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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송곳니 ㅣ 뉴온 2
조성희 지음, 이로우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9월
평점 :

이제 알겠다. 중요한 건 내가 흡혈귀라는 사실이 아니라, '나연아'라는 세상에 하나뿐인 내 모습이었다.
...
그렇게 나는 열두 살에 처음, 나만의 빛을 만났다
p40

「빨간 송곳니」, 「우리 집에 놀러와」, 「미로 찾기」의 개성있는 3가지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 『빨간 송곳니』.
단편이 가지는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던 단편집이었다.
특히 「빨간 송곳니」는 자아가 성립되는 시기의 아이들이 자신의 모자란 부분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에 대해 인정하는 과정을 흡혈귀라는 소재를 통해 이야기해나간다.
빨간 송곳니라고 해서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는데, 흡혈귀가 가지는 두드러지는 외모적인 특성인 송곳니를 말하는것이었다.
자신이 흡혈귀라는 것을 모르고 자라던 연아는 그 모든 사실이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흡혈귀라는 놀라운 사실을 마주한 후 이전까지 아무렇지 않던 것들이 자꾸 자신을 뒤로 밀어 내는 것만 같다고 이야기한다.
남들과 다른 나의 모습, 어딘지 마음에 들지 않는 나의 한 부분등 우리는 살아가며 나의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게 된다.
완벽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구별되는 내가 된다면 마음이 복잡할 수 밖에 없을터.
한번쯤 말 못할 비밀을 가지고 고민에 휩싸였던 친구들이라면 금새 연아의 상황에 감정이입을 할 것 같다.
송곳니를 빼버리면 흡혈귀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발치의 아픔만 있을 뿐 그 다음날 다시 자라나는 송곳니는 현실을 강렬하게 보여준다.
남들과 다르기에 놀림받고 그 놀림가운데 외로움을 느끼는 수 많은 아이들에게 연아가 말해주는 작은 위로는 자신의 빛을 찾는데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온전히 자신을 바라보고 자신을 사랑할 때, 그 빛은 더 크게 빛날 것 같다.

「우리 집에 놀러와」는 상실의 아픔을 가진 아이들에게 건네는 작은 위로였다.
루리도 월도 상실의 아픔으로 인해 마음이 아프다.
루리는 아프던 엄마를 떠나 보내며 자신도 사라지는 느낌을 경험했고 월은 자신이 살던 소소 행성이 사라지는 아픔을 경험했다.
그런 월은 루리의 초대장을 통해 루리의 집에 오게 된것이다.
월이 가지는 다정함과 포근함 그리고 작은 생명도 귀하게 여기는 따뜻함은 루리에게도 긍정적으로 전해졌다.
루리 또한 월에게 마음을 열고 사랑을 준다.
그렇게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는 우리 마음에 월을 초대할 수 있는 행성을 만들 수 있는 여유와 힘을 가지게 한다.
생명을 살리는 일에 자신의 힘을 사용하는 월이 상실의 아픔으로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꼭 찾아가기를 소망해본다.

「미로 찾기」의 주인공 우석이는 축 쳐진 어깨만큼 무거운 돌을 마음에 담고 사는 아이였다.
자신의 말을 귀담아 들어줄 상대가 없고, 못하는 것이 많아 지적받는 일이 빈번해 작아진 아이.
선생님의 한숨으로 마음이 더 무거워져 무엇이든 돌로 만들어버리게 된다.
자신이 무엇이든 돌로 만들어버리는 능력이 있는 것도 우석이가 처한 돌처럼 무거운 상황때문에 알게 되었다.
그 작은아이가 이겨내고 이겨내려 한 방법이 현실이 되어 돌로 바뀔줄이야.
공부도 하면 할수록 더 못해지니 자신이 더 초라해진다.
그런 우석이가 현실을 피해 집으로 왔을때 친구 영훈이가 찾아온다.
자신이 돌처럼 느껴지는 날이어서 자신도 모르게 영훈이 가져온 돌멩이로 돌벽을 만들고 말았다.
그리고 엄마가 온 후에도 자신이 먼저가 아니라 다른 것들을 우선순위로 두는 엄마에게 실망한 마음을 돌벽에 담아 낸다.
이곳저곳에 세워지는 돌벽은 아마도 우석이 마음에 쌓인 서글픈 진심이 아니었을까.
엄마 아빠가 놓쳐버린 기회는 이미 우석이의 마음에 벽을 만들었고, 단단한 돌에 갇힌 말들이 폭풍을 만들어냈다.
얼마나 힘들고 무서웠는지 우석이로부터 세워진 돌들이 그대로 말해준다.
하지만 우석이는 스스로 되돌리는 방법을 찾아내어 엄마와 아빠 그리고 친구 영훈이를 되찾게 된다.
우리는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된다.
힘들땐, 힘들다고 도와달라고 그리고 안아달라고 말해야 한다.
우석이를 통해 마음의 갈증이 해갈되는 친구들이 분명 있을 것 같다.
* 해당 글은 웅진주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