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어린 시민군 스콜라 어린이문고 34
양인자 지음, 홍연시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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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 되면 생각나는 민주주의 꽃.

『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아이들에게도 이야기해주며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에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관한 책들을 건네곤 했었어요.

『5월의 달리기』, 『빼앗긴 오월』이 우리집 아이들에게 건넨 책이었지요.

지금 아이들이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역사적 이야기들을 재미난 이야기로 녹여낸 동화책들이 많아서 너무나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이번에 만난 양인자 선생님의 『오월의 어린 시민군』 5월에 기억되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시대적 상황이 민주주의를 갈망했던 그 때의 광주이지만, 두 친구의 우정도 돋보이는 책이었어요.

지극히 평범한 우리네 친구들인 찬호와 현조를 통해 만난 1980년대 5월의 광주는 오히려 더 애뜻하고 뭉클하며 뜨겁게 다가왔습니다.

 

 


 

 

 

2년전 찬호네 상하방으로 이사와 한 집 아닌 한 집에서 살며 형제처럼 지내게 된 현조.

목수인 현조 아빠의 일터때문에 자주 이사해야 했기에 찬호와 더욱 돈독한 우정을 보여주는 찬호와 현조의 관계가 참 따뜻하고 보기 좋아요.

이 두친구 찬호와 현조가 우정을 꽃피우며 배워가는 민주주의 산 현장 1980년 광주의 이야기입니다.

함께 공부도 하고 운동도 하고 학교도 다니며 서로에게 의지했던 두 친구는 현조 아버지의 이직으로 이사를 앞두고 있었어요.

찬호와 현조는 상우형에게 과외까지 함께 하며 "바르게 살기 위해 공부해야 한다"는 말을 가슴 깊이 남기며 자라는 건강한 아이들이었답니다.

찬호 아버지가 일하는 신문 보급소에서 조간 신문을 배달하는 기특한 찬호는 현조와 이별하는게 무척이나 아쉬웠지요.

박정희 대통령이 죽음 이후 민주주의를 열망했던 사람들의 바람과 달리 새로운 군부 세력이 구테타를 일으키고, 전국에 비상계엄을 내려 무력을 행사하기 시작했어요.

곳곳에서 총소리가 나고 뉴스에서는 끔직한 이야기들과 화면들이 비춰졌지요.

이사를 앞두고 있는 현조네와 이별을 앞두고 불안불안한 마음을 감추질 못하는 찬호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어요.

닥치는 대로 때리고 끌고 가는 모습을 보며 인간 사냥을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은 그 때의 그 상황을 적나라하게 느낄 수 있게 하지요.

 

 


 

 

결국 마음에 드는 송별회는 못했지만 현조네 이삿짐을 실은 트럭은 현조아빠를 태우고 출발하고 현조 엄마와 현조는 고속버스를 타고 인천으로 가게 됩니다.

하지만 총소리는 점점 더 격해졌고, 현조네의 안부를 알 수 있는 전화는 울리지 않자 찬호네 가족은 걱정을 하지요.

현조 없는 생활에 텅 빈것 같은 찬호는 현조의 전화를 목빼서 기다리다가 큰 누나와 시내를 나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우연히 현조를 만나 상황을 듣게 되지요.

광주에는 차가 들어가지도 나가지도 않고 전화도 불통인 상태라는 것을요.

그렇게 보고 싶었던 친구 현조와 찬호는 자신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다시 찬호네 집으로 오지 못했던 현조엄마의 마음도 그리고 이웃사촌으로 반갑게 맞이해준 찬호 엄마의 마음도 너무나 이해가 가서 가슴이 뜨거워지는 대목이었어요.

 

늘 아침마다 신문을 돌리는 찬호는 그 다음날 신문이 보이지 않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행에 옮깁니다.

아버지가 구독자 한 명 한 명을 얼마나 소중히 생각하는지, 또 이번 신문이 나오지 않은 것은 우리 잘못이 아닌것을 알리기 위해 종이에 손글씨를 써서 한 집마다 배달하기로 한 것이지요.

큰누나를 따라 간 남도 예술 회관 에서 고사리 같은 손으로 머리띠를 만들고 민주주의를 가슴에 새기게 됩니다.

저마다 각자 맡은 일을 하며 군인들에게 이유없이 희생당한 사람들을 위해 추모하고 있었지요.

 

 


 

 

 

몹시 혼란스럽고 공포스러운 상황이었지만 제각기 자신이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일들을 묵묵히 찾아 일했던 광주 공동체

나보다는 우리를 생각했던 그들의 질서정연했던 시민의식들을 군인들을 후퇴하게 만들었지만, 그 안에 은폐되고 왜곡된 역사들이 너무나 많았음을 이제 우리는 조금씩 알게 됩니다.

시민들은 무기를 버리고 평화적 협상 타결을 원했지만 약속을 어기고 다시 들어오는 계엄군과 당당히 맞서싸우며 민주주의를 목놓아 외쳤던 그들의 희생은 기억되어야 합니다.

시민들은 옳지 않은 일에 온몸으로 맞섰지만 도청 안에서 민주주의를 외치던 많은 사람들은 군인들에 의해 짐짝 취급을 당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고 1년이 지난 후 비로소 상우 형의 얼굴을 마주하게 됩니다.

 

현조는 인천으로 이사를 갔지만 현조의 이야기는 또 다른 아픔으로 다가왔습니다.

광주의 이야기는 광주 밖으론 흘러나가지 않은채 고여 있었고, 광주에서 직접 경험했던 일을 이야기 한 현조는 문제아 취급을 당했던 것이지요.

찬호 또한 이전과 다른 아픔에 힘겨워 했지만 현조는 그보다 더 큰 아픔으로 말문을 닫아버렸어요.

그렇게 오랫동안 폭도와 폭력의 누명을 쓴 광주민주화 운동 이야기는 아직까지도 규명된 사실조차 부정당하고 있는 현실이라네요.

그러니 그때의 현조는 얼마나 힘들고 아팠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저자가 말한 것 처럼

과거란 그저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나침반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 주세요.

라는 말이 우리에게 이정표가 될 것 같네요.

역사를 바로 알고 진실이 왜곡되지 않도록 중심에 설 수 있는 아이들로 자라도록 이야기 속에 스며든 메세지를 통해 아이들이 한 뼘 더 성장하길 바라봅니다.

 

 

 

* 해당 글은 위즈덤 하우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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