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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동물원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8년 12월
평점 :

종이 동물원은 단편 소설 모음집이다.
책 뒷면에 세계환상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개글이 있는 것을 보면 환상문학이라는 장르에 속하는 듯 하다.
장르가 어찌되었든 각 단편들의 내용은 신선하고, 새롭다.
파자점술사와 같이 과거를 배경으로 하는 편도 있고, 시뮬라크럼과 같이 언제인지모를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편도 있다.
또한 내용면에서 책의 제목인 종이 동물원 편과 같이 어머니를 중심으로 풀어간 편,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줄거리가 진행되는 편 등 작가 켄 리우는 다양한 시대와 내용을 이야기한다.
종이 동물원에는 미국인 아버지와 원정 결혼을 하게되어 주인공을 낳고 기른 중국인 어머니가 등장한다.
어머니는 가난한 집안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자라 본인의 상황을 어느정도 각색하여(?) 소개의 글을 결혼 소개소에 보냈고, 외국인 아내를 얻기 원하는 주인공 아버지와 만나 결혼하게 된다.
언어의 장벽이 있는 상태에서 미국생활은 어려웠지만, 아들인 주인공을 낳아 외로움을 견디며 살아간다.
종이로 동물들을 접어주고 그 동물들로 아들과 놀아주는데 그 동물들은 주인공의 기억속에서 살아움직이며 어린 주인공의 친구가 되어준다.
하지만 중고생이 된 주인공은 많은 사춘기 아이들이 그러하듯 친구들과의 관계를 우선하며 중국인 어머니를 부끄러워하게 되고 영어를 하지못하는 모습마저 싫어하게된다.
마침내 어머니와의 대화가 단절되고 대학생이 되어 집을 떠나게 된다. 어느날 주인공은 어머니의 죽음을 듣게되고 집에와서 과거 가지고 놀았던 종이 동물들과 어머니의 편지를 발견한다.
자신을 향한 어머니의 사랑과 어머니를 피하는 자신의 모습에 외로움 속에서 죽은 어머니의 상황을 깨닫게 되며 종이 동물원은 끝난다.


파자점술사는 매우 인상적이고 재미있었지만 가슴아픈 단편이었다.
작가가 중국계 미국이민자여서 그런지 작품 내에 중국인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 편의 주인공은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아버지와 평범한 어머니, 그리고 중국인 가정부가 있는 가정의 여학생이다.
주인공은 아버지의 일로 대만에서 생활하는데 주인공이 다니는 학교에는 왕따를 주도하는 무리들이 있었고, 중국인 가정부가 싸주는 중국식 점심도시락으로 인해 주인공은 심각한 놀림을 받는다.
부모에게도 말 못하고 학교 생활의 괴로움을 안고 지내던 중 주인공은 물소와의 작은 이벤트로 인해 대만 노인인 간선생과 또래 남자아이인 테디를 알게된다. 간선생은 글자로 점을 치는 파자점술을 주인공에게 보여주고, 주인공의 상황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해준다.
이에 큰 감동을 느낀 주인공은 간선생과 테디와 깊은 우정을 쌓게되지만 국가 정보기관에서 일하는 주인공의 아버지는 점성술을 행하는 간선생을 중국 공산당의 간첩으로 오인하고 간선생과 테디에게 잔혹한 고문을 행한 후 살해한다.
간선생과 테디의 죽음은 거짓으로 처리되어 아무런 흔적조차 남지 않게되고, 주인공은 죽음의 원인과 진실에 대해 모른체 깊은 상실감을 안게된다.
종이 동물원은 판타지소설이지만 역사를 보여주고 가족애와 아픔을 보여주는 특이한 소설이다. 특이하지만 전혀 불편하지 않고 각 단편을 다 읽었을 때 다음 단편을 기대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언젠가는 우리가 이곳에서 희생을 치른 보람이 있다는 걸 너도 알 거야. 이곳은 자유로운 나라가 될 테고, 그러면 너도 이 나라의 아름다움을 깨닫고 이곳에서 보낸 시간을 따뜻한 추억으로 여기겠지. 불가능이란 없어. 어쩌면 언젠가 이곳에서 자란 소년이 미국에서 야구를 하는 광경을 볼 수 있을지도 몰라. 어때, 릴리. 굉장하지 않니? 포모사 출신 중국인 소년이 양키 스타디움에서 야구를 한다면."
p191
◀ 해당 글은 황금가지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