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이명애 지음 / 모래알(키다리)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휴~

로 시작하는 주인공의 입김에 담긴 한마디가 지금 내 마음과 꼭 같다.

작년부터 기다려왔는데... 지금의 상황을 보면 올해 휴가도 어렵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요즘 곰곰 생각해보는건 왜 휴가가 있는지, 그리고 우리는 왜 휴가를 통해 힐링을 해야 하는지, 그 필요성과 소중함을 너무나 절실하게 느낀다는거다.

많은 것이 변했고 또 많은 것이 변할테지만 우리의 마음속에 나 자신을 온전히 되찾고 쉼을 주며 물을 주고 생긱를 불어넣을 수 있는 순간이 바로 휴가가 아닐까.

 

책표지부터 시원하다.

뜨거운 여름 바닷가에 저마다의 삶의 쉼표를 위해 찾아온 사람들. 그 안에서 나를 찾고 너를 찾아본다.

면지에 그려진 달력에 표시된 X표는 얼마나 휴가를 기다려왔는지... 그 마음을 잘 알 수 있다.

나도 한 번쯤 해봤을 X표..ㅋㅋ 지금은 X표를 하며 기다리는 그 시간이 없는데, 그 기다림이 얼마나 설레이는지는 다 알 수 있을거다.

표지와 달력을 보고 이미 내 마음은 기차를 타버렸다.

 

 


 

 

하지만 주인공을 꽁꽁 둘러싼 검은 패딩과 주인공의 입에서 나오는 한숨인 휴~는 우리네 삶을 거침없이 보여준다.

일상에 나를 지키려 애썼고, 인내했던 수많은 시간들이 함축적으로 나를 에워싸고 있다.

휴~에 실어 날려보내지만 그 무게는 줄지 않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휴~~~가를 가고 싶다. 아니 간다. ^^

기차를 타고 삼척역에 내린 주인공에게 휴가를 떠난 기쁨과 설레임은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주섬주섬 주인공을 둘러싼 여러무게의 패딩을 벗어보지만 정작 파랗게 얼어버린 주인공 자체는 자신을 온전히 찾지 못했다.

그 상태 그대로 ~

바닷가에서도 자신의 색을 찾지 못한 주인공은 바닷가와 그리고 바다를 즐기며 여름을 만끽하는 사람들과 동떨어져있다.

한눈에 찾을 만큼.

 

 


 

 

하지만, 혼자 온 주인공을 반겼던 검은 고양이만 주인공 곁에서 마음을 열고 몸을 내맡길 수 있도록 돕는다.

어쩌면 얼어버린 주인공은 자신을 내려놓고 즐길 수 있는 마음까지 녹여내는 데 시간이 필요했었던 듯 싶다.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고 사람들을 만나며 자신이 잃어버린 그 시간을 회상하며 자신을 돌아보았을 듯 싶다.

고개를 살짝 들고 바닷바람을 얼굴로 맞이하며 고양이와 같은 모습으로 걷는 모습은 점점 변화되는 주인공의 심리를 재미있게 잘 표현한 것 같다.

그렇게 고양이와 함께 하며 자연을 바라보고 자연에 마음을 열고 자신을 녹여낸 주인공이 보여주는 심리묘사가 내 마음에 살포시 와 닿는다.

 

"

나도 덩달아 시원해지고

나도 덩달아 후련해지고

나도 덩달아 편안해지는...

"

 

 


 

 

처음 주인공이 내뱉은 휴~ 와는 다른

물속에서 내 내뱉은 휴~에 담긴 그 함축적인 의미는

이 그림책을 보는 독자마다 다양하게 와 닿을것이다.

 

여름을 그득담은 그림만으로도 이미 마음속 휴가를 다녀온 듯한 기분이다.

주인공이 진정한 자신의 색을 찾았듯, 우리는 이 그림책으로 마음속 갈증을 해갈하며 나만의 색을 찾고자 하는 시도를 해볼 수도 있을것이다.

 


 

 

재미있는건, 나만이 주인공처럼 삶의 굴레에 꽁꽁싸여 살아가는 것은 아니란거다.

고양이 민박에 묵으며 고양이를 통해 그 길을 안내받고 자신을 찾았던 주인공이 힐링되어 휴가를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갈때면

주인공의 마음과 꼭 닮은 그 누군가가, 주인공의 마음의 무게와 꼭 같은 그 누군가가 찾아와 자신만의 휴가를 완성할거란거다.

그 곁에 어김없이 등장한 고양이가 고맙게 느껴진다.

 

그렇게 우리는 휴가를 보내며 재충전하고 태양의 열정과 힘을 충전하며 더 힘차게 살아갈 수 있다.

어디에서 어떤 형태이든 우리는 우리만의 휴가를 보내며 나를 더 알차게 만들어야만 한다.

웬지 올해 여름엔 휴가를 보며 힐링받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물론, 나도 보고 또 보고 책장에 이 책을 꽂을 것 같다.

기분이 좋아지는 그림책이다.



 

* 해당 글은 모래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