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기술 : '보통' 식의 예민한 여행 수필 - 알렝 드 보통

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4년 7월

알렝 드 보통의 여행 에세이다. '보통'은 사상가라기 보다는 일상에서 놓치지 쉬운 사소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자세히 설명하기를 즐겨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보통'의 글을 읽다보며 참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사람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행의 기술 또한 마찬가지다. 이 책은 시중에 흔히 볼 수 있는 여행 장소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여행기라기 보다는 일종의 수필이다. 독자를 배려하기 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책에서 여행지의 설렘, 즐거움 보다는 '보통'의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감성을 다시 한번 맛보게 된다.

만약 이 책을 선택하는 사람이 그런 쪽에 익숙하고, '보통' 식 글에 적응이 되어 있다면 이 책도 그렇게 나쁠 것 같지 않다. 자신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자신이 갔던 여행지에 간 옛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같이 썼기 때문에 흥미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의 제목대로 여행의 기술, 즉 어떻게 여행을 해야 하는지를 알기 위해서라면, 그리고 흔한 여행서처럼 여행의 정보를 알기 위해서라면 이 책을 권하지는 않는다. 사실 어떻게 여행을 즐게야 하는가는 철저히 개인의 몫이지 누구에게 배워질 수 잇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보통은 철저히 자신의 방식대로 여행을 하고 이 책을 펼쳐 냈다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