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킷 -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청소년 부문 대상 수상작 텍스트T 7
김선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스킷'

세상에서 자신을 지키는 힘을 잃어 눈에 잘 보이지 않게 된 사람들.

여러 가지 이유로 존재감이 사라지며 모두에게서 소외된 사람.

 

특징

: 구운 과자인 비스킷처럼 그들은 쉽게 부서지는 성향이 있음.

: 잘 쪼개지고, 만만하게 조각나며, 작은 충격에도 부스러짐.

: 자신만의 세상에 고립된 비스킷은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어 감.

: 총 3단계가 있음.

1단계 - 반으로 쪼개진 상태. 보이지 않는 건 아니지만, 딱히 존재감이 있는 것도 아님.

2단계 - 조각나 상태. 존재감이 불안정하고 자신을 지키는 힘이 약함. 흐릿해서 잘 보이지 않음.

3단계 - 부스러기 상태. 존재감이 없어 세상에서 사라지기 직전 단계. 투명 인간과 비슷.

 

'비스킷'이라는 친근하지만 생소하게 느껴지는 단어가 인간의 존재감을 표현한다니... 그것도 세상에서 자신을 찾지 못해 점점 보이지 않는 존재로서 잃어가는 상태라니 현실을 너무나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 같아 뭉클했다.

'비스킷'은 어디에든 있고, 누구나 될 수 있다는 말은 우리에게 경종을 울린다.

주위 누군가도 그리고 나도 될 수 있는 '비스킷'은 점점 보이지 않기에 더욱 세심하게 마음을 두지 않으면 무관심 속에 부스러기가 되어 자신조차 자신을 인지하지 않게 된다.

 

주인공 제성이는 예민한 청력으로 인해 '비스킷'을 구분해낸다. 하지만 주인공이 가진 특별한 능력으로 칭송받아야 할 민감한 청력은 오히려 약점이 되고 '비스킷'은 상상의 산물로 정신과적 소견이 필요한 환자로 인식된다.

제성으로부터 삶을 새로이 선물받고 존재의 이유를 찾으며 자신을 발견하게 된 친구들 덕환, 효정과 함께 '비스킷'을 돕는 일에 힘을 쏟는다.

 

어디에서든 발견하게 되는 '비스킷'은 대부분 1단계라고 한다. 한 명 이상이 지속적인 관심을 주면 유대감을 통해 자신을 지키는 힘이 유지되기 때문이란다. 가정에서 지지받고 힘을 얻는다면 다음단계로 가지 않기에 아직 꺼지지 않은 자존감의 불씨를 어떻게 살려 내느냐가 중요하단다.

 


 

 

자존감 自尊感

명사 :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

 

스스로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이 자존감이라는데, 왜 자꾸 자존감을 잃어 '비스킷'이 되어가는 아이들이 많은걸까?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존재의 경계가 뚜렷해지는데 '비스킷'이 되어가는 아이들의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해보니 어른들의 잘못이 많은 것 같아 미안하고 미안하다.

'비스킷'을 알아보고 그들에게 생명의 숨을 불어 넣어주고자 하는 제성이는 다른면에선 환자여야했고 그 이면, 진실은 믿어지지 않는 모습에 무심코 나의 생각으로 단정짓고 생각하진 않았었나... 되돌아보게 된다.

 

"어른들은 자기 눈으로 스캔을 끄내야만 믿는다니까. 믿지 못하는 것까진 이해해도, 본인들이 믿지 못한다고 거짓말쟁이로 모는 건 편협해. "

 

아이들에게 왜 비스킷을 볼 생각을 하지 않느냐고 묻지 않은 이유는 인간은 모두 똑같다는 진리를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인간은 다들 얕은 상상력에 의존하며 살고 있다. 그러니 내가 보통의 인간들을 이해하는 수밖에.

-p131-

 


 

 

"비스킷은 마음의 한 부분이 계속 짓밟혀서 존재감을 잃은 거야. 네가 시든 꽃을 땅에 다시 심듯이 우리도 비스킷을 세상에 제대로 발 딛게 해 주고 싶은 것 뿐이야. "

...

비스킷과 시든 꽃. 그리고 소외된 것들. 어쩌면 우리는 각자 다른 방식으로 무언가를 계속 지켜 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p145-

 

 

우리는 매일 스스로를 지켜 내기 위해 힘껏 노력하지만, 꾹꾹 눌러 담았던 쓸쓸한 마음이 어쩔 수 없이 왈칵 쏟아지는 날이 있다. 그런 날에는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모습이 희미하게 깜빡거린다. 그때 필요한 건 어디로 나아갈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아득함을 함께 바라보고 손잡아 줄 수 있는 누군가다.

누구나 비스킷이 될 수 있다. 또한 누구나 비스킷을 도울 수 있다. 그 전제를 잊지 않으면 모습이 사라져도 서로를 믿고 존중하며 건강하게 서서히 회복할 수 있다. 그걸로 반은 성공한 거다.

-p218-

 

 

제성이는 자신이 가진 특별한 능력이 비스킷을 좀 더 쉽게 발견할 수 있게 해주지만 누구나 도울 수 있다고 말한다.

친구들과 함께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비스킷'을 구해내고자 벌인 에피소드는 학생다워서 웃음이 나기도 했지만, 도우고자 한 그 마음이 하늘에 닿았는지 함께 한 사람들은 제성이를 보다 더 제성이 답게 해주었고 그로 인해 '비스킷'들은 자신들을 찾을 수 있었다.

 

제성이와 친구들이 '비스킷'을 발견하고 구해내며 성장하는 이야기는 잠시 왈칵 쏟아진 눈물에 묻혀서 자신도 모르게 '비스킷'이 된 누군가에게 반짝이는 빛이 되어 줄 것 같다.

위로가 되어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는 힘에 대해 고민해보고 담아보게 하는 따뜻한 책이다.













◀ 해당 글은 위즈덤하우스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