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새와 소나무 민들레 그림책 9
임원호 지음, 허구 그림 / 길벗어린이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고 여린 솔새와 함께 하는 여정.

그 여정을 따라가며 나를 되돌아보고 주위를 돌아본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소나무님, 당신의 품 안에다

자장자장 하룻밤만 재워주세요."

어쩌다 엄마를 잃어버린걸까?

혼자 잠잘 곳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이는 솔새가 안쓰럽다.

작은 솔새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들.

각 특성을 그대로 살려 그려낸 그림과

우리말의 어감이 잘 어울려진 따뜻한 그림책이다.

작은 솔새는 계속되는 거절에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거절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왜곡하여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싫은가봐'

'난 왜이럴까'

이런 자책하는 생각도 없다.

(아마도, 거절당했을때 자책했던 경험이 생각나서 였을까... 솔새가 그저 대견하다.)


솔새가 찾아가는 나무들

크고 화려하고 우뚝솟은 교목들이다.

물가 근처에서 만날 수 있는 버드나무.

흐드러진 그 넓은 품에 작은 솔새 잠잘 깃(짚이나 마른풀) 한가지 내주어도 전혀~ 부족함 없을텐데...

커어다란 나무와 극명하게 대조되는 솔새를 보며 궁시렁궁시렁...ㅎㅎㅎ

하지만, 이내 나도 솔새처럼 그들만의 대답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래, 안된다면 다른 곳을 찾자.

분명 내 쉴 곳이 있을거야.'



오동나무에게도 참나무에게서도 계속해서 퇴박을 맞는 솔새.

퇴박이라는 단어도 참 오랜만에 만났다.

우리말과 솔새와 나무들의 대화가 그래서 더 정겹다.




예전부터 구불한 가지와 멋드러진 수형이 보는이들에게 기상과 절개를 느끼게 하는 소나무.


소나무야 소나무야 언제나 푸른 네 빛

소나무야 소나무야 변하지 않는 너

바람이 얘기해줬죠 잠시만 눈을 감으면

잊고 있던 푸른 빛을 언제나 볼 수 있다고

많이 힘겨울 때면 눈을 감고 걸어요

손 내밀면 닿을 것 같아 편한 걸까

-바비킴 「소나무」中-


바비킴의 소나무 노래가 떠오르며, 소나무이기에 솔새를 품어줄 것 같았고

그 나무가 달빛을 받고 혼자 우뚝 선 소나무여서 정말 고마웠다.

"...엄마를 잃고서 헤매는 몸입니다."

어찌 이 말을 듣고서 퇴박을 줄 수 있을까?




그동안 잠잘 깃을 찾아 헤매느라 고단했을 솔새.

푸르른 소나무는 포르륵 날아든 솔새를 포옥 안아준다.

포르륵, 포옥 등, 우리말이 리듬을 타며 그림과 함께 한다.

읽는 내내 그림이 살아서 춤을 춘다.


솔새는 잠잘 깃을 찾았고, 소나무와 함께 잠을 자는데,

왕바람 칼바람이 몰려와 벌판의 나무들 잎을 떨어 놓았다.

버드나무도

오동나무도

참나무도

덤벼드는 왕바람 칼바람에

당해 낼 재간이 없다.

소나무를 찾은 왕바람 칼바람.

소나무잎도 떨어 뜨려 놓을까 조마조마 했지만,

포옥 품에 안겨 잠자는 작은 새를 발견하곤,

"착한 나무, 귀여운 새, 그냥 두자, 요거는."

이 한마디에 이제야 내 마음도 쉰다. 휴~~ 다행이다.

소나무도 솔새도 서로가 서로에게 덕이 되어 추운 밤 무탈하게 지낼 수 있었다.

하룻밤을 무사히 지내고 날아간 솔새는 엄마품에 포옥 안겼을거다. ^_^


요즘, 함께함에 대한 가치를 생각하곤 한다.

어느덧 반년이 훌쩍 지나 함께하며 누렸었던 그 모든 당연한 것들에 대한 그리움이 희미해져

이젠 혼자 하는 그 시간에 익숙해진 듯 하다.

하지만, 점점 함께 할 수 있음에 대한 감사의 마음은 더 짙어진다.

그리고 그리 하고 싶다.

솔새와 소나무가 서로 연대하며 서로를 지켜낸 것 처럼

개인으로 익숙해진 지금.

연대가 더욱 절실히 필요하단 생각이 든다.

시대의 흐름에 맞는 연대의 모습은 어떤것일지도 고민해본다.

그리고 나의 위치에서 손 내밀 수 있는 곁은 얼마만큼일지도...

민들레 그림책 시리즈는 참 다양한 생각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깊은 그림책이라서 참 좋다.

이번, 솔새와 소나무 또한 읽는 이들마다 끌어내는 감상이 다양할 것 같다.

아이들이 펼쳐내는 생각도 나와는 참 달랐으니까. ^^;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그림책인것만은 확실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