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 인간의 소비심리를 지배하는 뇌과학의 비밀
한스-게오르크 호이젤 지음, 강영옥 외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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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물건을 살 때 매우 합리적으로 선택한다.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제품을 찾아보고, 같은 제품이라도 조금 더 싸게 파는 최저가 판매자를 검색한 뒤 구매평을 꼼꼼이 살펴 본다. 최종적으로 결제하기 전에는 할인이 가능한 쿠폰을 살펴보기도 하고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카드사 역시 확인한다. 상품을 소비하는데까지 빈틈이 없다. 제품을 구입하고 난 후에도 매우 현명한 소비를 했다며 스스로를 격려하고 위로한다.

그런데 이런 소비과정이 정말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이루어졌을까?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에서는 소비를 하는 일련의 과정이 단지 뇌가 일으키는 착각이라고 주장한다. 구매결정은 주로 감정적으로 내려지며 우리의 자아는 구매결정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우리의 소비 패턴은 무의식중에 이미 구매 결정이 난 제품을 의식적으로 끼워 맞추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판매자 입장에서 구매평을 관리하고 상품설명에 신경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입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감정적, 심리적 측면을 이용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무의식적 측면을 자극할 수 있을까?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크게 세 가지로 자극 시스템과 지배 시스템, 그리고 균형 시스템으로 나눌 수 있다.

자극 시스템에 주로 반응하는 사람들은 젊고 모험을 좋아하는 남성들이 많다. 신비로움, 환상, 모험, 스릴, 놀이 등을 통해 쉽게 접근하고 자극할 수 있다. 자동차를 예로들면 거친 장소를 거침없이 질주하는 랜드로버 같은 차량이 자극 시스템을 적절하게 관리하며 포지셔닝했다고 볼 수 있다. 오랫동안 격투 스포츠의 제왕으로 군림하던 복싱을 밀어내고 MMA가 인기를 모으는 것도 자극 시스템을 활용한 포지셔닝으로 볼 수 있다.

지배 시스템은 사회생활이 어느 정도 안정되고 위치가 있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감정이다. 이들은 물건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과 타인을 구분짓는 잣대로 사용한다. 샤넬과 같은 명품 백이나 벤츠같은 외제차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지배 시스템을 우선으로 하는 소비자는 아무리 고가의 제품이라도 이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낼 수만 있다면 기꺼이 소비하는 특성이 있다.

균형 시스템은 안전과 안정을 추구한다. 출산한 여성들이 아이들을 위해 유기농 식품이나 제품에 아낌없이 지출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자동차를 선택할 때도, 앞서 자극/지배 시스템에 치중한 소비자들이 활동적이고 지위를 나타내는 제품을 선택했다면, 균형 시스템을 중요 시 하는 소비자는 자동차가 가지는 안전성과 편안함을 우선으로 살펴보게 된다. 따라서 같은 자동차를 판매하더라도 소비자 각각의 감정이 어느 것을 우선으로 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면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무의식을 점령하고 판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것이다.

감정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연령, 성별, 문화 차이에 따라, 혹은 마케팅 기법에 따라서도 소비 스타일과 습관이 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미세한 차이를 파악하고 소비자의 감정, 심리상태를 완벽하게 분석한다면 성공적인 마케팅으로 이어질 수 있겠지만 현실적인 제약과 어려움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최소한 소비자의 소비 패턴은 결코 합리적이지도 의식적이지도 않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자신이 판매하고자 하는 제품에 대한 타겟과 그들이 원하는 욕구를 파악해야만 성공적인 포지셔닝과 판매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소비심리에 대해 뇌과학, 심리학, 신경학 등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하고 이론을 정립하였으며 예시를 통해 이해하기 쉽게 쓰여졌다. 또한 소비심리에만 국한된 정보가 아니라 우리 인간의 감정과 심리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가능하게 한다. 나 역시 특정 제품을 판매하고 싶어 마케팅 관점으로 접근한 책이지만 그 이상의 소득을 얻은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도서관에서 대여했던 책 중에 정말 마음에 들어서 추후에 구매 후 다시 한 번 정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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