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은 보이지 않아도 태도는 보인다
조민진 지음 / 문학테라피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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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에서 16년째 기자로 일하고 있는 저자의 책을 읽고 있노라니 나의 첫 회사 생활이 떠올랐다. 남들보다 조금은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나는 큰 조직에 적응하며 내 일을 알아가는 것에 급급하여 나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팀에 막내로 들어가 성실히 내 몫의 일을 해 내는 것. 책 제목처럼 역시 조직에서나 인간관계에서 '태도는 보이는 것'에 공감할 만큼 주변의 좋은 평판이 쌓여서 회사의 중심부 서로 발령이 났었다. 사람들이 날 좋게 평가해 주는 것이 좋았고, 꽤 즐겁게 회사 생활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생활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주기적으로 오는 슬럼프. 어느 순간 갑갑증을 느낀 나는 공부를 하겠다는 생각으로 퇴사를 감행했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말렸지만 그냥 내 고집대로 밀고 나갔고 그 후 공부를 마치고 동종업계 다른 회사에 입사를 해서 회사 생활을 이어나갔다. 난 항상 오래 일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결혼을 해서도 커리어는 계속 이어나가고 싶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십여 년 동안의 조직 생활을 끝내고 전업주부가 되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책을 좋아하긴 했지만 많이 읽진 못했는데 결혼하고부터 책을 가까이하게 되었다. 읽고 쓰고는 전업주부의 삶에서 시작되었다. 어느 곳에 소속감 없이 내 이름이 아닌 누구의 엄마로 살아가는 삶이 어색하고 적응되지 않았다.

책이라도 읽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심정. 나는 지금도 다시 일터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저자의 말처럼 어떻게 하면 나를 조금이라도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지를 늘 고민한다. 늘 계획만 하고 머릿속에 담아두었던 것들을 조금씩 실천하고 있다. 불안감이 조금씩 줄어드는 기분이 든다.

좋은 습관을 만드는 건 어렵지만 시작해 볼 만한 시도다. 정해진 루틴대로 하루를 여는 것이다.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로서도 스스로 좋은 습관은 옆에서 지켜보는 아이들에게 말로써 하는 잔소리보다는 훨씬 이로운 일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는 말을 나는 항상 명심하려고 한다.

'노력하는 자세'가 결국 '즐기는 자세'를 이끈다는 건 확실한 증거다.

나도 언젠가는 나의 이야기들을 모아 에세이를 출간해 보는 것이 꿈이다. 말 그대로 꿈.

글을 쓴다는 건 가장 성숙한 내면의 자아를 길어 올리는 일이다. 내면의 자아는 시끌벅적한 일상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외적 자아와는 또 다른 모습이다.

p.124

요즘은 '부케'의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 본모습을 중심에 두고 더 많은 정체성을 갖고 살아가는 나를 상상해본다.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아이는 탐험가라는 또 다른 꿈이 생겼다고 한다. 그림 그리는 탐험가. 참 멋진 꿈이다. 탐험가는 여러 나라를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언어에 자유로워야 한다며 영어뿐만 아니라 다른 언어도 배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심지어 6개국어를 하겠다고. 예술가로 살아가는 아이의 모습을 나는 또 상상해본다.

너 참 부럽다.

초5인 딸아이는 이제 뭔가 스스로 하는 공부를 즐기기도 하고 심지어 좋아하기까지 한다. 이렇게 되기까지 지지고 볶기를 몇 해. 아무리 옆에서 잔소리하고 꾸중을 해도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지 않으면 좋은 습관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아이들은 삶의 자세를 공부에서 배운다고 생각한다. 지금 나의 자리에서 해야 할 일, 성실하게 이어 온 시간들이 나를 당당한 나로 만들어 준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인생은 결국 자세에 대한 문제다' 이 말에 적극 동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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