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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요테의 놀라운 여행 ㅣ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3
댄 거마인하트 지음, 이나경 옮김 / 놀 / 2021년 4월
평점 :

코요테가 엘라로 불리기까지.
로데오가 아빠라 불리기까지.
이들이 예거를 타고 여행하며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변화하는 순간 순간의 성장의 기록이 이 책에 담겨있다.
예거는 큰 사이즈의 스쿨버스 이름이다.
마음에 상처가 있는 코요테와 로데오의 바퀴달린 집이 되어 준 예거는 코요테와 로데오를 받아들인 것 처럼
그들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내어준 것처럼
코요테와 로데오가 만난 아픔이 있는 순수한 친구들에게도 동일하게 자신을 내어준다.
예거는 무생물이지만, 이 이야기에서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소중한 공간이며 쉴 곳이다.

예전 핑클 멤버들이 캠핑카를 타고 이곳저곳 누비며 여행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 안에서 그들은 옛 추억을 회상했고, 그 추억을 바탕으로 지금의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고 응원하며 한 층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자연과 더불어 그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시청자인 내게 위로가 되고 힐링이 되었는데,
그때의 영상과 예거를 타고 여행하며 만들어지는 이야기가 오버랩되며 좀 더 깊게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코요테와 로데오.
이들이 가지는 아픔은 처음부터 드러내지 않는다.
이야기를 읽어가다가보면 이들이 만나게 되는 친구들로부터 이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는 이들이 마음을 닫았던 그 시간을 이제 사람으로부터 위로받고 치유받아 마음을 열게 된다는 뜻이 아닐까
저마다의 이야기와 아픔 그리고 고민들이 있는 이야기와 코요테와 로데오가 가진 이야기는 우리네 이야기였다.
그랬기에 서로가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묵묵히 응원하여 성장이라는 열매를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코요테와 로데오는 5년전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다.
엄마와 언니 그리고 동생.
그들과 함께 했던 아픔을 잊기 위해 어쩌면 각자만의 방법으로 극복하기 위해 이들은 예거를 타고 여행을 떠난다.
함께 했던 시간속에 불렸던 이름조차 그 상실의 아픔이 기억나기에 코요테와 로데오로 부르며 그 때의 그 시간을 떠올리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코요테는 그런 로데로를 이해하고 지지하며 응원하지만 한편으론 그 때의 시간을 마음껏 떠올리며 그리워하고 슬퍼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코요테와 로데오가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그 시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며 그 아픔을 뛰어넘는 극복의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코요테는 알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여행의 종착지를 향해 우리는 그 여정을 함께 하며 각자 다른 성장의 경험을 맛볼 수 있다.
코요테와 로데오 사이에 처음 찾아온 이방인이자 친구.
작은 고양이 아이반.
로데오가 아이반을 받아들이면서 조금씩 열어가는 그 마음의 변화와 코요테가 사람들을 받아들이며 변화되는 심경의 변화들이 자극적이지 않고 잔잔하게 표현되어 그 감정선을 따라가며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로데오가 가진 따뜻한 심성과 진심은 그가 전하는 "옛날이야기"로 더욱 확신할 수 있는데
이야기 후반부까지 이야기의 중심을 잡아주는 "옛날이야기"는 이 이야기를 더욱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아이반 이후, 꿈을 포기하기 직전인 음악가 레스터
코요테의 진정한 친구가 되어주며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의 든든한 우정을 보여준 살바도르
성소수자로 부모님과의 갈등문제 때문에 집을 나온 밸까지.
이들이 만난 인물들 하나하나 가지고 있는 아픔들과 사회적 소회감들이 코요테가 가지고 있는 아픔과 만나며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고 성장할 수 있는 범위 확장되며 이들은 비로소 위로받고 변화한다.
할머니와 오랜만에 한 통화에서 엄마와 언니 그리고 동생과 함께 묻었던 추억상자가 묻힌 공원이 없어진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언젠가 엘라가 그 추억상자를 발견할거라고 했던 엄마의 말을 떠올리며
코요테는 아빠 모르게 예거의 방향을 바꿔 포플린 스프링스로 가야했다.
아빠는 아픔이 너무 커서 그곳에 가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 곳으로 가고자 하는 여정.
그리고 제한된 시간.
뜻하지 않게 발생하는 작고 작은 사고들과 사건들.
그것들은 결코 코요테가 찾으려는 소중한 추억들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였다.
더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 주었다.

인생은 가끔 너무 벅차게 느껴질 때가 있는 것 같다.
특히 중대한 순간이 오면.
하지만 마음속을 뒤지면 대개는 필요한 것을 찾을 수 있다.
그 중대한 순간을 맞이하고 내 것으로 만들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찾을 수 있다.
p319
코요테가 예거에 탔던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혼자서는 못했을 그 곳으로 뛰어갔을때,
공사장의 에드, 그리고 살바도르가 자신의 일처럼 흙더미를 파헤쳤을때,
그리고 모두들 희망을 잃어 주저앉더라도 살바도르는 흐르는 땀방울처럼 멈추지 않았을때,
영화같은 일이 벌어지고 찾고자 했던 상자를 발견했을때
예거를 타고 지냈던 5년간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엄마와의 추억을 생각하며 말이 필요없는 그 추억을 가슴으로 받아들일때
어쩌면 이제껏 외면하려 했고 덮어두려 했던 상처는 치유받아 더 성장케할 거름이 될 수 있었다.
코요테에게도 아빠인 로데오에게도
너무나 큰 슬픔이었기에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았던 아빠를 슬픔의 구덩이에서 끌어내 새로운 시작의 출발선에 세울 수 있었던 것도
아픔을 아픔그대로 인정하고자 했던 코요테의 노력의 결실이 아니었을까.
로데오에서 아빠로 돌아가는 느낌.
그리고 코요테가 다시 딸이 되는 그 순간.
그 경이롭고 감동적이며 슬프지만 다행인 그 순간을 지나치며 이제 예거를 지나 그들을 더욱 평안하고 안전하게 보듬어줄 집을 찾아 떠난다.
아직도 그들은 달리고 있고 방랑하고 있는 것이지만 찾고 있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는 코요테의 말이 가슴을 간지럽힌다.
흙을 찾고, 뿌리 내릴 곳, 꽃 피울 곳을 찾고 있다는 코요테와 로데오.
"뭔가를 향해 달려가는 건 뭔가로부터 달려가는 것보다 낫다. 훨씬 낫다."
p357
코요테와 로데오가 슬픔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이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아도 된다.
가슴에 묻어둔 슬픔과 아픔들은 나만의 것이 아니며 그것은 우리를 늘 그곳에 머무르게 하지 않는다는 것을
언젠가 우리는 그 시간을 지나 꽃피울 수 있다는 희망과 위로를 받게 된다.

그리고 발견한 너무 많은 행복과 슬픔이 아빠와 딸의 이후의 여정에 어떻게 뿌리내릴지 궁금해진다.
또한 레스터, 살바도르, 밸의 이야기도 기대되며 책장을 덮게 된다.
옛날이야기로 시작하며 이어지고 끝나는 코요테의 놀라운 여행
우리의 삶도 옛날이야기로 기억되며 또 시작될 것 같은 느낌이다.
아픔을 겪게 되면 누구나 주저앉고 멈춰버릴 수 있다.
누군가는 그 아픔을 그저 덮어버리고 고개를 돌릴 수도 있고
누군가는 그 아픔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않을 수도 있고
당당하게 마주할 수도 있을것이다.
아픔을 이겨내는 각자의 방법과 자세들가운데 우리는 코요테가 보여준 진심과 방향성을 바라보며 성장의 방법을 새롭게 배워나간다.
* 해당 글은 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