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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사춘기 ㅣ 사계절 동시집 19
박혜선 지음, 백두리 그림 / 사계절 / 2021년 2월
평점 :

동시가 가지고 있는 힘이 있다.
아이들에게는 아이들에게 맞게, 어른들에게는 어른들에게 맞게 그 감동의 모습을 변화시키며 다가온다.
사춘기.
나 때는 어땠었나? 문득 회상에 잠겨본다.
특별할 것 없었던 나의 사춘기.
나의 존재에 대한 깊은 고민도 부모님의 대한 심한 반항도 사회에 대한 불만도 없었지.
공부는 학생이니까 해야 했고, 내가 좋아하는 책 틈틈히 읽으며 국진이 빵 먹고 국진이 스티커 모으던 그 시절이 나의 사춘기때.
큰 폭의 진동이 없었던 나의 사춘기다.
하지만,
나의 나된 것이나 나의 존재 그리고 사람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부터 환경, 사회 전반에 대한 질문까지...
점차 생각이 확장 되어 나가는 질문들을 하는 사춘기시절.
그 시절의 그 때를 떠올리며 바람의 사춘기 속 아이들을 만나니 나 또한 그 때의 내가 그리워졌다.
『바람의 사춘기』에 실린 동시들은 이 시대의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학업의 무게, 존재감에 대한 고민, 코로나로 인한 현실적인 모습, 줌수업 에피소드, 기억하겠다고 약속했던 우리의 마음이 담긴 노란 리본, 사회 문제에 대한 쓴소리등 지금 이 때의 우리가 담겨 있었다.
아이들이 읽으며 공감 100%할 시들이다.
그래서 읽으며 마음이 짠해지고 뭉클해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바람의 사춘기는 질풍노도의 시기에 있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기술의 발달로 인해 변화된 지금, 우리가 무엇을 고민해 봐야 하고 무엇을 지켜나갈지에 대한 물음까지 던져준다.
특히 기억에 남는 시는 『나에게 사과하기』, 『함께』, 『식물』 이다.

『나에게 사과하기』는 아이들이 읽는다면 잠시 잠깐 하늘을 올려다볼 것 같다.
자기 자신을 일으켜 세우고 혼자서 끙끙 힘내려 애도 써보고 무거운 책가방만큼 마음도 무거울 그 아이들에게, 이 동시가 선물같이 마음에 들어차 위로가 되어 줬으면 좋겠다 싶다.
아니, 분명 힘이 되어주고 쉴 나무가 되어줄 것이다.

『함께』라는 시의
"얼마나 가고 싶겠니? 나랑 똑같은 아이였는데." 라는 구절에서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처참하고 너무나 슬펐던 그 날이 기억나며 내 가방에서도 팔랑팔랑거리는 노란리본을 쳐다보았다.
우리는 이렇게 <기억하겠습니다>라는 약속을 지켜나간다.

『식물』
짧지만 여운이 남는 시.
『식물』
게으르을
모른다.
이 시는 내 마음에 작은 파동을 일으켜 감동을 준 시다.
늘 식물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느끼곤 하는데, 이런 멋진 시를 생각해 내다니.
지나가며 봄을 알리는 목련꽃봉오리를 만난다면 이 시를 한 번 떠올리며 칭찬해주고 싶다.
이 외에도 우리를 알게 하고 나를 돌아보게 하며 사랑하는 아이들의 마음까지 이해하도록 다가와준 시들이 참 많다.
잠시 멈춰 동시와 함께 봄을 맞이해보는 것은 어떨까? ^^*
* 해당 글은 사계절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