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 블루 창비교육 성장소설 1
이희영 지음 / 창비교육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계절이 바뀌는 걸 변덕으로 보는 사람은 없어.

p173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들이 그 때는 왜 그렇게 힘이 들고 마음에 부담이 되며 무거웠는지 모르겠다.

살다 보면 타인과 자꾸 부딪히고 그 안에서 충돌하며 힘들어하는 그 시간들이 왜 자연스러운것인지 그때는 몰랐을까.

" 따뜻하다 추워질 수도 있고 서늘했다 따듯해질 수도 있듯이.

좋아하다가 싫어질 수도 있고 또다시 좋아할 수도 있고.

그런 거지 뭐. 사람이든 삶이든 그밖에 모든 것들이 말이야."

-p174-

바림이라는 특별한 이름의 아이가 고3을 앞두고 자신의 앞날, 꿈, 진로를 고민하며 성장하는 이야기인 『챌린지 블루』

현재의 아이들의 현실적인 고민들을 오롯이 녹여낸 이야기에 나도모르게 감정이입을 하곤, 나의 그때와 지금 나의 아이들이 맞이할 그때를 생각해보기도 했다.

비단, 딱 저 시기의 청소년들에게 가닿는 메세지는 아니였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충돌하고 후회하고 도전하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의 메세지였다.

점점 수명이 길어지며 직업이 3~4번은 바뀐다고 한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 내가 정말 잘하는 것을 찾기 위해 넘어지고 일어나는 충분한 시간이 아이들에게 주어지고 있나, 생각해보면...

아이들에게 작은 쉼표조차 허락하지 못하고 재촉하기 바쁜 지금의 입시제도에 답답함이 밀려든다.

바림이도 그 안에서 자신이 지금껏 해왔던 그림이 더이상 좋아지지 않은채 그리고 또 그리고 그렸던 그 시간에 쉼표가 필요했다.

어렸을적부터 좋아했고 그래서 꾸준히 했던 그림에 더 이상의 질투도, 안타까움도 들지 않는 상태.

눈으로 훑어도 알 수 없는 슬픔이 밀려드는 상태.

어지럽게 헝클어진 마음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상태.

그것을 많은 이들은 슬럼프라 말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고2때, 자신이 그토록 열망하고 시간과 노력을 쏟았던 것에 마음을 다쳐버린 바림은 마음처럼 손도 다쳐 버렸다.

쉽게 슬럼프라 말하지만 그 시간에 수많은 생각과 고민들로 마음이 허해진 그들은 슬럼프라는 말조차 너무나 버겁다.

다행인걸까.

바림이의 이모 여울처럼 돌아갈 곳, 찾아갈 곳, 기대어 쉴 곳이 있다는게.

하지만 불가항력적인 조건때문이라도 쉼표를 찍고 고2때 시골을 가고자 한 결정을 한 건 바림이다.

이 책에는 정말 중요한 순간이라 생각되는 그 시점에 돌연 은퇴를 결정한다던가, 비행기를 탄다던가 하는 행보를 보이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이 내린 그 결정 앞에 얼마나 많은 고민과 다짐이 있었을까.

또 그때 그들이 결정한 쉼표의 삶은 얼마나 중요한것인지 고민하게 한다.

쉼표를 찍는 것에 대해 내일이 없을거라고 두려워하기 보다 내일을 더 잘 살기 위함인것을 우리는 왜 왜면하려 했을까.

 

예전의 나였다면 지금까지 해왔던 그 시간이 아까워서, 앞으로 고3까지가 얼마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쉬면 도태되고 실패할 것 같은 생각에 쉽사리 결정을 못했을 것이다.

그러면 큰일나는 줄 , 세상이 무너지는 줄, 내 인생이 뒤집히는 줄 알았으니까.

하지만, 지금 뒤돌아보면 그 파란만장한 시기는 실패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나이라는 걸 확실히 알겠다.

경험이고 과정이란걸 말이다.

 


 

 

바림이 겪는 성장의 과정에 여울이모, 이레, 수, 해미와 나누는 모든 말들이 이제 자신의 삶에 경험의 가치들을 더해야 하는 바림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되어주었다는게 참 다행이고 고마웠다.

바림 엄마는 찐 현실의 엄마였고, 지금의 나와 같은 마음이었겠지만... 돌아갈 수 있다는 여지를 주었다.

내가 바림이 엄마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빙빙돈다.

 

어쩌면 엄마인 나는 이제 기우제를 지내는 인디언들의 마음을 가지고 흘려보내야 할 것 같다.

 

"인디언들에게는 일반 사람들에게 없는 세 가지 특징이 있어.

그 첫 번째가 바로 기우제를 지내면서 곧바로 비가 오지 않아도 실망하지 않는 거야.

둘째는 비가 내릴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여유을 가지는 것이고.

셋째는 언젠가 반드시 비가 내릴 것이란 믿음을 잃지 않는다는 거지.

이 세 가지가 인디언들만이 가지고 있는 진짜 힘이야."

...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는 거, 그게 쉬울 것 같아?"

...

"오늘 안내렸으면 내일을 기대하고, 내일 난 내리면 모레를 기대하고.

그건 말처럼 쉽지 않을 거야. 시간을 아주 길게 봐야 하거든."

,,,

p170-171

 


 

 

바림이 고민한 것과 같은 결일수도, 아님 다른 것들로 머리속이 엉키고 마음이 답답하고 주저앉고 싶은 상태일수도 있을

이 땅의 아이들이 수만가지의 물길이 바다로 모이듯, 그 때의 고민과 방황에 너무 힘겨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좋아하는 것을 잘하는 사람보다 서툰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때로는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불일치할 떄도 있을것이며,

좋아하는 것이 너무 많거나, 반대로 그 무엇에도 관심이 없을 수도 있었다.

너무 많아도 탈이고, 아무것도 없어도 문제일 테니까.

지금은 서툴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잘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지금은 잠시 떠나 있지만, 언젠가 다시 만나는 사람들처럼.

세상 만물이 둥근 땅 위에서 사는 건 모두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p244

 

"꿈의 다른 모습.

네가 원하는 삶의 다른 모습.

그건 사실 처음부터 쭉 연결되어 있으니까.

이 계곡물이 호수와 강과 바다로 흘러가는 것처럼.

언젠가는 제 목적지에 도착해 있을 거야."

ㅅ는 그것이 진정한 꿈이라 했다. 포기하는 것도, 실해하는 것도 아닌, 계속해서 이어져 가는거,

그렇게 한 걸음 두 걸음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 다시 만난다 했다.

전혀 다른 것 같지만 사실 꿈은 처음부터 한 가지 모습이라 했다."

p282

 


 

 

현실의 벽 때문에 자신의 마음의 소리에 귀를 닫는 우를 범하지 말자.

바림이 수백 수천 번 붓질했던 시간이 또 다른 형태로 함께 할 것을 알게 된 것처럼,

지금 우리의 아이들이 가꾸는 시간들은 그 아이들에게 또 다른 형태로 힘이 되어 아이들의 꿈에 거름이 될 것이다.

괜찮다고, 너희는 그럴 수 있다고, 아직 충분한 시간이 남았다고...

어쩌면 이 말 조차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자신의 삶에 스스로 쉼표를 찍을 수 있는 용기를 내는데 조금의 힘이 될 순 있겠지...

두렵고 막막한 지금의 마음에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 쉽표정도는 스스로 찍을 수 있는 단단한 마음을 가지는 데 힘이 될 것 같다.

시선에 다양성을 갖고, 깊은 밤에서 미지의 새벽으로 나아가는 저만의 하늘빛을 찾을 수 있을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마음의 소리를 들으며 자신을 위한 길을 묵묵히 걸어가길 응원해본다.

 









◀ 해당 글은 창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