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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 ㅣ 정호승 동시집 1
정호승 지음, 모예진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1년 8월
평점 :

가슴을 어루만지며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시를 쓰는 시인 정호승 시인이 이번엔 아이들에게 그 마음을 전하고자 첫번째 동시집을 발간했어요.
<수선화에게>로 제게 큰 울림을 준 정호승시인이기에 이번 동시집 <참새>도 기다리지 않을 수 없었지요.
자연을 사랑하고 그 안에서 나를 발견하며 아이들의 마음을 아름답게 엮어나간 동시집은 아이들에게 희망과 위안 그리고 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성장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라는 것이 어쩌면 내 마음을 나타내는 짧은 글이라고 생각하면 그 안에 담긴 포괄적인 의미들과 감동들은 배가 되어 다가오네요.
정호승 시인께서도 말머리에 우리는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시인이었다고 말해주어요.
우리가 어릴 때부터 하는 생각과 말이 모두다 시였다고요~
생각해보면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이 했던 말들을 적어놓았다면 정말 멋진 시집이 되었겠다~ 라는 아쉬움이 드네요.
어떻게 저렇게 표현을 할까~ 하며 감탄했었던 아이들의 말들이 이제 생각나지 않는다는 게 아쉬워요.
시간이 지나면 빛이 바래듯이 우리가 가지고 있던 시의 노래들도 커가면서 자꾸 잊어버리게 된다네요.
잊어버릴 수 있다고 인정하고 다시 채워넣으면 그 동심이 또 살아날 수 있을것 같다는 희망도 들어요.
그래서 아이들도 어른들도 동시를 읽으며 희망을 품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참새>는 총 4부로 나뉘어 있어요.
자연을 대하는 아이의 마음, 생활속 주변에서느끼는 아이의 마음, 가족을 중심으로 사랑받으며 완성되어가는 아이의 마음들을
정호승시인만의 감성이 오롯이 담긴 동시들이 채워져 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시는 이 책의 제목인 <참새>라는 시에요.
참새
아버지가 내게 말씀하셨다
참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나는 새한테 말했다
참새가 되어야 한다고
짧지만 재미난 시지요~ 참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기도 했답니다.
아버지에게 들은 말을 잊지 않고 새들에게 전하는 아이의 마음이 이쁘기도 하고~
모든 새가 참새가 되어버리면 어쩌나~ 하는 재미있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나기도 하고~
그림을 보며 시를 떠오르니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에 감동이 되어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했답니다.

저는 엄마의 사랑에 대해 말하는 시들이 마음에 와 닿았어요.
아마 제가 엄마이기 때문이겠지요.
<사랑>, <독도>, <어떡하지?>, <뒷모습>, <엄마>, <무릎잠>등은 아이들에게 크게 차지하고 있는 엄마의 사랑에 대해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시들이었답니다.
부모의 사랑을 먹으며 마음이 자라는 아이들을 기억하며 시들을 다시 읽으니 뭉클뭉클하기도 하고
나의 엄마도 생각이 나며 눈을 지긋이 감아보기도 했답니다.
엄마
빗방울 하나가
바다로 가서
그대로 바다가 되어 버린다
바람 한 줄기가
매화밭으로 가서
그대로 매화 향기가 되어 버린다
나는 마을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서
그대로 엄마의 가슴이 되어 버린다.
엄마의 사랑으로 아이들은 자라나고 그 마음에 가진 동심들이 피어나 자연을 사랑하게 되고 주위를 돌아보게 되며 나를 사랑하게 되어 이 세상을 사랑하여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진 아이들로 자라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생명존중과 생명에 대한 사랑, 그리고 그에 대한 감수성을 불러일으키는 시들도 많이 실려있어요.
시를 읽다보면 언젠가 무심코 나도 그랬었는데... 하며 부끄러워지는 순간도 있더군요.
아이들도 쓰레기를 함부로 버렸다든지, 예쁘다고 길가에 핀 꽃을 꺾었던 경험들을 이야기하며 눈으로 감상해야하겠다고 약속도 했답니다.
특히 기억나는 시는 <나무>입니다.
나무
사람들은 한 해를 하루처럼 살지만
나무는 하루를 한 해처럼 삽니다
사람들은 나무에 기대어 자주 울지만
나무는 사람에게 기대어 울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나무를 베어 버리지만
나무는 사람들을 아름답게 합니다.
동시가 주는 감동과 힘을 새롭게 느낀 동시집 <참새>였네요.
아이는 아이대로 자신이 느꼈던 감정선들을 따라 마음에 와 닿은 시가 있었고요~
저는 저대로 제 마음의 소리를 들으며 가슴 한켠 접어둔 시도 있었답니다.
정호승님이 보낸 시의 노래를 아이들이 가슴에 잘 담아두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해당 글은 주니어김영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