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최현주 옮김, 김상근 감수 / 페이지2(page2)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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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대학을 입학했을 때, 학교 선배의 추천으로 시오노 나나미의 작품에 빠져지내던 시절이 있었다. 바다의 도시이야기를 통해 베네치아의 정치와 문화를 알게되었고, 체사레보르자 혹은 우아한 냉혹을 통해 카톨릭 교황문화와 군주문화에 빠져서 시간을 보냈다. 시오노나나미의 작품 중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는 시오노 나나미가 메디치가문 중심의 르네상스시대를 살아온 천재 마키아벨리를 친구로써 대하며 복잡하고 어려운 르네상스 중세시를 풀어간 시대상을 느낄수 있었다.


으스름한 저녁노을이 토스카나 언덕을 붉게 물들이면, 마키아벨리는 집으로 돌아와 관복으로 갈아입었다.

황제와 교황을 알현할 때 입었던 옷이다.

그는 황제와 교황 대신,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옛 위인들을 만나 상상의 대화를 시작했다.

그들에게 역사의 순리를 묻고, 권력의 속성에 대해 질문했다. 그리고 펜을 들었다.

지난 15년 동안 펼쳐왔던 숨 막히는 정치와 외교의 현장을 떠올리며, 그때 얻었던 통찰력을 고전의 가르침과 비교하는 글을 썼다.

이렇게 군주론이 탄생했다.

그는 가끔 주먹으로 책상을 치면서 군주론을 썼을 것이다.

자신의 가치를 몰라주는 세상이 괘씸했을 것이다.

감정에 사무쳐 가끔 눈물도 흘렸을 것이다.

단테의 표현대로 "처참할 때, 행복했던 시간을 회상하는 것보다 더 큰 고통은 없다" 그래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가장 보드라운 손가락으로"책장을 넘겨야 하고, "가장 용감한 주먹으로"책상을 치며 읽어야 한다.

p418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정치지도자들에게 조언을 하기 위해 쓰여진 책으로 그 시대의 시대적 상황, 역사적 의미들을 고려하여 읽어야 하는 조금은 어렵고 난해한 책이다.

이 책에 쓰여진 그대로 어설프게 사적 영역에 적용해선 안되며 공적인 부분을 고려하며 천천히 문장 하나하나를 곱씹어 읽어야 한다.

마키아벨리는 인간이 얼마나 나약하고 이익에 약한지 이해관계에 따라 약하게 움직이는 존재이기에 그런 나약한 존재들 사이에서 어떻게 지지를 모아 권력을 만들어나가야 할지에 대해 말한다.

무엇보다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쓴 16세기 초반 이탈리아의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때의 이탈리아는 '대혼란의 아수라장'자체였다.

국가의 존립조차 풍전등화와 같이 위태하던 시기였기에 우유부단하면 안되었고, 상대방에게 의존해선 바로 설 수 없었던 시대였다.

또한 인간은 마땅하게 그래야 한다는 보편적인 도덕 원칙이 무참히 파괴되던 시대였고,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종교윤리도, 도덕정치의 이념도 통하지 않던 시대였다. 더하여 정치가가 깡패가 되고, 깡패가 용병대장이 되어 깡패 같은 정치가를 섬기던 시대, 정통과 사이비를 구별할 수 없는 혼란의 시대였다. 그랬기에 마키아벨리는 그 시대의 혼돈을 바로잡기 위해 현재는 다소 이해하기 어렵고 오류라 생각되어지는 일관성의 부재, 다양성의 존중, 획일적인 법칙보다는 개별적인 특수성의 강조를 외칠 수 밖에 없었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통치자는 권력을 장악하고, 유지하는 수단으로 모든 방법을 동원하도록 책에 명기한다. 이토록 비열하고 냉혹한 방법은 당시 시대상을 고려할 때 받아들일 수 없는 사상이었다. 이러한 분위기로 인해 마키아벨리의 군조론은 악마의 책으로 판명되고 금서로 지정된다. 마키아벨리즘이라는 용어는 향후 시대에서도 냉혹하고 받아들이기 힘든 정치사상의 용어가 된다.

하지만 마키아벨리즘에 대해 다양한 후세의 판단이 발생한다. 마키아벨리즘이 시민들에게 교훈을 주고 정치의 근본을 보여준다는 점을 주장하는 세력이 나타나는 것이다.

군주론은 메디치가문을 향한 메시지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모든 권력자들을 향해 큰 영향을 미쳤다. 나폴레옹, 무솔리니, 히틀러 등 많은 권력자가 마키아베리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였고 미국의 주요 정책이 군주론을 근간으로 한다는 분석도 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이토록 영향력이 있다는 사유가 궁금한 대목이다.

마키아벨리는 생계를 유지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군주론을 펼쳤다. 그는 유럽 사회상을 간파하였고, 정치를 뛰어넘어 인간의 본성을 통찰하였다. 단순한 이론이 아닌 인간에 대한 고찰이 생생한 지혜로 후세에 전달되어 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군주론은 역사를 바라보는 성찰도 표현한다. 마키아벨리의 역사관과 시대를 바라보는 안목이 이 책에 담겨있는 것이다.

군주론은 역사를 이야기하고, 사람의 심리와 삶을 표현하고, 처세술을 그 이야기에 담는다. 직설적인 어조로 정의를 판단하고 구성원으로 사회에서 살아가야하는 방법을 논한다. 군주론이 정치가나 지배계층만이 아니고 모두에게 필요한 이유는 통찰의 범위가 지배계층에 한정되지 않는 다는 점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운명을 말하는 포르투나와 덕, 역량을 말하는 비르투를 이야기하는 뒷부분이다.

이시대의 정치지도자들은 대부분 운명에 의존했었고 인간은 자신의 운명을 지배할 수 없다는 일종의 지적 회의론이 유행했었다. 하지만 운명은 변화하므로 실패한다고 좌절하지 말고 다가올 운을 잡기 위해 나의 역량을 쌓아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이 가진 각 개인의 '자유 의지'가 포르투나의 강력한 힘에 대항할 수 있다는 여지를 말한다. 포르투나를 여성으로 비유하여 말하는 부분이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이는 철저한 비유였음을 뒷부분에 수록된 해제를 통해 이해하게 되고 우리는 운명과 역량의 흔들거리는 사이에서 나 자신의 삶을 현명하게 스스로 규제하며 성장하게 하는 일말의 단초를 발견하게 된다.

 


 

 

특히 page2의 군주론이 좋았던 것은 앞에도 말했지만, 뒷부분에 실린 해제를 통해 군주론이 쓰여졌던 시대적 상황을 이해하며 마키아벨리가 말하고자 하는 이탈리아의 구원을위한 지도자의 결단을 위한 여러가지 혜안들을 바로 보게 도와준다는 것이다.

각 장을 분절하여 천천히 읽어야 하는 책인 만큼, 시간이 오래걸리고 노력도 필요하지만 이 시대에 또 하나의 다른 시각과 생각의 깊이를 경험하게 되는 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 해당 글은 page2북스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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