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여름방학 아킨, 야마, 가쓰, 슈 네 친구의 소소한 일상의 뜻밖의 모험이야기가 펼쳐진다.
일본 동화의 감성이 가득 담겨 있는 『주게무의 여름』은 야쓰가 좋아하는 만담이다.
우리에겐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워리워리 세브리캉 무두셀라 구름이 허리케인에 담벼락 서생원의 고양이 고양이는 바둑이 바둑이는 돌돌이》로 익숙한 길고 긴 이름이 일본 만담에선 주게무란다.
《우주의 먼지처럼 오래오래, 구름처럼 바람처럼 자유롭게, 먹고 자는 걱정 없이 평안히, 주렁주렁 매달린 자금우 열매처럼... 건강하게 장수하는 사람》 의 주게무는 아이들이 자주 외우며 주문처럼 마음에 새긴다.
왠지 주게무를 주로 외우는 가쓰의 주특기는 가쓰가 오래오래 장수하길 작가도 바라는 듯한 느낌이다.
왜냐하면 가쓰는 '근위축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는데, 이 병은 근육이 점점 약해지는 병으로 생활과 움직임이 점점 제약이 생기고 오래살기 어렵다는 것을 아이들도 눈치로 알고 있을정도니까 말이다.
하지만 아킨, 야마, 가쓰, 슈 네 친구는 자연스레 가쓰를 바라보고 인정하며 그 주위에서 속도와 뱡향을 맞춘다.
친구들은 가쓰가 병을 앓고 있다고 해서 동정하거나 위로하려 하지 않고, 가쓰 그대로 대해주고 기다려준다.
장난기 가득이지만 솔직하고 귀여운 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주게무의 여름』은 이야기의 큰 뼈대가 되는 네 친구의 우정이 이야기 속에서 은은히 베어나와 여름방학의 '모험'과 어우러져 감동을 준다.
특히 눈조차 시원해지는 컬러풀한 그림들은 이야기를 읽고 상상하며 천신 마을의 그 여름으로 빠져들도록 한다.
개구쟁이 아이들의 모습이 그대로 담긴 그림에서 잠깐 멈춰 아이들이 하려는 '모험'을 상상하는 재미가 쏠쏠하고,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여름을 흠뻑 느끼게도 한다.

'모험'을 주제로 펼쳐지는 네 친구의 이야기는 내가 어렸을 적 경험했었고 꿈꿔봤었던 일상들이 떠올라 구수한 느낌도 들었다.
소문이 무성했던 곰을 잡았다던 할아버지의 이면의 따뜻함을 발견하고, 뜻하지 않게 팡팡 터지는 환상적인 맛의 파인애플 맛 사이다는 첫 모험의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온 힘을 다해 살아라"하는 진심어린 아저씨의 조언과 "지금처럼 신나게 실컷 놀아라"하며 응원해주는 아저씨의 호탕함은 방학을 기대하는 아이들에게 큰 힘과 용기가 되어줄것임을 확신하게 했다.

'우정', '모험', '방학' 이 세 키워드가 네명에게 폭죽처럼 터져 서로를 더욱 믿고 의지하며 마음에 커다란 기쁨과 감동을 느끼게 한 주게무의 여름이다.
꾸미지 않고 자극적이지도 않은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이지만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기에 이 책을 읽고 나면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게 된다.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겠지만, 한번쯤은 우리의 아이들이 천신 마을의 친구들처럼 '모험'을 떠나며 친구들과 찐한 우정을 경험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