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때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을 접한 이후로 심리학과 뇌과학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관련 책을 다수 읽었다. 첫 번째 심리학 책이 워낙 강력해서 그런지 이후에 읽었던 책들은 사실 대부분이 기억나지 않는다. 아무리 마음에 든 내용을 필사하고 독후감을 적었어도 시간의 흐름 속에 잊혀지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다.
"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 역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한 권의 책 속에 75가지나 되는 심리법칙을 꾹꾹 눌러 담았다면 어딘가 모르게 부산스러워 집중이 되지 않을 거라는 편견을 가졌다. 번역자 역시 옮긴이의 말에 *"이미 여러 심리학 법칙에 대해 듣고 읽은 바가 있어 새로운 게 있을까 싶었고, 바이블처럼 많은 법칙을 한꺼번에 엮어 내용의 깊이가 얄팍하지 않을까 싶었다."* 라고 고백했다. 어쩜 이리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하지만 나(우리)의 생각이 크게 잘못되었다는 걸 깨닫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다양하고 익숙한 예시에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책에 빠져 들었고, 나중에는 탄력이 붙어 손을 뗄 수가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마음에 와닿는 내용이 있을 때는 필사를 하면서 두 번, 세 번 반복하여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단시간에 완독했다. 그만큼 유익하고 매력적인 서적이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가 언급한 75가지 심리법칙이 하나같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지만 내 기준에 몇 가지를 간추려 보고자 한다. 분명 많은 분들이 비슷한 경험을 했거나,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궁금했던 것들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P.47 브루잉 효과 - 어떤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집중하는 것보다는 분위기를 전환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이론이다. 아르키메데스가 목욕을 하는 도중 유레카를 외친 것이나, 뉴턴이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류인력을 발견한 것이 바로 브루잉 효과를 뒷받침하는 일화이다. 유명한 사람들을 제외하고라도 누구나 한 번쯤 비슷한 경험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다가, 샤워를 하다가, 아이들과 놀아주다가, 혹은 잠자리에 편하게 누웠을 때 불현듯 해결책이 떠오르는 순간이! 그러니 우리 뇌를 너무 혹사시키지 말자.
P.88 카렐 공식 - 우리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항상 걱정하고 고민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 일어나지 않을 일을 미리 걱정하면서 시간과 정신, 체력을 소모하는 것은 우리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카렐 공식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받아들임으로써 부차적인 고민을 내려놓고 부정적인 결과를 회피할 수 있는 방향에 집중하라고 권한다. 나에게 최악의 상황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니 '불행'이었다. 불행을 받아들이니 반대로 행복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되었고, 행복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순차적으로 떠올랐다. 중요한 일, 현재에 집중하니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고민이 차츰 줄어들었고, 요즘에는 의식하지 않는 수준까지 다다르고 있다. 물론 여전히 오늘 저녁에 무엇을 먹을까 고민을 하지만...
p.128 말파리 효과 - 링컨 대통령이 된 후 자신과 적대 관계에 있는 정치인을 내각에 임명한다. 이를 의아하게 여긴 사람이 물어보자 말파리 이야기를 들려준다. 링컨이 어릴 적 키우던 말 중에 아주 게으른 놈이 있었다. 형과 아무리 힘을 합쳐 끌고 밀어도 꿈쩍도 하지 않던 말이었다. 한참을 미동도 없던 말이 갑자기 미친듯이 앞으로 뛰쳐 나갔다. 자세히 살펴 보니 말파리가 말을 깨물었고, 깜짝 놀란 말은 정신없이 달려나간 것이었다. 이처럼 외부 자극은 지나치게 안일한 삶에 긴장과 활력을 주기 때문에 적절히 이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링컨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일상 생활에서도 외부 자극이 부정적인 스트레스가 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적절히 활용해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