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강아지
케르스틴 에크만 지음, 함연진 옮김 / 열아홉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침이 되자 어린 자작나무와 소나무들이 하얀 서리로 뒤덮였다.

...

그는 온종일 성난 모습을 보여 주기도 했다.

주둥이를 몸 안으로 밀어 넣어 몸을 똘똘 말고 있노라면, 안에서 타오르는 생명의 불꽃을 간직할 수 있었다.

p21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작은 강아지. 강아지라는 이미지가 주는 그 작고 연약하고 귀여운 이미지는 나의 오해였던 것 같다.

추운 겨울 흩날리는 눈발 속에서 어미 개를 따라와 길을 잃은 강아지를 찾아야 했지만, 찾지 못하고 마음을 접어야 했을때, 그 생명은 가문비나무와 함께 자신의 생명에 숨을 불어넣고 있었다.

강아지에게 남은 온기라고는 그의 체온뿐이었지만, 그 작은 강아지는 누구보다 용감했고 지혜로웠으며 강인했다.

혼자가 된 후로 강아지가 느끼는 서늘함과 쓸쓸함 그리고 살고자 하는 갈망이 숲의 분위기 묘사와 어우러져 온몸으로 느끼게 해준다.

추운 겨울날이 더 얼어붙어가는 그 한 겨울을 강아지가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염려가 앞서 이야기의 끝이 시작부터 궁금해진다.

추운겨울을 묘사하는 한구절 한구절이 더욱 강아지의 외로움과 생명을 지켜내려는 사투를 극대화 시킨다.

서로의 체온을 맞대며 밤을 보내는 박새들과 달리 무기력한 추위속으로 더욱 깊이 빠져드는 강아지의 모습이 서슬프게 시리게 다가온다.

그 겨울을 지나는 강아지의 순간순간들이 구체적이지만 시적으로 묘사되어 있는 글들이 참 매력적이다.

강아지는 혼자가 된 후부터 어느새 훌쩍 커버린듯 하다.

아니면 구별된 강아지였던가. 뛰어난 후각으로 허기를 채우기 시작하고 무스의 시체를 발견하고 배를 채우고 나니 두려움도 멀리 달아난듯 하다.

으르렁대며 자신의 먹이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무섭도록 빠르게 터득해나가는 강아지의 순발력과 지혜 그리고 자신이 가진 강인함이 자연의 흐름대로 글에 스며들어 있다.

자신이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상태가 되었지만, 들려오는 소리에도 어미를 찾는 강아지의 행동은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엄마일까? 저 습지 아래 그림자는 분명 엄마일지도 몰라."

p27

 

완전히 지쳐있는 와중에도 소리로 위험을 감지하고 긴장을 유지하며 스스로가 스스로를 키워내는 듯한 하루하루의 모습이 살아있는 글속에 그대로 담겨 있다. 그래서 더욱 온전히 강아지의 삶에 초점을 맞추며 응원하며 책을 읽게 된다.

오랜 궁핍의 기간 동안 강아지는 아무 목적 없이 떠돌아다녔지만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잊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아지에게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위험을 비켜 가는 법을 스스로 터득해내고 자연스레 사냥하는 법을 체득해내었지만 갑작스런 상처에 고통을 그저 참아내며 고통까지 익숙해져야 하는 강아지의 고된 삶은 야생에서 자신을 지키려 애쓰는 강아지의 거친 호흡을 그대로 느끼게 해준다.

한 호흡 한 호흡 작가가 강아지로 향하게 이끄는 문장이 유려하다.

가문비 나무에서 어미를 잃고 자신을 지켜왔던 강아지는 가문비 나무 밑에서 낯선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을 마주한다.

그리고 검은 강아지들과의 싸움에서도 주저하지 않았지만 약한 강아지는 상처를 입게 된다.

하지만 강아지에게 어떤 그리움을 몰고와 나약하게 만드는 한 사내를 만나며 두려움과 머뭇거림에 당황하게 된다.

그가 천천히 강아지에게로 향하는 마음은 먹이에 담겨 있고 강아지 또한 천천히 그에게 마음을 향하며 매일 배를 타고와 먹이를 주기를 하염없이 기다린다.

꽁꽁얼어버린 마음으로 누구도 믿을 수 없었던 강아지가 그리움이 쌓여버린 온기를 찾는 듯 천천히 누군가를 향해 마음을 여는 과정은 우리 옆에 있는 반려동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늘 기다림속에 자신을 지켜왔지만 이제 그 기다림이 끝나고 누군가의 온기로 자신의 몸을 내어줄 수 있는 강아지가 다행이다 싶다.

강아지와 함께 만난 계절계절의 묘사와 강아지의 곁에 있던 자연의 친구들, 그리고 강아지와 가족이 된 사내와 아내까지.

그에게 스펀키라는 이름을 주고 처음으로 손을 대도록 허락해준 그 사내는 강아지의 처음 주인이었다.

돌고 돌아 다시 만나게 되는 인연에 안주할수도 있겠지만, 이 강아지의 마음에 그리움으로 남아 귀를 기울이고 기다림을 이어가는 존재는 과연 누구일까 생각하고 생각해본다.

끈질긴 삶의 지속성과 강아지가 보여준 의지와 용기가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강아지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 해당 글은 열아홉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