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의 날 - 어느 날 고래가 우리에게 왔다 꼬마도서관 12
코르넬리우스 지음, 토마소 카로치 그림 / 썬더키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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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연과 목탄으로 그려진 그림에 음영이 드리워져 상상 이상의 그림책으로 완성된 고래의 날이에요.

글 없는 그림책으로 독자마다 상상할 수 있는 여지와 그 폭이 넓어지는 누구나 감상하며 생각할 수 있는 그림책으로 저는 점점 글없는 그림책 좋아져요.

이번 그림책은 우리에게 많이 사랑받는 작가 다비드 칼리가 코르넬리우스라는 필명으로 작업한 첫 그림책이라고 하네요.

어떤 이유에서 필명을 사용했는지가 살짝 궁금해지기도 해요.

고래의 날은 흑백과 명암의 조화로 그려진 그림이 주는 묵직함이 돋보이는 책이에요.

무엇보다 어느 날 하늘에 등장한 고래와 그것을 본 인간들의 행태속에서 인간 본성의 적나라함을 마주할 수 있었어요.

 


 

 

어느 날과 다르지 않던 복잡한 일상으로 들어가봅니다.

차도 빽빽하고 거리에 지나는 행인들도 보이며 활기차고 생동감있는 분위기가 느껴지네요.

하지만 곧 누군가의 놀란 얼굴을 보게 되는데, 이 장면부터 긴장감이 조금씩 베어나오기 시작해요.

소리도 색깔도 없지만, 웅성웅성거리는 소리와 검게 드리워지는 고래모양의 그림자들이 다가오는 것 같기도 했어요.

하늘에는 우리가 전혀 상상하지 못할 고래들이 유영을 하며 지나가고 있었지요.

하늘에서 유영을 하는 고래들은 천천히 그리고 아무런 위협 없이 자신들이 가고자 하는 길을 가는 것 같았어요.

그런 고래들이 나타난 것을 발견하며 놀라는 사람들, 동경하듯 꿈꾸듯 바라보는 어린아이들도 있지만, 그 와중에도 자신의 할일들에 치여 주위를 돌아보지 못하고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도 꽤 있었어요.

이 점이 아이에게도 저에게도 인상적으로 다가왔네요.

그림에도 여백의 미가 있듯, 우리의 삶에 깃들 여백, 여유를 우리는 놓치고 살고 있지 않은가 하구요.

근데, 그림을 보면 볼수록 땅과 하늘과 수평이 되어 유유히 흘러가는 듯한 고래들에게서 어떠한 두려움, 위협, 무서움등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거에요.

사람들의 일방적인 시선과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 일들에 대한 두려움은 온전히 사람들만의 몫인것 같았어요.

인간중심적인 생각이 바탕이 되어 고래의 등장이 정상적이지 않은 현상이라 치부하며 위험요소라고 고래를 적으로 여기는듯 했지요.

굳어진 표정이 가득한 군인들의 모습속에 이제부터 어떤 무서운 일이 벌어질지 고래의 등장이 아닌 사람들이 할 행동에 두려움이 일었어요.

그리고 군사작전에서나 봤음직한 창과 고래의 모형이 등장하게 됩니다.

창으로 고래를?

잠시 생각이 스쳐지나가는 순간 등장하는 장면들은 아무런 저항 없이 목숨을 잃는 고래들의 처참한 모습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러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의기양양한것 같고, 자신들이 위대한 일을 하여 고래로부터 사람들을 지켜냈다는 자부심마저 보이는 듯 했어요.

고래가 사람들에게 무슨 해를 입혔나? 왜?라는 물음만이 머리를 뱅뱅돈채 살생을 하고서도 사진을 찍고 훈장을 받으며 웃음짓는 악랄함에 몸서리치기도 했답니다.

좀 더 기다리고, 좀 더 바라보고, 좀 더, 좀 더, 고래를 믿었더라면 이런 처참한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텐데...하는 안타까움이 깊게 파고들때 쯤

이젠 끝이구나~ 우리가 해냈다~고 착각속에 있던 한 사람의 표정으로 이야기는 다시 시작됩니다.

고래가 등장할때와는 또 다른 느낌의 거대한 오징어의 등장은 우리에게 무력으로 살생으로는 끝나지 않는다는 메세지를 전하는 것 같았어요.

고래가 땅과 하늘을 벗삼아 수평을 이뤄 자신의 갈길을 가는 것처럼 사람도 자연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며 공생하는 삶을 살아야 함을 느끼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독자에 따라 느껴지는 감상이 다양할 것 같아요.

어느 날 다시 이책을 본다면 또 다른 이야기로 고래가 제게 찾아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네요.

사람으로 인해 그 어느 것도 파괴되지 않고 제 본모습을 지키며 푸르름을 간직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 해당 글은 썬더키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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