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 모두가 행복했던 나눔의 여행, 그 17년의 기록과 기적
오중빈 지음 / 북하우스 / 201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열일곱' 이라는 단어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열일곱 살에 나는 무엇을 했고 우리는 무엇을 했나 돌이켜 보니 대입시 전쟁에 본격적으로 발을 담근 그 나이다. 그 당시 나는 내가 누군가를 위해 무엇인가를 나눌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있었던가.
<열일곱, 내가 할 수 있는 것은>의 저자 오중빈 군이 나눔의 여행을 한 경험을 책으로 펴냈다.

오중빈 군의 어머니는 오소희 여행작가이다.
사실 나는 오소희 작가님의 글과 책을 무척 좋아한다. 오중빈 군을 알게 된 것도 만 세살 무렵 어머니와 함께한 터키여행을 담은 오소희 작가님의 책을 통해서이다.

사실 그 때는 오소희 님의 책을 통해 막연한 동경 같은 걸 했었더랬다. 아이가 어린 시절부터 함께 여행을 다닌다는 사실과 또 그 여행이 호화롭거나 단순한 관광여행이 아닌 현지인들의 생활에 섞여 지내며 오감으로 느끼는 참다운 여행이라는 생각에 부럽기만 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만 세살에 세계여행에 첫발을 떼었던 아이는 어느덧 열일곱이라는 나이의 건장하고 단단한 여행내공이 쌓인 소년이 되었다니 실로 신기하기만 하다. 그리고 그간의 여행 경험을 책으로 펴내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책의 내용은 이렇다. 만 세살에 배낭을 메고 엄마와 함께 세계여행을 떠난 아이는 여행지에서 그곳의 사람들을 만나고 그곳의 아이들과 어울려 지내고 자신이 줄 수 있는 선물들을 나누기도 했다. 그러다가 단지 물질만이 아닌 "써서 없어지는 물건 말고 오래오래 남는 선물은 뭘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작은 아이는 고민 끝에 "음악"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 아이의 여행에는 바이올린과 축구공이 늘 함께 하게 된다.

제 3세계 여행을 다니며 같이 축구공으로 어울려 논 현지인 아이들의 가족이 때론 바이올린 연주의 청중이 되어 주기도 하고,
고아원, 학교 등에 문을 두드려 학생들 앞에서 연주를 하기도 하고 또 간단한 운지법 등을 가르쳐주며 그곳 아이들에게 바이올린 연주법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그때 어린 작가의 연주는 '반짝반짝 작은 별' 같은 짧은 동요 서너 곡이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운명적으로 만난 곳이 인도네시아 발리 우붓의 '페르마타 하티' 고아원이었다. 부모가 없는 아이들뿐 아니라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도 함께 생활하는 시설이었다. 수줍은 많은 그 곳의 아이들에게 바이올린 연주를 하고. 가르쳐 주고 다시 올 것을 약속하고 온 작가는 한국으로 돌아와서 내내 잊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으로 갔던 여행지를 또 찾게 되고 다시 돌아온 페르마타 하티에서 기적같은 일들을 행하고 일어나게 된다. '가능성'이라는 영역을 넓히고 '나눔'의 의미를 직접 실천에 옮긴 것이다. 그리하여 바이올린으로 간단한 연주법을 배우는 것으로 시작한 그곳 아이들은 이제는 어엿한 밴드를 이루고 공연을 다니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작가는 여기서 더 많은 이들과 손을 잡아 나눔의 손길을 모아내는 '발런트래블링'을 시작하게 된다. '발런트래블링'은 작가가 만든 단어인데, 휴가나 여행 중 봉사를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재능기부나 간식 제공, 필요 물품 전달 등 봉사자들의 마음이 담긴 것으로 만남을 가지고 추억을 만드는 것이다.
기대보다 많은 이들의 반응과 동참이 이어졌고
일회성이 아닌 현재까지도 꾸준한 발런트래블링이 이어지고 많은 분들이 봉사를 하고 가신다고 한다.

작가가 열세 살에 시작하여 4년이 넘게 인연을 이어가는 페르마타 하티의 기적같은 이야기들은 아마도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가슴 따뜻함과 감동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내가 그들보다 나아서, 우월해서가 아니라 함께 성장하고 서로서로가 도우고 응원을 했기에 그 어떤 두려움 없이 도전할 수 있었다는 어린 작가의 고백은 나를 부끄럽게 했다.
작가의 표현을 빌려 '극도로 작은 사소한 행동들이 가져오는 무한히 다양한 결과물들'을 작가는 이야기하고 보여주었다.


"모든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심하는 길을 나를 위해 선택해주셨다.ㆍㆍㆍ(중략)ㆍㆍㆍ 어머니는 이 말씀을 여전히 무한반복 하신다."네가 무엇을 지녔든, 나누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나는 이 말씀이 내 몸의 일부가 된 것에 축복을 느낀다. "
- 에필로그 중


열일곱의 작가가 몸소 보여준 나눔의 여행의 기록이 세상의 '다름'과 '같음'을 의미를, '가능성'의 영역의 확장을, 무엇보다 '나눔'의 진실한 의미와 가치를 마음 속 깊이 따뜻하게 전달되어짐을 느끼며
앞으로도 오중빈 군의 행보와 그 과정과 결과물들에 무한히 응원할 것임을 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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