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진짜 귀신을 봤어! - 숭민이의 일기(절대절대절대 아님!) 풀빛 동화의 아이들 33
이승민 지음, 박정섭 그림 / 풀빛 / 2020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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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오랜만에 쇼파에 앉아 글밥이 꽤 있는 책이었지만, 입말로 읽어 주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박정섭 작가의 그림이 이야기와 찰떡궁합으로 이야기를 백배 더 재미있게 해준 것 같았다.

읽는 내내 숭민이의 일기를 훔쳐보는 듯한 짜릿함도 있었고, 아이와 그 재미를 책을 읽으며 즐겼다는 것이 참 좋았다.

다른 그 어떤 목적과 이유도 없이 이야기 자체를 즐기고 웃었다는 것이 정말 좋았다.

난 무덤덤하게 읽어주었는데, 그렇게 읽어주는 엄마의 어투가 숭민이의 일기와 딱 맞았는지

아이는 읽는 내내 배꼽이 빠져라 웃어댔다. ㅎㅎㅎ


숭민이가 쓴 일기 형식의 이 글은 숭민이와 친구들의 일상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개교기념일인데 일어나자마자 엄마의 외침을 뒤로하며 학교로 뛰어간 이야기

그리곤 머얼리 이사가는 줄 알고 친구들에게 작별 선물로 준 소원카드가 가져온 소원들

수학천재 동규와 함께 전국 수학 퀴즈 대회에 나가서 정답을 맞출뻔한 이야기와

오이를 싫어하는 상이의 오이반찬을 오이를 엄청 좋아하는 언제나 더 먹고 싶었던 숭민이가 대신 먹는 이야기.

이야기와 오버랩되어 몇번이고 들어도 재미있었던 오이송 ㅎㅎ


(책에 큐알코드가 있다. 라이브 버전을 들을 수 있으니 꼭 들어볼 것!!)

그리고 심지영에게 준 소원카드를 심지영이 소원이 없다며 동생 지유에게 줬고,

지유는 동생이 가지고 싶다는 소원을 말한것.

5월 15일자 일기였는데, ㅎㅎㅎ 함께 책을 읽는 우리딸은 둘째. 그러니까 오빠가 있는 동생이었다.

우리 딸은 다른 것보다 만화같은 4컷짜리 그림에서 멈춰 웃었는데 딱 숭민이가 우리 오빠 같다는 거다.

바로 이장면 ^^*

숭민이의 일기가 아이들이 공감하며 웃을 수 있는 재치가 넘치는 내 이야기같은가보다.

꼭 제 이야기인것마냥 아이는 그렇게 이야기에 폭 빠져들었다.


곳곳에서 매력발산을 하는 유머코드만 봐도 재미있다.

ㅋㅋㅋ

아이들은 참 귀신 이야기를 좋아한다.

오싹함에 뒤를 돌아보게 되면서도 옹기종기 모여 듣는 귀신 이야기는 참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다.

숭민이네 학교에도 귀신소문이 돌았고, 학원가는 길도 두리번 거리게 만드는 이야기의 힘이 발휘되고 있었다.

그 힘은 숭민이에게는 먹히지 않는지, 장난끼 많은 숭민이는 귀신 가면을 만들어 동규를 놀래키고

동규는 학교에 귀신 소문을 퍼뜨린다.

귀신가면으로 아이들을 놀리기 위해 숭민이는 테니스장에 숨었는데, 우연찮게 그곳에서 해골 강아지를 만난다.

그래도 마음 따뜻한 숭민이. 강아지가 너무 말랐다며 먹을걸 내어주고 강아지를 만날까 항상 가방에 음식을 가지고 다닌다.

귀신 이야기에서 귀신 장난 그리고 우연히 만난 해골 강아지

더 나아가 지유의 소원이었던 동생인 강아지까지 입양하게 된 사연이 구구절절 너무 재미있다.

유기견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게 가져올 수 있다니.

8살이 1살이 되는 기적을 보여준 작가의 필력에 입을 다물수가 없다.

짧은 호흡을 가진 문체여서 그럴까. 어쩜 이렇게 숭민이를 어디서 만난 것만 같은 착각과 함께

덤으로 고개를 돌리면 어디선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우리 아이들 같다.

그래서 아이도 나도 더 친근하고 재미있게 본걸 수도~~


아이는 각각의 에피소드가 연결이 되서 처음 나왔던 지유의 소원이 이루어진 걸 보곤

어? 어? 앞으로 넘겼다 뒤로 넘겼다 연신 신기해 한다.

마냥 하루하루의 일기였던거라고 넘겼을거다. 읽는 나도 그랬으니까.

근데, 어쩌면 하루하루 의미없는 날은 없다는걸 은연중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에게도 또 우리 아이에게도.

웃음을 줄 수 있는 숭민이의 솔직하고 담백한 현실감 있는 이야기가 참 좋았다.

책을 덮으며 아이를 보니, 어서 빨리 학교에가서 뛰어놀아 일기장에 풍성한 이야기들을 채워가야 할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허나, 오늘은 아이의 마음 일기장에 나와 읽은 숭민이의 일기가 자리잡겠지?

오랜만에 정말 재미있는 책을 신나게 웃으며 읽었다.

다른 숭민이의 일기도 곧 읽어봐야지~ ^-^

귀신이야기 좋아하는 친구들, 재미있는 이야기 읽고 싶은 친구들, 눈물 쏙 빠지게 깔깔거리며 웃고 싶은 친구들

모두 모두에게 숭민이의 일기 『 나 진짜 귀신을 봤어!!』 자신있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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