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에서 돌이 쿵!하고 떨어진다면 과연 무슨일이 벌어질까?
우리가 존 클라센의 전작 모자를 보았어에서 만났던 거북이의 등장으로 또 다른 이야기를 탄생시킨 존 클라센이
『하늘에서 돌이 쿵!』으로 무슨 메세지를 전하려 했는지 책을 펴기도 전 기대감이 크다.
독특하고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만들어가는 이번 이야기는 반복되는 말들과 행동으로 재미를 더하며 나를 돌아보게 한다.
면지를 펼치자 마자 하늘에서 떨어질 듯한 거대한 돌을 마주하게 된다.
저렇게 커다란 돌이 하늘에서 떨어진다면 어떤일이 벌어질지 독자들 각자의 상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그리고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무언가 큰일이 벌어질 것 같은 예감을 그림 한 장에 다 녹여냈는데, 그 역할에 8할은 색감이 했다고 말하고 싶다.
조금은 어둡지만 그렇다고 기분이 다운되는 어두움은 아니고 책 어느 사이로 빛이 살짝씩 비추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오묘한 색감은
이 책의 시작과 끝을 같이 하며 하늘에서 돌이 쿵!을 감싸고 있다.
이야기는 한 번에 이어지지 않고 1 돌, 2 쿵!, 3 미래를 상상하며, 4 해넘이, 5 자리가 없어 의 다섯가지로 이야기를 엮어냈다.
책을 읽다보면 우리네 모습과 다르지 않는 주인공들의 행동에 웃음이 나기도 하고
떨어지는 돌을 피하게 되는 이유가 재미있기도 하고
주인공 3명 사이에서 꿋꿋하게 고집을 부리며 자기 자존심을 지키려는 귀여운 고집불통인 거북이가 웃프기도 하다.

모자 쓴 거북이의 등장.
한 면에는 그림이 가득하고 한 변에는 거북이의 마음을 들려주는 짧은 글만이 있다.
그래서 책을 펴고 그림을 보면 거북이가 진짜로 내게 말을 하는 것 같다.
아마도 거북이의 속마음일테지.
근데, 이 글만으로 거북이의 성격을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고, 돌이 떨어지는 앞장의 그림과 연관시켜 걱정도 불러일으킨다.
여기 말고 다른 곳엔 절대 서 있고 싶지 않다는 거북이의 단 한마디가 부풀어지듯 커다란 걱정이 되어 다음 장을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고집스러운 말투의 거북이가 사랑스럽다.
이제 막 떨어지는 돌의 운동성을 그림에 온전히 담아낸 작가의 표현이 우리에게 그 찰나의 순간까지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책을 펼치자 마자 보았던 돌은 반만 보이는 시작을 느끼게 하고
고집스런 거북이를 만난 후 보게 되는 돌은 이미 커다란 자신의 위험성을 그대로 보여주며 온전한 하나의 돌을 그대로 보여준다.
엄청난 크기와 엄청난 속도일 것 같은 돌의 낙하가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오게 될까.
독자는 그저 조마조마하기만 하다.
하늘에서 벌어지고 있는 돌의 움직임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그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것조차 느낄 수 없는 거북이에게 아르마딜로가 다가온다.
거북이가 서 있는 그 곳으로 돌이 떨어질 것 같은데...
돌이 떨어지는 속도와 거북이의 속도를 예감할 수 있기에 점점 더 다급해지는 마음이다.

뭐하고 있냐며 묻는 아르마딜로에게 마음에 쏙 드는 자리라며 같이 서 있자고 하는 거북이와 아르마딜로의 대화가 웃음이 나온다.
자신의 자리가 쏙 마음에 드는데 자신의 자리가 느낌이 별로 안 좋다며 다른 자리도 알려주는 아르마딜로
ㅋㅋㅋ
돌은 떨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이 쪽 자리가 좋다, 느낌이 어떠냐 대화를 나누며 이제는 이야기가 들리지 않으니 왔다갔다하는 두 주인공이
왜이렇게 귀엽고 재미있는지...
아까보다 더 느낌이 안좋다는 아르마딜로의 예감은 무시하고 자신의 자리가 좋다고 하는 거북이의 고집이 두드러지게 들린다.
주인공들의 표정이 더욱 살아있는 것은 눈동자의 위치 때문인데,
결국 새롭게 등장한 뱀과 아르마딜로의 말을 듣기 위해 자신의 자리를 떠나 친구들에게 가까이 간 거북이가 자신의 자리가 더 좋다고 말하는 순간
돌은 거북이의 자리에 쿵 하고 떨어진다.
크게 놀랄법도 한데 동작의 미동도 없이 그곳을 쳐다보는 주인공들이 그저 웃음이 나오고 고집을 부렸던 거북이가 이 결과로 인해 어떤 성장을 겪게 될지 기대가 된다.
그래도 미련이 있는 걸까? 떨어진 돌 위에 올라선 거북이가 다음이야기에서 어떤 감동을 줄지...
그림만 보아도 재미있다.
이 책은 1 돌만 보아도 어떤 이야기가 진행될지 조금은 감이 오는 것 같지만,
책장을 넘기다 보면 나의 감이라는 것이 존 클라센이라는 작가가 이 책에 담으려고 했던 것의 시작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떨어진 돌위로 올라갔던 거북이는 결국 돌에서 떨어지고 몸이 뒤집혀버린 채 아르마딜로를 만나게 된다.
거북이의 상황이 딱 말해주고 있는데, 아르마딜로가 물어보는 질문에 모두 아니라고 말하며 도움이 필요없다고 하는 거북이는 여전한 고집이다.
그리고 함께 낮잠을 청하자는 아르마딜로에게 자신은 안 피곤하다고 하지만 결국 눈이 감기게 되는 거북이.
나에게도 분명 이런 고집스런 부분이 있겠지만, 지나온 추억 속 나의 아이들이 생각나며 웃음이 난다.
아이들의 모습과 참 비슷한 주인공 거북이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캐릭터다.
주인공들의 대화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아이들이 읽고 감상하기에 전혀 무리가 없다.
오히려 대화로 인해 그림에 몰입하게 되며 이해하게 되며 가슴에 담게 된다.
아이들이 잘 하는 상상놀이를 이 동물들도 하게 되는데 돌에 올라가 미래를 상상하는 아르마딜로와 거북이에게 새로운 미지의 생명체가 나타난다.
주인공들은 눈을 감고 있어서 상상속인것 같은데, 이들이 있는 곳에 실제로 나타난 미지의 생명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할까.
답은 없다.
상상속이라고 남겨두고 싶다면 그리하면 되고 실제 나타난것이라는 SF로 이야기를 엮어나가도 된다.

자신의 자리가 좋다고 했던 거북이가 친구들이 돌에 기대어 해넘이를 보며 앉아있는 것을 목격한다.
처음 거리가 너무 멀어 서로의 이야기가 잘 안들리지 않았던 상황이 그대로 재현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거북이가 주저하지 않고 관계를 맺기 위해 그들에게 다가간다.
근데, 거북이가 도착하자 해는 넘어가 이제 아무것도 안한다는 그들의 대화가 너무나 재미있다.
소통의 부재로 만들어지고 완성되는 이 이야기에 거북이의 행동으로 우리는 귀를 열고 이야기를 듣는 다는 것의 소통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해가지고 밤이 되어 잠을 청하는 친구들 곁에 다가간 거북이는 자리가 없음에 방향을 바꾸어 돌아가며
다시 안 올 수도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상상한 그대로 친구들은 듣고도 반응이 없는것이 아니라 잠을 청하기에 못들은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무언가 소심하고 고집있는 거북이는 자신의 마음을 전하지만, 거리의 문제로 못들은거라 생각하며 다시 친구들에게 돌아간다.
거북이의 속마음을 들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누군가는 천천히 또 누군가는 속도감있게 느껴지는 이 순간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거북이는 보지 못하고, 친구들에게는 보이는 미지의 외눈박이 생명체의 등장은 긴장을 고조시킨다.
외눈박이 생명체의 등장에 친구들이 취한 최고의 행동은 아르마딜로가 손으로 눈을 가린것!이라는 발견은
이야기의 흐름은 굉장히 동적인데 정작 주인공들의 행동에는 큰 변화가 없어서 더욱더 그림책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다.
여전히 지금의 상황을 모르는 거북이만이 웃플뿐이다.
그리고 다시 떨어지는 커다란 돌~
'쿵'소리에 미동도 하지 않은채 눈동자만이 떨어진 돌을 향하는 주인공들을 통해 이제 큰 안도감이 느껴진다.
마지막 장면에서 나는 호들갑스럽지 않아도 되고 큰 걱정은 안해도 되고 바람의 흐름대로 해가 뜨고 지는 대로 느긋하게 지내도 된다는 메세지를 받았다.
빨리빨리를 입에 달고 안해도 될 걱정에 밤새 잠못이루고 조그만 사건에도 호들갑스러웠던 나에게 여유와 쉼, 그리고 주변인과의 소통과 진실한 관계맺음에 대해 손을 내미는 책이었다.
재미있고 감동이있고 깊이가 있는 책.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매력이 있는 책.
『하늘에서 돌이 쿵!』
정말 추천하고 싶다.
* 해당 글은 시공주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