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남동생과 남동생의 몫은 소중하고 귀해서 아무나 함부로 손대서는 안 되고, 김지영씨는 그 '아무'보다도 못한 존재인 듯했다.
27: 김은영 씨가 태어났을 때, 어머니는 갓난 아기를 품에 안은채 어머님, 죄송해요, 하며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렸다.
46: 작은 성취감을 느꼈다.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절대 권력자에게 항의해서 바꾸었다.
68: 여자는 다행이라며 대뜸 학생 잘못이 아니에요, 했다. ..이상한 그들이 문제지 학생은 잘못한 게 없다는 여자의 말을 듣는데 김지영 씨는 갑자기 눈물이 났다.
72: 결정적인 순간이면 '여자'라는 꼬리표가 슬그머니 튀어나와 시선을 가리고, 뻗은 손을 붙잡고, 발걸음을 돌려놓았다. 그래서 더 혼란스럽고 당황스러웠다.
...그 전에 죽을지도 모르는데, 왜 일어날지 모르는 미래의 일에 대비하느라 지금 하고 싶은 걸 못하고 살아야 해?
85: 김지영 씨는 자신이 의외로 사람들을 좋아하고, 어울리기 좋아하고, 남 앞에 드러나는 일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95:김지영 씨는 번쩍, 하고 눈 하나가 더 떠지는 기분이었다.
97: 어쩌라고? 부족하면 부족해서 안 되고, 잘나면 잘나서 안 되고, 그 가운데면 또 어중간해서 안 된다고 하려나?
100: "나 원래 첫 손님으로 여자 안 태운는데, 딱 보니까 면접 가는 거 같아서 태워 준 거야".. 배려라고 생각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무례를 저지르는 사람.
112: 근데 왜 여자들은 알아서 하는 사람이 되었을까
160: "나도 대학까지 나온 사람이에요" 점원의 뜬금없는 말에, 어이없게도 김지영 씨는 울컥 서러워졌다.
163: 아이를 낳았다는 이유로 관심사와 재능까지 제한받는 기분이었다. 설렘은 잦아들고 무기력이 찾아왔다.
174: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 그거밖에 할 게 없어서가 아니라 그게 꼭 하고 싶어서 하는 일, 김지영 씨도 그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