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석제의 농담하는 카메라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6월
평점 :
일시품절


철학자 베르그송은 이렇게 말했다.

"금단의 열매의 추억은 인류의 기억 속에서와 마찬가지로 우리들 각자의 기억속에서도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굳이 심오한 철학이 깃들어진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성석제의

이야기에는 여유가 있다.

그것은 농익은 과실이 달다 못해 미적지근한 맛을 내는 게 아니라 적당히 익고 감칠 맛이 난다.

연륜이 묻어나고 농후한 그림자가 이야기에 어른거린다.

비경이라는 마음의 거울을 들고는 진부한 일상에서건 거대한 도시밖에서건,

또는 똥이건 성스러운 만찬이건 파노라마 처럼 놀려대는 그의 비경은 자못 진지하다 못해

피식 하고 웃음이 나오게 한다.

빡빡한 틈에서 공간을 찾고 숨통을 찾는 그의 노력이 쉬지 않고 달려온 나에게서나 우리들에게서

'농담과 재치 혹은 여유로움' 까지 선사하면서 삶에 충실하고 감사하고 한번 더 되새겨

볼만하게 만들어 준다. 그의 글에서 포착되는 인간을 향한 끝없는 연민과 갈구는

이 시대의 냉철함과 이성을 요구하는 작금의 사회에 대한 한 방의 펀치 같은 신선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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