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호랑이가 '콩콩콩'? 덩치 큰 호랑이가 걸어가면 '쿵쿵쿵' 이어야 하는 거 아닌가?
방승희 작가님의 신작 '커다란 호랑이가 콩콩콩'은 제목에서부터 호기심을 유발한다. 제목을 접하자마자 아이들보다 내가 더 그림책 내용이 궁금했다. 그래서 덜컥 집어들었다. 그리고 첫째와 함께 책속으로 빠져들었다(예상대로 둘째는 책에 관심이 없었다. ㅎㅎㅎ).
동화속 주인공 해미와 꼬마호랑이. 해미는 맛있는 떡을 만들고 있다. 그런 해미를 지켜보던 호랑이는 자신도 함께 만들어 보기를 원한다. 마치 어른이 무언가 하고 있으면 아이가 호기심을 가지고 함께 해보고 싶어 달려드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해미는 우선 순위를 잊지 않는다. 모든 요리 앞에서는 정갈해야 하는 법! 호랑이에게 어푸어푸 세수 잘했는지, 치카치마 양치도 잘했는지 물어본다. 조금 귀찮고 하기 싫은 행동이지만, 해미와 함께 떡을 만들고 싶어하는 호랑이는 세수도, 치카도 열심히 한다. 그리고 결국 함께 떡을 만들고 나눠 먹는다. 그런 과정속에서 꼬마호랑이는 어린호랑이가 된다. 해미와 함께 지내며 조금씩 성장한 것이다.
이 책은 '요리를 하거나 음식을 먹기 전에는 항상 깨끗히 씻어야 한다'라는 단순한 교훈적인 이야기만 담고 있지 않다. 아이가 스스로 하게끔 만드는 부모, 형제의 태도에 관한 내용도 담겨있다. 짧지만 다양한 깨달음을 담고 있는 그림책을 좋아하는데 이 책 역시 내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심지어 첫째는 한 번 더 책을 읽어보고는 둘째와 셋째가 스스로 잘 할 수 있도록 모범을 보이겠다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첫째가 부쩍 자란 것처럼 보였다. 마치 그림책 속 꼬마호랑이가 어느새 해미를 태우고 달릴 정도로 큰 어른호랑이가 된 것처럼 말이다.
그림책은 아이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란 사실을 '커다란 호랑이가 콩콩콩'을 통해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아이뿐만 아니라 나 역시 이 책을 통해 조금은 더 어른다운 어른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