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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장보고 ㅣ 우리 반 시리즈 8
박남희 지음, 이영환 그림 / 리틀씨앤톡 / 2021년 4월
평점 :

한 아이에게 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걸 네가 보여 줘.
p141

해상왕 장보고
통일신라시대의 엄격한 신분제의 굴레를 넘어 청해진을 해상 무역의 거점으로 만든 해상왕 장보고
그가 우리에게는 청해진을 신라 무역의 거점으로 삼아 무역을 확대해 나간 해상왕으로 알고 있지만, 우리 반 장보고에서 만난 장보고의 마음 한켠에는
늘 신분제로 인한 불평등에 대한 아쉬움과 서글픔이 가득했다.
장보고는 자신에게 헌신했던 장수이자 귀족편에서 장보고를 찾아왔던 옛 부하 염장에게 갑작스러운 공격을 당해 죽음을 당하게 된다.
자신이 일구어놓은 해상무역의 거점 청해진으로 인해 신라 무역이 전 세계를 변화시킬거라는 확신이 있었지만, 자신이 죽고 난 후 청해진을 맡을 만한 인물이 없기에 쉽게 눈감을 수 없는 장보고다.
죽음을 목전에 두고 밀려오는 후회에 카론은 이대로 저승에 가도 후회가 없는지 묻는다.
이에 장보고는 자신을 죽인 자에 대한 복수가 아닌
"신분도 계급도 없는 세상,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소원" 그 소원의 마음을 카론에게서 듣게 된다.
신분에 따른 차별이 없는 세상.
장보고의 깊은 마음속 늘 염원했던 차별없는 세상에서의 삶은 완도의 12살 소년 강복오로 살며 경험하게 된다.
과연...
신분 제도가 없는 완도는 장보고가 원하던 그런 세상일까??
카론은 왜 장보고를 강복오의 삶을 살게 한걸까??

장보고 강복오.
이름이 찰떡같이 잘 어울린다며, 지금까지 우리 반 시리즈에 나왔던 위인과 12살 친구들의 이름중 단연 베스트라 말했다.
또한, 장보고의 소망이었던 차별없는 세상이 겉으로는 누구나 평등한 듯 하지만 자본주의로 인해 보이지 않는 불평등이 있는 완도의 한 동네의 모습이 아이들에게 꽤나 진지하게 다가간 것 같다.
강복오로 차오를 만나게 된 장보고는 차오에게서 자신이 누군가에게 잘보이려 비굴했던 지난날의 어려운 삶의 한복판에 있는 아이들의 얼굴에서 봤던 비굴함의 표정을 발견하게 된다.
모든게 풍족하고 넉넉해 보이는 강복오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 같은 처지이지만 자기보다 많은 걸 가졌거나 자기보다 나은사람에게 아첨 담긴 눈빛을 보낼 수 밖에 없었던 그 때의 그런 눈빛을 발견하게 되며 당황하고 의문을 갖게 된다.
복오라는 아이는 통일신라시대 권력을 앞세우며 사람들에게 함부로 대했던 아이 같았다.
친구도 없고, 자신의 아버지가 부유하다고 해서 아버지의 배에서 일하는 아버지의 아들인 차오에게도 함부로 대했다.
자신이 알던 옛 사람들과 오버랩 되는 복오의 친구들로부터 장보고는 많은 생각을 머금게 된다.
차오와 이야기를 나누며 알게 된 새로운 계급사회.
대한민국은 돈이 있고 없고를 가지고 계층을 나누는 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장보고는 어떻게 이것을 이롭게 변화시킬까?
또하나 복오의 친구인 차오와 하나는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다.
차오의 아버지는 중국인, 하나의 어머니는 일본인.
차오와 하나는 서로가 부모님의 나라에서 역사적인 사건의 바탕이 되는 무슨일이 터지면 서로를 질책하며 싸우는 것을 보게 된다.
두 사람을 친구로 만드는 것.
올바른 방향으로 역사를 인지하고 현재의 대한민국 국민으로의 인정을 이끌어내며 함께 할 수 있도록 변화시키는 것.
어쩌면 강복오로 태어난 장보고는 통일신라시대때 자신만이 뛰어 넘었던 차별을 대한민국 12살의 아이들에게 뛰어넘을 수 있도록 이끌 수 있는 누구에게나 기억에 오래남을 장군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장보고와 강복오의 이야기가 어쩜 이렇게 환상적인 이야기로 하나가 될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며 빠져들어가는 완도의 강복오와 친구들의 이야기로 인해 어떤 변화가 이루어질지 무척 기대가 되었다.
자신도 변할테니 차오 너도 변하라며 진정한 조언을 내비치는 복오.
가난하다는 이유로 어쩔 수 없이 비굴해진 얼굴과 자신감을 잃어버린 모습을 이 아이에게서만큼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
그건 마치 어렸을 때의 자길 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p55

복오는 서두르지 않고 반 아이들과 함께 이로운일을 하고자 아이들의 마음을 열기위해 하나씩 시도한다.
장보고의 후손답게 이 마을과 바다를 위해 그럴듯한 일을 하자는 복오가 기특하기만 하다.
아이들은 복오의 행동이 이전과 다른것 같아 조금은 어색하지만, 그 변화가 싫지만은 않다.
빠르게 적응하며 서로의 생각을 거침없이 내뱉는다.
완도는 지역 특성상 외국인 아저씨들이 많고, 선원으로 일이 바빠 기본적인 한국어밖에 하지 못하니 아저씨들을 위해 한국어 선생님이 되어 드리자는 의견을 낸다.
아이들의 의견이 자유롭게 오가는 가운데, 복오의 눈에 들어온 아이는 멀뚱히 떨어져 앉아있는 순영.
아이들은 해상왕반 방학과제로 "바다 소년단"이란 이름을 걸고 진행하기로 한다.
바소단의 활동으로 반 아이들이 서로 차별하지 않고 배려하며 아끼는 사이가 되길.
그 안에 순영이도 함께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길.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이 좋았던 것은 주체적으로 자신들의 의견들을 내고 의견들을 존중하며 최선의 것을 이끌어 낸다는 점이다.
물론, 복오를 중심으로 보이지 않는 자본주의의 차별이 있긴 했지만, 아이들 하나하나 자신의 목소리가 없는 것이 아니였다.
하루도 진후도 차오도 그리고 순영이도.
핸드폰이 없이 할머니와 단 둘이 어렵게 사는 순영이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그런 순영이를 이해해 가며 순영이자체로 바라보고 다가가는 투오하순의 모둠이 그래서 더 대견하게 느껴진 것 같다.
순영의 환경, 하루의 환경을 이해하면서 복오 또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특히 순영의 어려운 가정환경을 돕기 위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친구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그 변화를 이끈 복오와 친구들.
또한, 바소단 아이들 스스로가 모국인 네팔에 남겨두고 온 딸 수잔이 아프다는 소식에 돈이 없어 가지 못하고 슬퍼하고만 있자 도울 길을 찾으려 의논한다.
때마침 수출길이 막혀 완도의 특산물들이 창고 안에 쌓여있음을 알고 이것을 처리할 수 있다면 수익을 내어 비행기표 사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부모님의 도움을 직접적으로 받기 보다는 자신들의 힘으로 모금을 하거나 판매를 해서 비용을 마련하고자 하는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아이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어서 어찌나 대견했는지.
장보고의 후손들 답다. ^^
투오하순의 멤버인 순영은 향우회를 언급하며 판로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말한다.
아이들이 순영을 바라보는 눈빛도, 그리고 순영이 자신도 변한것은 복오의 진심어린 변화를 이끄는 노력덕분이 아니었을까.


아이들은 결국 한 사람의 인생, 어쩌면 더 많은 이들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만큼 큰 역할을 해낸다.
바로 기업의 주문이 들어와 우디트 아저씨의 왕복 비행기 티켓을 끊고도 남아 수잔의 병원비에 보탤 수 있도록 전부 기부할 수 있게 된것이다.
3개월의 시간 강복오가 된 장보고는 어느새 친구들과의 정이 들어버린듯 했다.
달라진 아이들의 모습을 기억하며 누군가 차별 받거나 괴롭힘을 당한다면 이제 외면하지 않고, 굴하지 않고 보고만 있지 않을거란 기대감이 장보고의 마음을 채웠다.
3개월 장보고가 변화시킨 강복오는 변하지 않고 지금 성장한 모습대로 아이들 곁에서 이로운것을 이끌어내는 장보고와 같은 위인이 될 것 같다.
바다를 가까이에 둔 너희야말로 세상의 중심에 선 아이들이야.
바닷길을 따라 전 세계 어디든 갈 수 있거든.
그러니 바다를 사랑하고 더욱 아껴 주었으면 좋겠어.
p229
강복오를 만나며 장보고를 더 깊이 알 수 있고 이해할 수 있게 된 『우리 반 장보고 _ 장보고, 완도에 한국어 교실을 열다!』
주체적인 모습의 해상왕반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편견을 넘어 하나가 되는
차별없는 세상의 시작을 알리는 감동이 아이들에게 이어져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 해당 글은 리틀씨앤톡으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