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습니다 - 비야·안톤의 실험적 생활 에세이
한비야.안톤 반 주트펀 지음 / 푸른숲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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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그대들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도 그대들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

함께 서 있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서는 자랄 수 없으니.

칼릴 지브란, <결혼에 대하여>중에서

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습니다. <16p>

국제구호 전문가로 일하며 비움과 나눔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여장부같은 한비야님.

(이후부터는 책에 나온대로 비야라 지칭한다. ^^;;)

신문에서 지나가다 한비야님의 결혼소식을 듣고 정말 반가웠었던 기억이 있다.

그분의 결혼생활은 어떨까.

60대에 삶의 동반자를 만나 어떠한 삶을 보여주실까.

궁금하기도 했더랬다.

아프가니스탄 구호 현장에서 만나 동료, 친구, 연인을 거쳐 남편이 된 안톤과 비야가 열매맺어가는 신혼부부의 삶은

여느 부부들의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가 아니다.

비야도 말했듯이. 자신의 모난 부분이 깎이고 둥그러워 질때즘 만났기에 서로에게 너그러워지며 서로가 원하는 방향으로 맞춰갈 수 있었다고.


그래서 이야기 속에는 그들이 찾아가는 자신들만의 방식, 결혼 후 자신을 좀 더 나답게 살아가게 하는 모습, 무엇보다 네덜란드와 한국에서 3개월씩 떨어져 살며 혼자 있는 힘과 함께 하는 힘을 새롭게 발견하는 이야기들로 꽉 차 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것은 지금까지 자신을 충전시키는 자신만의 방법이 배우자와 다를때에

대화로 풀어가며 그 방법을 바꾸려는 것이 아닌, 지지해주며 인정해주고 각자 떨어져 자신의 충전방식으로 에너지를 채우고

다시 돌아와 훨~~~씬 건강한 삶을 만들어내는 모습이었다.

한 사람을 바꾸려는 모습이 아니라 내가 힘없이 바꿔야지 하는 자세가 아닌

서로의 필요한 부분을 인정하는 자세.


세상의 모든 커플들 또한 하루에 몇시간이든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은 중요하다.

심지어 함께 여행을 할 때도 가끔은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한것처럼...



 

책은 한 챕터씩 번갈아가며 비야가 쓴 이야기

안톤이 쓴 이야기가 나온다.

이야기의 흐름은 지켜지되 서로의 생각을 듣는 것 같은 책의 구성이 재미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건데, 비야의 성격과 안톤의 성격은 닮은 것 같으면서도 차이가 있어서

서로가 얼마나 서로를 아끼며 발맞춰 가는지 읽는 내내 행복감에 젖어들 수 있었다.

그들이 보내는 사랑의 메세지가 가득 들어있기에 ...

직접적인 표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서로를 존중하며 아껴가고 맞춰가며 인정하는 모습들은 감동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들의 삶의 속도는 비바체와 안단테로 다르지만 다른 점을 인정하고 타협점을 찾아가는 그들이다.

또한 네덜란드의 정서, 한국의 정서가 다르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부분도 발견할 수 있게 되어 읽는재미가 꽤 쏠쏠했다.

특히, 언젠가 가보고 싶은 나라 '쿠바'가 그들의 신혼여행지였다니... 너무너무 반가웠었고,

쿠바에서 그들이 했던 스페인어 공부와 댄스수업은 부럽기도 했다.

특히, 삶의 중심에 하나님이 있고, 언제나 감사기도를 드리며 자신의 것이 자신보다 더 필요한 누군가에게 고민없이 나누는 모습,

기도가 필요할 세상의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하며 마음을 나누는 두 부부는 내게 큰 감명과 위로가 되었다.


"안톤과 나는 쿠바의 모든 아이를 위해 촛불 하나를 따로 밝히고 기도드렸다.

그 아이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게 해달라고,

그 날개를 활짝 펼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더 높이 더 멀리 날아오를 수 있게 해달라고. "

p131


구호현장에서 일했기에 그들의 가치관은 일반인인 나와 깊이가 다를것이다.

'곤궁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것이 그들의 임무이며 이들은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들을 품위 있는 인간으로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

는 지침에 따른다고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도움받는 사람을 절망적인 대상으로 보거나 그렇게 대우해서는 안되고,

지금 당장 도움이 필요한 상태에 있는 품위 있는 인간이라는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p136>

두 부부가 함께 하나님을 바라보며 순례의 길을 걷고 기도를 하는 여정은

언젠가 내가 남편과 함께 하고픈 꿈꾸던 순간들이었다.

그랬기에 그들이 신앙을 기반으로 나누는 대화와 서로가 서로를 도닥여주고 고민을 들어주며 자신의 생각을 나누는 모습은

정말 정말 귀감이 된 것 같다.

(남편에게도 이 책을 꼭 권할꺼다. ^^)

 



비야는 무소유의 삶을 계속해서 담아냈다.

"안톤, 우리 되도록 아무것도 남기지 말고 가자."

이는 나또한 요즘 많이 생각하는 부분이어서 더 힘주어 읽게 되었다.

가진 것을 꼭 쥐고 있다가 버리듯 갈 게 아니라 평소에 바로바로 나눠야 한다고. (p315)

'차가운 손보다는 따뜻한 손으로 주어라.'라는 네덜란드의 속담도 깊게 생각하게 된다.

비야와 안톤이 말하는 나누는 삶.

어쩌면 이 책에는 60대의 지혜로움이 가득 들어있는지도 모르겠다.

자신들이 겪어왔던 삶의 열매들을 이 책에 녹여냈으니 읽느 내내 감동이 이는건 당연지사!!!

주위에서 듣고 싶었던 말들

순간 순간 밀려오며 주저했던 삶의 고민들에 대한 조언들이 이 책에 있었다.

그래서 그들이 말하는 그들의 '대단하지 않지만 즐거운 삶'이 내게 위로가 된 것 같다.

이제부터 걸어갈 나의 삶을 다시 바라보고 좀 더 큰 가치관을 향해 남편과 함께 이야기 나누며 발맞춰가다보면

내가 가진 지혜를 나눌 수 있는 어질고 품위있는 어른으로서 웃을 수 있지 않을까.

그 안에서 나를 놓치지 않고 나답게 살 수 있는 조화로움 또한 놓치지 말아야 겠다. ^^




* 해당 글은 컬처블룸 카페를 통해 푸른숲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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