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 들어 소의 식용이 늘어난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소의 대량 사육을 위해 점점 더 많은 목초지를 필요로하게 된다.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 나서부터는 생태계 파괴와 원주민들의 거주지역을 빼앗아가면서까지 쇠고기 확보에 열을 올린다. 그 정도가 얼마나 심했느냐고하면 몇 천년을 터전으로 삼고 있던 버팔로들이 불과 한세기만에 멸종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만다. 버팔로의 멸종과 더불어 버팔로를 사냥하며 생을 살아오던 원주민들 역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만다. 원주민들은 그들의 삶을 터전을 소에게 내어주고 소를 사육하는 카우보이가 되었으며 힘들게 벌어들인 재화로 다시 쇠고기를 소비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북아메리카에서 만족하지 못한 사람들은 남아메리카로 사육지를 확장시켰다. 그 결과 지구의 열대우림이 심각하게 파괴되었고 사막화까지 진행되었다. 소들이 지나간 자리에 남아있는 것은 없었다. 지구 표면의 담수를 고갈시켰고 그들의 배설물로 인해 대지와 강이 오염됐다. 야생의 종들이 소들에 의해 멸종의 위기로 내몰리고 말았다. 나와는 상관없는 아주 먼 곳의 이야기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소를 사육하고 유통하는 자들은 그런 맹점을 노리고 인류의 거주지와는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에 사육장과 도살장을 만들었다. 유통되는 쇠고기의 모양으로는 절대 눈이 크고 맑은 소들을 연상시킬 수 없게끔 가공했다. 그래야만 소비를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아직도 많은 빈곤국가에서 식량이 부족하여 굶어죽는 이들이 많다. 과연 그들에게 돌아갈 식량이 부족해서 그런 것일까? 이 책에 따르면 미국에서 생산되는 곡물의 70%가 가축 사육을 위해 소비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앞으로 영국을 비롯한 소고기 소비가 높은 나라들을 위해, 그리고 점차 쇠고기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국가들의 욕구에 의해 더 많은 양의 곡물이 가축 사육을 위해 쓰여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식량을 낭비하면서 빈곤한 자들을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채식을 하며 육류의 소비를 줄인다면 사람과 동물, 자연과 지구가 더 나은 삶을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나 역시 아직까지도 모든 종류의 고기가 너무 좋기 때문이다. 나의 건강한 생활을 위해서 시작한 채식이지 인류와 자연을 생각하면서까지 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책에서 이야기하는 모든 것을 수용하기도 어려운게 사실이다. 그럴 가능성이 낮지만 종국에 완벽한 채식주의자가 되기 전까지는 비판적 수용을 유지해야겠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채식을 지향하는 입장에서 읽었는데도 상당히 자극적이며 극단적이라 육식을 즐기는 분들뿐만 아니라 채식을 하시는 분들에게도 추천하기 힘든 책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본인의 건강을 위해서 채식을 추구하거나, 금전적 지출을 줄이기 위해 강제로라도 육식을 중단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슬며서 언급할 정도는 될 듯하다.
책 내용에 따라 육식을 너무 야만적으로 표현한 듯 하지만 전혀 그럴 의도가 없음을 밝힌다. 채식이던 육식이던 본인에게 맞는 식습관을 유지하면 건강한 생활이 되기를 바라면 이만 서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