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 살아 있는 이들을 위한 열네 번의 인생 수업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며칠 전, "사기병"의 후기를 남기면서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비슷한 시기에 지인분이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포스팅을 했었는데, 왠지 모르게 다시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왜냐하면, 나의 기억으로는 이 책 역시 죽음에 관한 책으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그 길로 도서관에 들러 몇 권의 책과 함께 대출 했다.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책이 출판된 지 20년이 훌쩍 넘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의 손을 거쳐서 갔고, 또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감동과 교훈을 주었을까? 작가인 미치 앨봄은 이 책을 모리 교수님과 함께한 마지막 논문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세상 그 어떤 논문도 이보다 더 감동적일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고, 함께 나눠 먹는 것을 좋아하며, 춤추는 것을 좋아하는 모리 교수님은 어느 날부터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단순히 나이 때문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석연치 않았던 교수님은 병원을 찾게 되고, 정밀 검사를 통해 루게릭병이라는 희귀병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다. 자기 죽음이 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모리 교수님. 점점 더 자신에게 다가오는 죽음이라는 현실을 두려워하지 않고 기꺼이 받아들이기로 결심한다.

그 시기에 미디어를 통해 은사님의 소식을 접한 미치 앨붐의 삶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일에 파묻혀 여유가 없는 생활,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이 진정으로 소중한지 알지 못한다. 그저 자신의 이름으로 기재된 신문의 사설을 확인하는 순간만이 자신의 존재 의미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하지만 매주 화요일, 모리 교수님을 찾고 대화를 나누면서 조금씩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기 시작한다.

화요일의 사람들. 그들은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사랑, 용서, 문화, 의미, 믿음, 돈, 가족... 그 어느 것 하나 불필요한 것은 없다. 안타까운 사실은, 많은 사람이 자신에게 죽음을 다가온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평생 살 수 있을 것처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리 교수님은 의미 없는 생활을 하느라 바삐 뛰어다니면서 인생을 낭비하거나, 진정으로 소중한 것을 놓치는 일이 많은 것에 안타까워했다. 교수님이 칭하는 사람들에는 작가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는 부끄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나 역시 책을 읽으면서 부끄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교수님의 지혜와 교훈은 그들의 관계를 넘어서 책을 읽고 있는 독자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책을 덮으면서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정말 감사한 것은, 지난날에 대한 후회보다는 앞으로의 삶에 대한 뚜렷한 목표와 소명 의식을 확고히 한 점이다. 그리고 죽음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단순히 두렵고 피하고 싶은 대상이 아니라 아름답게 받아들일 수 있는 존재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진정으로 죽음을 받아들인다면 앞으로 남은 삶을 더 아름답게 살아야 한다는 사실도 쉽게 받아 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나와 내 주변의 모든 사람이 인생을 더 아름답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