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병 - 인생은 내 맘대로 안 됐지만 투병은 내 맘대로
윤지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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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그림 책방이라는 곳에서 플리마켓이 열러 잽사게 신청하고 참여했다. 카모메 그림 책방의 주인은 그림책이 좋아 책방을 차리고, 책을 내고, 그림책과 관련된 강의를 하시는 분이였는데 집 근처 도서관에서 강의를 들으면서 알게 되었다. 이분은 구스타프 칼 융의 심리학, 특히 꿈 해석에 대해 학사학위를 받으신 분인데 그림책과 연관지여 이야기해 주시는 부분이 마음에 와닿았었다. 그래서 꼭 책방에도 한 번 가 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연인지 아니면 칼 융의 동시성 효과 덕분인지 금방 기회가 찾아왔다.

플리마켓을 하고 계시던 꼬맹이언니님께서 육아휴직을 응원한다며 개구리 인형을 하나 선물해 주셨다. 적지 않은 가격이라 비용을 지불하려고 했었는데 결국 받지 않으셨다. 감사한 마음으로 선물을 받고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본인이 아시는 분 중에 직장을 다니면서 취미로 동화/그림책 글을 쓰시다가 이제는 직장을 그만두고 전문 글 작가를 하시는 분이 있다며 알려주셨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응원과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책 하나를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윤지희 작가님의 "사기병"을 추천해 주셨다. 윤 작가님은 방긋 아기씨뿅가맨등으로 유명한 그림책 작가님인데, 현재는 위암이라는 병마와 싸우고 계신다. 책방에서 앞부분을 조금 읽는데 눈물샘이 터질 것 같아서 급하게 구매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내님에게 이 책에 관해 설명해 줬더니 일하다 말고 읽기 시작했다. 그림책(만화)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1시간이면 읽을 수 있는 책인데 아내님은 중간중간 울음이 터져 다 읽는데 30분이 더 소요되었다. 사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이 책은 윤지희 작가님의 위암 투병기다. 동네 병원에서 위암으로 의심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점점 큰 병원으로 옮겨서 검사했는데 결국 위암 4기(말기) 확정을 받는다. 여기저기 전이까지 되어 있는 상황.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본인을 위해, 그리고 두 돌이 안 된 아들과 남편을 위해 치열하게 투병 생활을 이어간다.

막상 죽음이 다가왔다는 생각이 들자 모든 것이 소중하고 감사해졌다고 한다. 근처 공원에서 따스한 햇볕을 쬐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바닥에서 피어나는 잡초를 보는 것에서도 행복을 느낀다고 했다. 심지어 숨 쉬는 이 순간 역시 감사히 여긴다고 한다. 상당히 공감이 가면서도 안타까웠고 그저 작가님의 건강을 간절히 기원할 수밖에 없었다. 작가님의 가정에 진심으로 행복과 축복이 가득하기를 기도했다.


요즘 들어 우리 가족은 아침에 눈 뜨는 순간부터 새로운 하루가 주어진 것에 대해 감사 인사를 한다. 우리에게 건강한 에너지를 주는 음식 앞에서도 감사해하고, 일상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에도 감사해한다. 가족을 넘어 이웃,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도 감사해 하고 그들의 행복을 빈다. 잠들기 전에는 "고마워, 사랑해, 축복해"라는 인사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물론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왠지 모르게 낯간지럽기도 하고 이런다고 뭐가 달리질까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급씩 연습하다 보니 놀라울 정도로 삶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런 습관을 지닐 수 있는 것은 언젠가 책에서 "당장 며칠 후에 죽게 된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라는 문구를 접하고 나서부터였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어떻게 살고 싶은가, 꿈은 무엇인가" 등등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문이 이어져 나갔고 내가 원하는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내가 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하루를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행복한 삶과 관련된 여러 책과 강의, 명상을 접했고 그것들을 통해 점점 더 내가 원하는 삶에 다가왔다. 솔직히 지금 내 삶의 만족도는 99.9%가 된다. 훗날 내가 적어 놓은 버킷리스트 30개를 달성하면 나머지 0.1%가 채워질 것 같다.

사기병을 통해 다시 한번 우리의 삶을 생각해 본다. 물론 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바로 우리의 곁에 곳곳이 숨어있다. 조금만 생각을 바꾼다면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우리의 몸이 건강하다면 더욱더 쉽게 찾을 수도 있다. 건강을 잃은 후, 혹은 시한부 선고를 받고 나서 지난날을 후회하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부터 바로 옆에 있는 행복을 발견하는 건 어떨까 싶다. 마지막으로 윤지회 작가님의 건강을 기원하며 독후감을 마무리한다.

모두 모두 아프지 말고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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