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시가 좋았다. 짧은 글, 단어 하나하나에 녹아있는 시대와 문화를 관통하는 시인의 시선을 따라갈 수 있는 사실이 기뻤다. 그들을 닮고 싶어 끄적끄적 따라 쓰기도 했다. 못 써도 상관없었다. 그러는 가운데 나 역시 조금이나 시인의 시선을 체험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책 좀 읽는 사람들 집에는 언제든지 꺼내볼 수 있는 시집 한 두 권이 있다고 한다. 미니멀 라이프를 하면서 보유하고 있는 책을 50권 이하로 유지하고 있는데 벌써 시집이 네 권이나 된다. 비율로 따지면 8% 엄청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두 개의 달 시화집 봄’을 집에 들였다. 여느 시집과는 확연하게 다른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이 시화집에서는 봄 내음을 마음껏 느낄 수 있다. 윤동주의 ‘봄’을 시작으로 따뜻하고 포근한 봄 기운을 마구 스며든다. 시와 함께 실린 그림은 그 감정을 더욱 증폭 시킨다. 어느 페이지에서는 그림에 시선이 멈춰 한참을 들여다 보기도 한다. 시에서 받은 여운이 그림에 겹쳐지면서 쉽사리 떠나지 않는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