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을 누군가와 나눈다는 것 _ 엄마 생물학

엄마 생물학 - 내 몸을 누군가와 나눈다는 것
이은희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5년 2월

사이언스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저자는 하리하라라는 필명으로 이미 과학 에세이 분야에서 최고의 명성을 떨치고 과학 저술가이다.

그녀의 책들은은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되어 재미있게 읽으며 과학에 대한 어려움의 선입견을 조금씩 무너뜨릴 수 있었는데,

아이는 물론이고 성인들에게도 미처 알지 못했던 고귀한 지식들을 쉽고 재미나게 알려주어 인기가 좋았다.

이번​ 『엄마 생물학』은 저자가 겪은 임신과 출산의 생물학적 의미는 물론 의학적 나아가 인문학과 철학까지 아우르며 엄마로서의 삶을 새롭게 바라보는 과학 에세이다.

우리는 왜인지 모르게 엄마가 되는 위대하지만 비밀스럽고 고귀한 생물학적인 부분에 대해 간과하며, 태아의 안위와 건강에 더욱 마음을 써왔다.

나조차 내 안에 깃든 태아와만 허용되는 몸을 나누는 일의 생물학적인 과정에 대해 터무니 없는 믿음속에 태아만을 살피며 임신기간을 보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여성이 임신을 하고 산고를 통해 출산을 한다는 것이 이렇게 위대하고 대단한 일이었음을

그리고 임신과 출산이라는 과정을 통해 생명과 삶으로 연결되어 지는 우리 삶 속의 과학이 이렇게 친밀하게 있었음을 비로소 알게 되며 마음이 뭉클해졌고 내 몸이 해낸 일에 대해 새삼스레 장하다 칭찬해주며 보듬게 되었다.

아마, 『엄마 생물학』이 더 기대되고 기다려졌던 것은 아마도 내가 엄마라는 이름에 무게추를 두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토록 아팠음에도 출산 당시의 상황만 기억에 나지 진통과 산고의 고통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마법같은 이유들,

마법같은 여성의 몸과 아이가 수정되기까지의 모든 생물학적인 사실과 고유성을 통해 '엄마'가 되는 여성의 보석같은 삶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며 신비한 모든 과정속에 깃들어 있는 생물학의 이론들과 나아가 우리의 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인문학적인 고민들도 함께 하게 되었다.

작가의 아이들은 현대 의학의 선물이자 '시간차 쌍둥이'라는 묘한 관계에 있다고 한다.

세 아이 모두 시험관 아기 시술을 얻었고 그 과정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융통성 있게 최적의 결과를 추구하는 것이 생명체가 지닌 자연스러움의 본질이라고 말하며 난임과정 속에서 느꼈던 서글픔의 과정들에 대해 위로하고 위로한다.

임신과정은 분명 1인용으로 설계된 몸을 태아와 나누며 균형을 잡을 때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음을 친절하게 설명한다.

면역관련 부분과 연계된 입덧, 자궁벽의 두께와 착상과의 관계, 그리고 그것을 위한 인공적인 시술들을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이야기 해준다.

특히 의료진이 절실한 마음의 환자를 대하는 인간적인 자세, 기형아 검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과 임신을 통해 한계 범위를 지키는 것, 그리고 한계범위를 넘었을 때의 다양한 증상들에 심오하게 배우며 공감하고 알게한다.

특히 타인과 공유되지 않는 일반적인 사람의 몸에서의 유일한 예외가 임신이고 나의 몸을 누군가와 나누는 일이 정말 놀랍고도 위대한 일이라는 것,

그래서 아이를 품고 깃들어 낳은 엄마들이 얼마다 대단하고 위대한지 위로받게 되는 시간이 되어준다.

저자가 들려주는 여성의 몸 나아가 엄마, 그리고 할머니까지 연결되는 인생의 삶은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봤고 생각해봤으며 겪어봤을 이야기이기에 더욱 마음에 남고 기억에 남아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언제나 그 무엇보다 '사람'이 중심이 된다면 놓치거나 상처주는 일 없이 보편적이고 공통적인 삶으로 다가가 위로가 되어줄 거란 확신이 든다.

여성이라면, 특히 엄마가 되고 픈 이들, 엄마가 되어 그 삶을 살아가는 이들, 엄마를 지나 할머니가 되어 누군가에게 버팀목이 되어 주는 이들에게 큰 선물로 다가갈 책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