돌봐야 하는 입장이었기에 아쉬움만 안고 덮어두었었다.

그러다 좋은 기회가 되어 책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되었고, 집안일과 육아를 하는 틈틈이 시간을 쪼개어 읽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내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그래도 아직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있지 않나?

지난 주말에 종영한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박민숙역의 김정난은 극중 연하 남편의 바람끼와 생기지 않는 아이 때문에 힘들어한다. 이렇듯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생각에 따라서는 행복이란 기준이 되는 이러한 것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며 돈을 이용한 새치기가 과연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또 한번 스스로에게 던져 보았다. 마이클 샌델 교수에 의하면 새치기의 문제점은 불공평과 부패라고 이야기했다. 돈으로써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은 분명 불공평하지만 시간은 곧 돈이다. 일정부분 돈을 지불하고 시간을 다투는 일에 대해 그만큼 시간을 벌 수 있다면, 줄서기를 대신 해주는 기업에서 줄을 서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 노숙자를 고용해서 일을 할 수 있게 한다면 한편으로는 고용을 나눈다는 시선으로 바라볼 수도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 보았다.

 

공공연하게 일정 대가를 치르고 이루어지는 새치기를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다시 말하면 그것을 새치기라고 생각조차 못했던 것 같다.

 

두번째 챕터의 <인센티브>에서는 이스라엘의 어린이집에 관한 한 연구를 하였는데 이따금 부모들이 아이들을 늦게 데리러 오는 것이었다. 교사는 퇴근하지 못하고 부모들이 도착할 때까지 아이들을 지키고 있어야 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벌금제도를 도입했는데 실제로 아이들을 늦게 데리러 오는 경우가 더 늘어났다고 한다. 이 사례는 '사람은 인센티브에 반응한다'고 주장하는 일반 경제학 논리의 모순을 보여준다. 아이를 늦게 데리러 올 때 느꼈던 죄책감이 요금을 지불하고 누릴 수 있는 서비스로 변질되어 역효과를 불러 일으켰다. 금전적 인센티브가 규범을 바꾼 것이다. 이는 또한 벌금과 요금에 대한 인식 자체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항상 '시장이 옳은가?' 라는 질문을 던질 때에는 인간의 도덕성과 연관지어 생각해 볼 때 효율성만 추구하기보다는 무엇이 정말로 소중한 것인지, 한 번 뿐인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그 뿌리부터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하는 건 아닌지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이 더 복잡해짐을 느꼈다.

 

 

+

 

벌금과 요금의 차이는 무엇일까? 벌금은 도덕적으로 승인 받지 못하는 행동에 대한 비용이고 요금은 도덕적 판단이 배제된 단순한 가격이다. p.99

 

"우리는 정당하게 행동함으로써 정당해지고, 절제함으로써 절제하는 사람이 되고, 용감하게 행동함으로써 용감해진다"(아리스토텔레스). 이타주의,관용,결속, 시민 정신은 사용할수록 고갈되는 상품이 아니다. 오히려 운동하면 발달하고 더욱 강해지는 근육에 가깝다. p.177

 

죽어가는 사람에게 치료비를 제공하거나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을 좌절시키는 등 가치 있는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서라면 타인의 사망과 불운으로부터 투자가들이 이익을 얻게 해주고 이에 따르는 도덕적 대가를 치르는 것도 불사해야 할까?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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