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루카 풀빛 동화의 아이들
구드룬 멥스 지음, 미하엘 쇼버 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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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비누방울이 많이 있는 것 같았다. 하나가 터지면 곧 또 하나가 뒤따라온다.

모두들 루카라는 이름이다.

그 비눗방울들은 나를 마치 유치원 꼬맹이들처럼 방에서 팔짝팔짝 뛰게 했다.

p35

처음 이성친구에게 관심을 두고 콩닥콩닥 설레이며 그 마음을 어찌해야할지 몰랐던 지난시절이 떠오른다.

아이들이 처음 마주하는 이성친구에 대한 마음.

처음 느껴보는 감정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그 감정의 무게를 잘 이겨내고 덜어내기까지 주인공 파니의 심리가 잘 나타나있다.

어쩜 지금 그 시간에 서 있는 아이들이 '나도 이런데...', '나만 이런것이 아니였구나...','이럴땐 이렇게 할 수 있구나...' 공감하며 위로받을 수 있겠다.

서투르고 어찌할바 모르는 아이들의 성장과정이 그대로 담겨있어서 저절로 엄마 미소가 나온다.

파니, 또 다른 루카가 올 거야, 내 말을 믿으렴!

p120

이미 지나간 시간 설레어도 보고 아파도 해봤던 파니 엄마가 파니에게 건넨 말이 정답이 아닐까.

시간은 지나고 설레었고 행복했지만 멀어짐으로 속상했던 마음은 곧 내게 추억이 되어 나를 성장케 할 것이다.




파니와 루카.

이 두 아이가 서로에 대해 호감을 갖고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살랑하고 간지러운 감정을 갖으며 성장하는 이야기.

주인공 파니의 고백과 같은 감정들의 변화를 읽어간다.

뱃속에까지 들어차버린 루카-루카 풍선들.

속삭이고 웃으며 손도 잡고 머리도 쓰다듬는다.

함께하는 시간에 비례하듯 파니의 루카를 향한 마음도 커진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

이건 파니는 아니었겠지만 루카에게는 맞았나보다.

방학이 오고 휴가를 가게 됨에 따라 서로 다른 공간에서 자신들도 모를 성장기를 갖게 되니까.

루카와의 헤어짐에 온갖 상상으로 억지를 부려보지만,

"파니, 우리 예쁜이. 그리움은 아름다운 것일 수도 있다고 엄만 생각해."

라며 위로를 건네는 엄마의 말이 귓등으로도 안들린다.ㅎㅎ

그래 그 순간엔 조금도 아름답지 않겠지.

읽는 나도 파니가 쏟아내는 감정들에 동화되어 파니의 감정을 온몸으로 느낀다.

예전 내가 느꼈었던, 빛바랜 내 감정들과 함께....

^^;;




이탈리아로 휴가를 떠난 파니는 말도 안통하지만 자신에게 다가와 함께하고 싶어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려는 이탈리아 여자아이 '엘레나'를 만난다.

휴가지에서도 내내 꿈꾸는 몽상가로 루카의 생각에 빠져있는 파니.

하지만, 끊임없이 다가오는 엘레나에게 마음을 열고 엘레나와 함께 하며 새로운 관계에 문을 연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루카를 생각하는 파니가 귀엽기만 하다.

루카를 위해 선물도 사고 휴가가 끝나가 서글퍼하는 부모님과는 다르게 휴가가 끝나서 루카를 만날 수 있다는 마음에 기뻐하는 파니가

재미있다.

그렇게 기다렸던 루카와의 만남.

과연 예전과 그대로일까.

아니면 그동안의 그리움으로 더 애틋하고 깊어진 관계로 발전할까.

ㅎㅎㅎ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고 싶었던 루카의 꿈은 말타는 기수로 바뀌었고, 바뀐 꿈 만큼 루카는 훌쩍 커버린 모습이다.

기다리고 기대했던 루카의 반응이 예전과 다르자 당황하며 마음을 감추어버리는 파니.

게다가 루카와 동성인 하이너라는 친구가 전학을 오게 된다.

루카가 바빠진것도 이유가 있지만, 말이라는 공통사가 같고, 성별이 같아서인지 어느새 친한 친구가 되는 두 사람이기에 이 모든것이 자연스럽다.

이래저래 끙끙앓고 속상해하는 파니의 모습도 짠하지만, 파니 또한 성장하기에 자신의 마음을 바로 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래 우리모두는 이렇게 성장하는구나.

그때 갑자기 나도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냥 눈물이 나왔다.

'손에 손을 꼭 잡고 있는'아이들 때문에,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것들 때문에,

그 불쌍한 여자애가 모든 것을 잘 못 했기 때문에, 그리고 절대로 다시는 어린 어릿광대가 나와서는 안 될 것이 틀림없었기 때문에.

p130

모든 것이 처음이기에 자신의 변화되는 마음을 가누기 조차 어렵다.

이 때에는.

그 마음을 알기에 누군가 겪었던 그 소중한 시간들의 기록을 이렇게 만난다면, 현재 내가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감정을 갈무리 하기에

조금 더 쉽고, 조금 더 가볍고, 조금 더 안심이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가 만나는 그 마음, 그 설레임.

파니와 루카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무엇보다 그 말캉한 마음이 내게 왔을때

두려워하지 않고 당황하지 않으며 자신을 잘 들여다 볼 수 있는 간접적인 경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말로 꺼내기 힘든 내 마음의 상태.

구체적으로 형태를 만들어가기 힘든 감정의 표현.

그것들이 이 안에 녹아 있기에 더 재미있다.

루카-루카

우리나라 동화인 '사랑이 훅~'과 함께 보면 색다른 재미가 있을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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