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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만 들리는 별빛 칸타빌레 1 ㅣ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1
팀 보울러 지음, 김은경 옮김 / 놀 / 2021년 2월
평점 :


나무가 노래를 해. 다시 깨어나고 있어. 상처받았지만 치유될거야.
p267
칸타빌레, ‘노래하듯이’라는 뜻으로, 표정을 담아 선율을 아름답게 흐르는 듯이 연주하라는 말이다.
『별빛 칸타빌레』
이 책은 상처를 입은 열네 살 소년 루크가 만들어내는 인생 교향곡같다.
노래하듯이 그렇게 자신의 내면에 숨어있는 선율을 끌어내며 자신만의 교향곡을 완성하는 루크
책을 피곤 쉼없이 빠져들어 읽어내려갔다.
열네 살 소년이 감내하기에 너무 큰 상실의 경험과 절대 일어나서 안되는 학교폭력의 현실 앞에 루크는 그저 아무런 저항 없이 자신을 내몬다.
아버지의 모든 것을 물려 받은 음악 천재 루크.
그랬기에 아버지를 잃은 상실감이 루크를 휘감으며 짓눌렀다.
자신이 받은 선물은 아빠 그 자체라는 루크의 고백은 루크가 얼마나 아빠를 의지하며 사랑했는지를 직감케 해서 더 마음이 아프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다 가라앉기도 전에, 루크는 엄마에게 생긴 새로운 애인을 보며 더 강한 반항을 하게 된다.
엄마와의 관계도, 친구들과의 관계도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선물같은 천부적 음악적 재능에게서도 등을 돌리며 모든 문을 닫는다.
루크에게는 일반적인 음악적 재능 이상으로 남들이 듣지 못하는 이 세상의 모든 소리까지 듣을 수 있다.
나무의 소리, 숲의 소리, 그리고 먼 거리에서 나는 자신과 관련된 그 누군가의 소리까지.
이는 루크의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피아니스트로 유명했던 아빠의 재능이 루크에게서 꽃피워야 할텐데... 엄마 마음으로 조바심이나며 걱정이 된다.
루크의 엄마도, 하딩선생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루크가 가진 재능은 정말 특별하다.
그 누구도 갖지못한 특별함.
하지만, 루크는 그 재능을 특별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저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슬픈 상황들에 자신이 깊이 빠지도록 내버려 두는 것 같다.
그리움과 허전함 그 심연으로 말이다.
루크를 둘러싼 그 모든 상황이 너무나 마음이 아파서 책을 읽는 초반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모른다.
팀 보울러는 루크의 이러한 내면의 심리묘사를 굉장히 감각적이고 음악적으로 리듬감 있게 풀어놓았다.
책을 읽는 독자가 루크와 함께 하며 루크가 가지는 상실의 아픔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게 한다.
루크가 가진 재능이 다른 사람에게 뿐만 아니라 루크 자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하딩 선생님의 말은 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심이 된다.
루크가 아버지로부터 물려 받은 그 놀라운 재능이 이 마을의 몇몇으로부터 시작해 모든이들에게 희망과 위로의 연주로 다가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루크 자신은 자신을 올바로 대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그 재능은 빛을 발할 수 없다.
자신과 투쟁중인 루크에게 과연 어떤 놀라운 일이 일어날까.


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보내고 루크는 동네 패거리들과 어울렸다.
상상보다 더 섬뜩하고 잔인한 스킨과 친구들은 루크의 목숨까지 해치려 한다.
루크가 가진 섬세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친절함등과 뚜렷하게 대비되는 스킨 패커리와의 이야기는 정말 가슴이 쿵쾅거릴만큼 무서웠다.
내가 루크와 같은 또래의 아이를 둔 부모여서 그랬을까?
그저 당하고만 있고 끌려다니기만 하며 누구에게도 자신의 어려움에 대해 말하지 못하고 도움을 청하지 못하는 루크를 보며
스킨 패거리들에게 맞아 온 몸에 멍이 들며 아픈것보다 내면의 아픔은 얼마나 클지 그리고 아플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잘못된 것을 알지만 보복당할것이 무서워 그들과 함께 찾아간 그랜지 저택.
스킨 패거리들은 루크에게 그랜지 저택에 몰래 들어가 리틀 부인의 상자를 훔쳐오라고 한다.
나쁜놈들. --
마음은 아니라고 말하지만 두려움에 굴복하여 그랜지 저택으로 들어간 루크.
그곳에서 루크는 한 소녀의 울음소리를 듣게 되며 루크의 인생을 바꿔줄 만남을 갖게 된다.
바로 그 집의 주인인 리틀 부인의 손녀라고 소개받은 나탈리.
눈이 보이지 않아 소리에 극도로 민감하며 정서적 안정이 필요하다며 요즘 불안하여 울부짖으며 고통받는 나탈리에게 피아노 연주를 부탁한다.
다른사람들과의 왕래가 없던 리틀 부인의 집에 갇혀있던 나탈리와 리틀부인과의 만남으로 루크는 어떻게 변화되며 성장할까
자신이 리틀 부인의 집에 몰래 침입한 걸 들켰지만 그것을 신고하지 않겠다는 리틀 부인과의 암묵적 약속에 의해 스킨 패거리와 약속했던 박스는 들고 가지 못했다. 아니 루크는 그러지 않았다. 루크는 그럴아이가 아니였으니까.
결국 스킨 패거리는 루크에 대해 보복을 결심하고, 루크는 온갖방법을 써서 그들을 피해야만 했다.
하지만 루크에게는 루크를 걱정하며 진심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는 주변사람들이 있다.
루크가 마음의 빗장을 열지 않더라도 그 주위를 따뜻하게 데워줄 사람들.
그렇기에 루크가 힘을 내고 내면의 소리를 들으며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게 아닐까?
리틀 부인의 미스터리한 사연과 나탈리의 신원을 밝혀내며 루크는 또 한번 자신의 용기를 발견하며 한뼘 더 성장할 기회를 맞는다.
그런 용기는 루크에게 가진 루크가 이제껏 발견하지 못한 선물이었던 것 같다.
루크가 가진 음악적 재능은 나탈리를 위로했고, 리틀 부인을 부드럽게 휘감아 제자리로 돌아오게 했다.
결과적으로 루크 자신을 돌아보며 진심을 볼 수 있도록 도와줬고 용기를 낼 수 있도록 했다.
리틀 부인이 겪은 상실의 경험이 잘못된 길로 빠졌을때, 그 곁에 누군가 있어서 리틀 부인과 함께 그 마음을 나눴다면 리틀부인과 나탈리는 제자리에서 자신만의 삶을 완성해나가고 있었을까. 이런저런 생각이 스쳐간다.

자연을 묘사하며 루크의 감정을 말해주는 팀 보울러의 문장문장이 상황과 내면을 잘 보여주어 어찌나 뭉클뭉클했던지.
오크 나무가 불타고, 그 곳에서 그토록 그리워했던 아버지를 만난 장면
스킨 패거리가 루크를 루크답게 빛나도록 할 수 있는 음악적 재능을 단절하려 손에 화상을 입히는 장면
그랜지 저택에서 피아노연주를 하며 나탈리를 안정시키는 장면
숲속에서 미란다에게 안겨 엉엉울며 자신의 응어리를 풀고 새롭게 날아오르는 듯한 장면등
내 머리속에서 리듬감있게 펼쳐지는 환상적인 수많은 장면들이 이야기를 읽는 내내 끊임없이 펼쳐졌다.
황홀하고 아름다운 서사적인 묘사들이 가득한 이 소설에서 우리는 루크를 통해 치유와 희망을 발견하며
그림이 그려지는 듯한 반짝거리는 음악적 선율들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이 받은 놀라운 선물을 통해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 놓으며 이 세상 외면받은 그 누구에게라도 다가가 위로해줄 수 있을 것 같은 루크.
루크가 자신만의 세상에서 아픔을 극복한 회복의 경험을 통해 피어낼 음악들이 기대된다.

불에 탄 오크나무가 노래하듯
상처받은 모든 이들은 이 소설로 다시 깨어날 것이다.
그렇게 치유될것이다.
* 해당 글은 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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